도서 『마태가 그린 하나님의 아들 예수』, 저자 김창훈
©도서 『마태가 그린 하나님의 아들 예수』, 저자 김창훈

이춘성 목사(광교산울교회)

신학교나 성경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성경을 전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관점을 형성하는 것에 목표를 두고 가르친다. 그러다 보니 성경에서 다루는 여러 주제나 용어들에 대해서 깊이 있는 연구와 공부를 하는 것이 힘들다. 그러나 현장에 나와 성경을 가르치면 성도들이 무심히 던지는 질문에 당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또한 성경을 가르치는 목사가 아니어도 성경을 진지하게 읽는 성도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군데군데 나오는 어떤 특정한 단어들에 대한 이해가 어려울 때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기획한 시리즈가 그 유명한 “성경 신학의 새로운 연구들”이라고 번역할 수 있는 NSBT(New Studies in Biblical Theology)이다. 이 시리즈는 성경에 나오는 여러 신학적 주제와 용어에 대한 최신 연구들과 깊이 있는 연구를 소개한다. 또한 이 시리즈는 성경을 어떻게 해석하고 적용할지, 그 길을 목회자들에게 쉽게 제시해 주는 중요하지만 무겁지 않고, 유용하다. 예를 들어 ‘가난’, ‘감사’, ‘회개’, ‘중보자’ 등 다양한 주제들의 연구들이 출판되었으며, 지금도 그 외의 여러 주제들이 계속하여 출판되고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런 종류의 연구들이 한국어로는 많이 소개되어 있지 않다. 꼭 필요한 연구이자 자료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한국의 성경을 사랑하는 진지한 성도와 사역자들은 접근하기 어렵다.

이러한 아쉬운 상황 속에서 가뭄에 단비와 같은 희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성경의 여러 주제를 연구하고 돌아온 신진 학자들과 목사들이 이와 유사한 연구물들을 성도들과 일선 사역자들이 접근하기 쉬운 구성과 문체로 출판하는 일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몇 달 전에 나온 김창훈 목사의 ‘마태가 그린 하나님의 아들 예수’도 그중의 하나다. 김창훈 목사는 미국의 트리니티신학교(Trinity Evangelical Divinity School, TEDS)에서 마태복음 연구로 신약학 박사 논문을 쓴 학자이자 목회를 하는 현직 목사이다. 책을 읽어 보면, 그가 목회 현장에서 성경을 가르치며 성도들과 목회자들에게 현실적인 필요가 무엇인지 심각하게 고민한 흔적을 찾을 수 있다. 그 결과 저자는 성경에 많이 나오지만, 여전히 피상적인 이해로 그치고, 그 의미를 바르고 분명하게 알지 못하는 신학적 용어들에 관심을 가졌다. 그리고 이들 중에 자신의 박사 논문 주제와 연관되어 있는 “하나님의 아들”에 대한 바른 이해를 제공해 줄 수 있는 쉬운 책을 쓰고자 하였다.

‘하나님의 아들’이란 호칭은 주로 예수님 스스로 자신에 관해서 쓴 호칭이 아니라 타자들이 예수님을 부를 때 쓴 호칭이다. 특별히 마태복음은 단권 성경 중에서 ‘하나님의 아들’ 호칭이 가장 많이 나온다. 그리고 매우 다양한 종류의 대상들(성부 하나님, 천사와 귀신, 제자, 이방인, 로마 군인 등)을 통해 이 호칭이 불리고 있다. 이러한 요소들은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이란 호칭을 통해 매우 다각적으로 조명하고 알아보아서 예수님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를 제공해 준다. 다양한 입장과 신앙, 영적인 위치 등, 여러 측면에서 예수님 조명해 볼 때, 성경 독자들이 얻는 여러 장점이 있다.

첫째 장점은 해체와 재구성을 중요시하는 현대 신학과 해석이 지닌 오류를 바로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 신학에서 ‘하나님의 아들’은 예수님의 성육신과 신성과는 관계없는 단순히 히브리인들이 자신들을 하나님의 자녀라고 부르는 관용구로 해석됐다. 이 의미는 예수님은 자신이 히브리인 중의 히브리인이라는 인간 예수에 강조점이 있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김창훈 목사는 ‘하나님의 아들’이란 표현이 당시의 관용구로 사용된 것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과 성육신, 더 나아가 삼위일체 교리를 보여주는 중요한 호칭이었다는 점을 성경 신학적으로 밝히고 있다.

둘째 장점은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이 세상에 오신 그 소명을 분명히 이해하고 이를 신자의 삶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의 장점은 어떤 교리의 내용이나 신학적 논쟁을 잘 정리하고 이해시키는 것에만 있지 않고 이를 우리 신자들의 삶에 적절하게 연결하고 있다. 고신대원에서 신약학과 해석학을 가르치는 최승락 교수는 해석과 적용의 분리에 대해서 경계하면서 이론과 삶이 분리된 신자들의 삶의 문제점에 대해서 지적하였다(최승락, ‘최승락과 함께하는 성경해석 산책’ 2006년). 그는 해석과 적용은 하나의 작업이라고 하였다. 이는 삶이 해석의 틀을 제공해 주기 때문이다. 해석과 적용은 서로 주고받으면서 상호 작용한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성경을 읽을 때, 교리와 신학적 이론만이 아닌 예수님의 삶과 당시 사람들의 삶의 영역을 이해하여야 한다. 이러한 면에서 ‘하나님의 아들’ 호칭을 이해하는 것은 예수님의 삶과 그분의 소명을 이해하는 핵심 키워드이다. 또한 당시 사람들의 삶의 영역 속에서 예수님이 자신의 소명을 어떻게 실현했는지, 또한 이를 당시 사람들이 어떻게 이해했는지 아는 것은 해석의 과정이면서 동시에 현대인의 삶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저자는 이들 요소를 모두 이 책에 담아내려고 시도하였다. 독자들 각자가 느끼는 완성도의 차이는 다를지라도 이런 세 요소가 한 그릇에 담겨진 성찬을 만난 것은 너무 오랜만의 일이다. 더하여 나의 관점에서는 저자의 작업은 매우 성공적이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는 독자들과 저자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 독자들은 성경을 바로 이해하기 위해서 이런 부류의 책을 읽고 참조하는 일에 열심을 내어 주었으면 한다. 그리하여 성경을 읽는 맛을 몇 독을 했는지를 통한 성취욕을 채우는 것에서 찾기보다는 복음을 이해하고 이를 살아가는 데에서 맛들이길 기대한다. 또한 저자 김창훈 목사처럼 성경을 깊이 연구하는 학자와 목사들은 신학적 논쟁에 매몰되어 교회와 성도를 떠난 학문적 성취가 얼마나 공허한 메아리인지 깨닫기 바란다. 교회의 역사는 하나님과 그분의 교회를 세우는 신학이 얼마나 강력한 성령의 역사와 함께 사람의 삶을 바꾸는지 증거 한다. 그러므로 앞으로도 저자의 이런 유의 연구와 책이 지속해서 나와 교회의 설교 강단을 건강하게 하고 성도들의 영적으로 일으키는 일이 계속되길 기대한다.

TGC 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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