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AP/뉴시스】바티칸 신문 로세르바토레 로마노가 제공한 사진으로 교황 프란치스코 1세가 성 베드로 대성당 발코니에서 성탄 메시지를 전하는 동안 수만 명의 순례자 및 관광객들이 광장에 모여 경청하고 있다. 교황은 예수 탄생지, 시리아 및 남수단의 평화 그리고 불행과 분쟁을 피해 조국을 떠난 난민들의 인간적 품위 등 보다 나은 세계를 기원했다. 그는 "보다 나은 세상"을 바라는 이들 및 "자기를 낮추며 남들을 보살피는" 이들과 함께 크리스마스 천사들의 노래 속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3. 12. 25   ©뉴시스

교황 프란치스코의 한국 방문을 앞두고 천주교 안에서 교황이란 호칭에 작은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 천주교에 따르면 교계 일부에서는 '교황'(敎皇)이 권위주의적이고 세속 권력의 인상을 짙게 풍기기 때문에 종교적 의미를 갖는 '교종'(敎宗)으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교황(pope)은 아버지란 뜻의 라틴어 '파파스'(paps), '파파'(papa)에서 유래했다.

지역교회의 최고 지도자를 부르던 말이 8세기를 거치면서 로마 주교에게 주로 쓰이기 시작했고, 그레고리오 7세(재위 1073∼1085) 때부터는 로마 주교에게만 사용됐다.

이를 한자 문화권 가운데 중국은 교종으로, 일본 교회는 교황으로 부른다.

한국에서는 교화황(敎化皇), 교종, 교황을 두루 써 왔다. 교종이라는 용어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1962∼1965) 직후까지 많이 쓰였고 1970∼80년대까지도 사용됐다.

1984년 요한 바오로 2세가 방한했을 때는 교황이란 용어가 쓰이고 있었으며, 1992년 주교회의 춘계총회에서 용어위원회 논의를 거쳐 교황이 공식용어로 확정됐다.

주교회의는 2000년 펴낸 '천주교 용어집'에서 "교황이 봉건군주의 이미지를 지닌 데다 일제 식민지배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교종으로 바꿔야 한다는 견해가 있으나 설득력이 약하다고 판단해 교황을 그대로 사용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한국에도 교황 대신 교종이란 표현을 즐겨 쓰는 인사가 있다.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다.

강 주교는 지난해 3월 프란치스코 교황이 즉위한 직후 경축미사 강론에서도 줄곧 교종이란 말을 썼다.

그는 당시 "프란치스코란 이름을 택하신 분의 복음적 영혼과 삶을 드러내는 데 교황이란 단어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느꼈기 때문에 한국 교회에서 한때 사용하던 교종이란 칭호를 다시 사용한 것뿐이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프란치스코 교황도 스스로를 '로마의 주교'이자 '베드로의 후임'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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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교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