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현지시간) 바티칸에서 열린 서임 예식에서 염수정 추기경을 포옹하는 프란치스코 교황   ©AP=뉴시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로마 시각 22일 오전 11시(한국 시각 오후 7시)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거행된 신임 추기경 서임식에서 염수정 추기경에게 "한국을 매우 사랑한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진홍색 주케토(성직자들이 쓰는 원형의 작은 모자)와 비레타(주케토 위에 쓰는 3각 모자), 추기경 반지 및 칙서를 전달하며 새 추기경들을 포옹하는 예식을 할 때, 열두 번째로 호명된 서울대교구장 겸 평양교구장 서리 염수정 추기경을 포옹한 후 다른 추기경들보다 1분 여 시간을 더 할애했다.

23일 천주교 서울대교구에 따르면, 염 추기경은 당시 상황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교황님께서 내게 '한국을 매우 사랑한다'라고 말씀하셨다. 이 말에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염 추기경은 "나 역시 교황님께 한국인들도 교황을 사랑하며 그런 마음으로 추기경으로서 교황님을 도와 열심히 일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서울대교구 측은 전했다.

지난 2006년 정진석 추기경에 이어 8년 만에 다시 염 추기경을 서임한 것도 교황의 깊은 한국 사랑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염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과 연대하고 있다는 의미로 로마시내 트레스테베레 지역에 위치한 성 크리솔로고 성당(San Crisogono)을 명의 본당으로 지정받고, 이 성당의 명의 사제로 임명하는 칙서도 받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라틴어로 "추기경을 나타내는 진홍색은 추기경의 존엄성을 나타내는 표지"라며 "이는 자신을 용맹하게 그리스도교 신앙과 평화, 하느님의 백성, 가톨릭 교회의 자유와 복음 선포를 위해 헌신하도록 준비시키는 것을 의미한다"고 훈화했다.

이날 서임식에서는 염 추기경 외에 교황청 국무장관인 피에트로 파롤린 대주교, 신앙교리성 장관인 게르하르트 루드비히 뮐러 대주교와 영국, 캐나다, 니카라과, 코트디부아르, 브라질, 아르헨티나, 칠레, 필리핀, 아이티 등 15개국에서 19명이 추기경에 공식 취임했다.

이 가운데 염 추기경을 비롯 16명은 80세 미만으로 가장 중요한 추기경 권한이자 의무인 교황 선출 투표권을 갖게 된다. 교황 선출권을 가진 추기경은 아시아에서 2명, 아프리카에서 2명, 북미에서 1명, 중남미에서 5명이 포함됐으며, 유럽에서는 이탈리아 출신 4명을 포함해 총 6명이 임명됐다.

이들의 서임으로 전 세계 추기경은 218명, 콘클라베에서 교황 선출권을 갖는 만 80세 미만 추기경은 122명으로 늘어난다. 그러나 교황선출권을 갖는 추기경 중 2명이 오늘 3월이면 만 80세를 넘게 돼 정원인 120명이 될 전망이다.

한편 염 추기경은 23일 교황과 함께 서임 축하 미사를 공동집전하고, 바티칸에 체류중인 한인 신자들을 위한 미사를 집전한다. 또 24일은 프란치스코 교황과 개별 면담을 갖고 교황의 한국 방문과 한반도 평화 문제 등에 대한 얘기를 나눌 예정이다.

이후 염 추기경은 26일 로마에서 출발, 27일 오후 5시25분께 서울에 도착할 예정이다./손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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