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아파트. ©뉴시스

정부가 이달 말 주택공급 확대 방안 발표를 예고한 가운데, 발표 시일이 가까워지자 시장에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정부와 서울시가 용적률 상향 등 도심 고밀 개발을 위한 규제 개선에 대해 심사숙고하자 일부 주요 재건축 단지에서는 호가 상승이 나타나고, 거래가 재개되고 있다. 서울 외곽으로 이주를 검토하던 실수요자들도 정부 발표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지난주까지도 유력하게 검토되던 서울 강남권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해제나 태릉골프장과 육군사관학교 통개발 가능성이 물 건너간 지금 수요자들을 만족시킬 정도로 충분한 주택 공급이 가능할지에 대한 회의론도 커지고 있다.

공급대책이 앞으로 서울 아파트값 안정의 가장 큰 변수로 떠오른 지금, 정부가 부동산 시장에 어떤 묘수를 풀어 놓을 수 있을지 시장은 숨죽인 채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

◇그린벨트, 육사부지는 제외…택지 발굴 곳곳에 암초

25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최근까지 실수요자들의 초미의 관심사였던 강남권 그린벨트 해제나 노원구 공릉동 태릉골프장 일대 통개발은 무산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일 정세균 국무총리와 만나 주택공급 물량 확대 방안을 협의한 끝에 그린벨트 보전 방침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태릉골프장이 택지 공급의 유력한 후보지로 급속하게 부상하면서 인근 육사 부지까지 함께 개발해 최소 2만 가구 이상의 미니 신도시가 탄생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기도 했다.

다만 정 총리는 지난 23일 국회 대정부 질문을 통해 "현재로선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혀 골프장 부지만 개발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그러나 태릉골프장 부지도 그린벨트로 묶여 있는 것으로 확인돼 또 다른 난관에 봉착한 상태다. 환경부가 조사한 국토환경성평가에 따르면 태릉골프장은 보전을 요하는 1~2등급(절대보전~상대보전)인 것으로 확인돼 환경단체는 물론 지역주민 등의 반발이 불가피한 상태다.

◇중구난방 거론되는 후보지…대책에 담길지는 미지수

현재로서는 공공 유휴 부지를 활용해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이 가장 유력한 상황이다.

잠실·탄천 유수지 행복주택 시범지구, 대치동 서울무역전시장(SETEC), 경기 안양교도소와 의왕 서울구치소 등 교정시설, 공공기관이나 국책연구기관 부지 등이 신규 부지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 없이 곳곳에서 설만 난무하고 있다.

도심 개발 가능성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크다.

현재 건설업계에서는 고밀도 개발을 허용해 주택공급을 촉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시의 용적률 제한을 해제하고 강남 주요 재건축단지에 초고층 사업을 허용해 50만호 이상을 조기 공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뉴욕 허드슨야드의 경우 기존 용적률의 3.3배인 3300% 용적률 부여해 2025년까지 고급 아파트와 쇼핑몰 등 초대형 복합단지를 건설 중이다. 우리의 경우 현재 서울 3종 주거지역 용적률은 250%, 층고는 35층으로 제한돼 있다.

다만 용적률을 높여 주택 공급을 늘릴 경우 도심 미관은 물론 교통 문제나 거주 여건 악화 등의 부작용도 감내해야 한다.

국토부와 서울시 등은 현재 역세권 등에 대해 제한적으로 개발 밀도를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서울 용산역 정비창 부지에 대해 공급물량은 8000호에서 1만호 이상으로 늘리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지난 23일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 질문에 나와 "도시 전체의 용적률을 올리는 문제가 합의된다면 조금 더 많은 주택이 공급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와 서울시가 추진하는 공공 재개발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공공 재개발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시행사로 참여해 사업을 진행하고 재건축 단지에 각종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 받지 않는 데다 용적률 완화, 저리자금 융자, 사업 기간을 10년에서 5년으로 단축하는 등의 인센티브를 준다. 다만 임대주택 비율을 늘려야 하기 때문에 사업성이 떨어질 수 있어 주민 설득이 실현 가능성의 핵심이다. 낡은 공공임대 아파트를 재건축하는 '공공 재건축' 등을 제한적으로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서울시가 그린벨트를 보전하기 위해 재건축 규제 완화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어 강남권 재건축 규제 같은 전격적인 규제 완화 가능성도 발표 직전까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숨죽인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공급대책에 '촉각'

대책 발표 앞두고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은 숨죽인 채 정부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한국감정원의 '2020년 7월 3주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한 주 새 0.06% 상승하며 7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으나 지난 6일을 정점으로 2주 연속 상승률이 둔화(0.11→0.09→0.06%)되고 있다.

공급-수요 상황을 0~200의 점수로 나타내는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동향 지수는 111.2로, 여전히 기준치(100)를 웃돌고 있어 공급보다 수요가 많은 상황이지만 전주(113.1) 대비 1.9%포인트(p) 하락하는 등 매수세가 다소 주춤했다. 이 지수가 지난주 대비 하락한 것은 지난 5월 둘째 주 이후 2개월여 만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공급 대책 발표가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의 방향을 결정지을 가장 중요한 변수라고 보고 있다. 특히 30~40대의 조급증으로 인해 최근 서울 중저가 단지를 중심으로 오름세가 꺾이지 않고 있어, 공급 대책에 따라 수요층의 내 집 마련 전략에도 변화가 있을 조짐이다.

정부는 이르면 다음 주 여당과 최종 조율을 거쳐 주택 공급 대책을 확정·발표할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그동안 운영해온 제도의 틀을 벗어나 전향적인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고, 그 결과 재건축을 포함해 검토되지 않았던 다양한 이슈에 대해 진지한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가능한 한 모든 대안을 검토해 이달 중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뉴시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독교 종합일간지 '기독일보 구독신청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