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희 선수   ©뉴시스

2014소치동계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500m에서 부상 투혼 끝에 한국에 16년 만에 이 종목 동메달을 안긴 박승희(22)의 스포츠맨십을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이 높이 평가하고 있다.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박승희(22·화성시청)는 500m에서 값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승희는 13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2014소치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500m 결승에서 54초207을 기록했다.

박승희는 500m 결승전에 아리안나 폰타나(이탈리아)·엘리세 크리스티(영국)·리지안루(중국) 등 3명과 함께 출전, 첫 코너를 1위로 돌며 금메달 획득 가능성을 높였다.

그러나 무리하게 앞으로 파고들던 크리스티가 폰타나와 부딪치면서 넘어진 여파로 중심을 잃고 펜스에 부딪혔다. 곧바로 레이스를 재개하려고 했지만 이번에는 얼음에 걸려 또 넘어지면서 최하위로 처졌다.

4위로 골인한 박승희는 크리스티의 실격에 따라 최종 3위가 확정되면서 값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금메달은 충돌을 피해 혼자 달린 리지안루, 은메달은 폰타나에게 각각 돌아갔다.

박승희는 이 경기에서 입은 무릎 부상으로 1500m에 출전하지 못하게 됐다.

박승희는 참가 선수 4명 중 가장 늦게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2위로 골인한 엘리세 크리스티(영국)가 비디오 판독 끝에 실격 판정을 받으면서 동메달리스트가 됐다.

동메달을 목에 건 박승희는 올림픽 여자 500m에서 메달을 따낸 두 번째 한국 선수가 됐다. 앞서 1998년 나가노 대회에서 전이경(38)이 3위를 차지한 바 있다.

ISU는 14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와 페이스북을 통해 박승희의 '어록'을 전파했다.

박승희가 경기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말한 "빨리 결승선에 골인해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다"는 발언에 주목, 역주하는 박승희의 사진과 함께 이를 게재했다.

ISU는 부상 투혼을 벌인 박승희를 자랑스러워 하는 동시에 안타까워 하듯 홈페이지를 통해 박승희와의 인터뷰 내용을 추가적으로 전했다.

ISU에 따르면, 박승희는 "우승하지 못해 아쉽지만 동메달 역시 매우 귀중하다. 넘어지는 순간, 앞으로의 일만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오늘은 한국 팀의 힘든 날이다. 남자 선수들은 운이 없었다. 하지만 우리는 앞으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다른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박승희를 넘어뜨려 금메달 꿈을 앗아간 크리스티는 14일 페이스북을 통해 박승희에게 사과했다. 그는 "한국과 모든 선수들에게 사과하고 싶다"고 운을 뗐다. 크리스티는 "경기에 집중했을 뿐 고의적으로 충돌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한 뒤 "박승희가 부상에서 회복되길 바란다. 그가 자랑스럽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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