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 그것이 알고싶다 여성혐오
5.17 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을 집중 조명했던 '그것이 알고 싶다' 영상 캡춰.

[기독일보 이수민 기자] 지난 2016년 5월 17일, 강남에서 한 여성이 아무런 이유도 없이 살해당했던 사건을 기억할 것이다. 당시 이 사건은 '묻지마 살인'으로도 잘 알려졌지만, 또 한편으로는 '여성혐오'를 부각시키며 사회적인 이슈로 떠올랐었다.

사건 이후 1달 반이 지난 7월 14일 저녁, 기독교회관에서는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하 기윤실)이 "여성혐오에 대한 기독교의 반성"이란 주제로 사건을 다시금 기억했다. 특별히 행사에서는 두 사람의 강남역 추모 참여자가 나와 당시의, 그리고 지금의 마음을 이야기 했다.

최자혜 씨는 당시 사건이 일어난 얼마 후 강남역을 지날 때 여성과 남성 두 그룹의 전선(前線)이 형성됐던 것을 언급하고, "그곳에서 이 사건이 여성혐오범죄냐 아니냐의 논쟁을 넘어 우리 사회 내 여성혐오가 이렇게나 자연스럽게 확산돼 있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여성혐오 자체가 명백한 사회문제"라고 지적하고, "여성혐오 프레임을 종식시키는 출발점은 '모든 남성이 여성혐오의 공범자임을 인지하는 데서만이 가능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아무 것도 하지 않더라도 서 있는 그 자리가 이미 공범자이기에 이런 '인정'과 '기억'을 놓지 말아야 할 것"이라 했다.

특별히 "한국교회, 여성혐오를 넘어서다"란 주제로 발표한 김은혜 교수(장신대)는 먼저 "많은 목회자들이 성서와 기독교 전통의 여성혐오를 걸러 내거나 재해석하지 못하고, 또 다른 여성혐오로 재생산하는 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은혜 교수는 "한국교회가 여전히 여성을 남성에 비해 부족한 존재로 바라보거나, 남성을 유혹하는 위험한 존재로 이해하고, 또 남성에 대한 복종과 순종을 여성의 중요한 가치로 강조한다"고 지적하면서 "여성혐오가 남성에게 여성멸시로 표현되지만, 여성에게는 자기혐오로 나타난다는 점을 기억하고, 이런 사회문화적 환경 속에서 신앙이 형성되는 여성들에게 자기멸시 혹은 자기비하의 정체성이 형성될 수 있음을 자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김 교수는 한국교회 여성혐오 문화를 변화시키기 위해 ▶여남 불평등문화 인식을 양성평등의 문화로 변화시키는 일에 더욱 노력해야 ▶평등과 섬김의 가치 위에 여성과 남성이 함께 교회를 섬기는 것이 필요 ▶여성과 남성이 연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는 "여성의 주체의식과 여성들 사이의 연대가 전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킬 수 있다"고 강조하고, "여성이 피해자로서 자신의 이야기를 할 때, 그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공감하며 함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행사에서는 두 사람의 발표 외에도 강남역 추모 참여자인 여 유 씨가 증언을 더했으며, 백소영 교수(이화여대 초빙교수)와 박일준 교수(감신대)가 각각 "혐오를 넘어서는 '여성주의적' 응시의 윤리" "남성의 입장에서 조명하는 강남역 살인사건과 우리 사회 여혐의 현실" 등의 주제로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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