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장 김종성)가 제96회 총회를 앞두고 기자간담회를 8일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 2층에서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기장총회 배태진 총무는 “기장이 바뀌고 있다”고 강조하며 예전에는 사회성이 짙은 이미지였지만 앞으로는 ‘전도하는 교회’ 이미지도 보태가겠다고 밝혔다. 또 여성총대 비율이 작년 2.5% 미만에서 올 들어 7%를 상회하게 됐다고 밝혔다. 2012년 대선과 총선을 앞두고 선거운동에도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기장 제96회 총회를 위한 기자간담회'가 서울 연지동 기독교회관 2층에서 열렸다. ⓒ이지수 기자

이번 총회에서 기장은 2015년까지 교회(선교공동체) 수를 3000개로 늘리겠다는 ‘비전2015운동’의 일환으로 이번 1년 동안 1백 개 교회를 세우겠다는 협약식을 연다. 배태진 총무는 “지금까지 기장은 교회를 잘 돌보지 못했다. 70, 80년대에 독재정권에 맞서서 싸우는 등 (사회운동에 주력하느라) 교회 개척운동과 부흥운동을 잘 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민주화도 어느 정도 이뤄지고 여러가지로 상황이 예전과 많이 바뀌었다”며 사회운동과 순수 선교 사이에 “균형을 이뤄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상황이 좋지만은 않다. 한국 교회의 전반적인 성도 수 감소추세와 기장에서도 더 이상 유아들의 유입이 절대적으로 감소하고 청년들은 오히려 교회를 빠져나가고 있어서, 교회 수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한 해 기장은 20개 교회를 새로이 설립했지만 19개 교회가 문을 닫은 관계로 전체 교회 수가 겨우 1개 늘었다. 배 총무는 “그래도 어떻게든 더 전도하고 선교해서 교회를 늘리는 데 중점을 두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 사회적 약자를 돌봐왔던 기장의 전통을 살려, 농어촌선교, 이주민선교, 노숙자선교에 힘쓰는 교회들의 비중을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큰 교회 개척이나 신도시의 교회 개척은 우리보다 더 잘하는 교단이 많다. 특히 농어촌선교는 10년 후 20년 후 농촌의 미래를 생각하면서 어떻게 하면 교회가 든든한 지역공동체로서 기능하며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을지를 놓고 숙고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총회에서 여성 총대 비율이 작년보다 3배 가량 늘어난 점도 눈에 띈다. 배 총무는 “총대로 여성을 보내달라고 해도 안 보내주는 분위기였는데, 열심히 운동하고, 헌의하고, 통과돼서 제도로 정착되니까 비율이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이번 총회부터 적용되는 총회규칙에 따르면 총대가 20명 이상인 노회는 여성목사 1명과 여성장로 1명 이상을 무조건 포함시켜야 한다.

배태진 총무는 내년 대선, 총선을 앞두고 “이 부분에 있어서 기장은 힘을 쏟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선거운동과 관련한 헌의안으로는 총회 교회와사회위원회의 ‘대선, 총선을 위한 시국강연회 개최 헌의의 건건’이 올랐다. 이에 대해 배 총무는 “특정 정당을 지원하자는 뜻이 아니다. 지난 한 4년을 겪어보고서, 이렇게 반통일적이고 반생태적이고 양극화를 가중시키며 공동사회를 해치는 정권은 더 이상 집권해서는 안 되겠다는 인식이 있었다. 보다 정의롭고 평화롭고 남북관계를 가깝게 할 수 있는 것-그것이 야권통합이든지, 어떤 정당이든지, 그것에다가 힘을 몰아주는 일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장은 이번 총회 중 <WCC 제10차 부산총회를 위한 세대간 좌담회>를 2시간 동안 열고 박종화, 한국염 목사, 오재식 박사 등이 함께 <WCC와 한국교회>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 뒤 부산 총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하는 예식을 치른다. WCC 관련 헌의안도 다수 제출돼, WCC 부산총회시 한반도 평화협정 서명운동에 참석자 전원이 참여하도록 요청하는 헌의의 건, WCC 임원단이 총회를 전후하여 북한에서 남북간의 화해를 위한 기도회를 개최하도록 요청하는 헌의의 건이 묶여서 올라왔고, 총회 주제 성찰을 위한 신학정책협의회 개최를 논의한다.

이는 전통적으로 WCC와 긴밀한 관계를 맺어온 기장이 이번 부산총회의 영향력을 긍정적으로 흡수, 대내외적인 도약의 계기로 삼겠다는 의지로 파악된다. 배 총무는 “WCC 부산 총회가 일회적으로 끝나지 않고, 이를 통해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 등 평화정착이 앞당겨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밖에 주요 헌의안으로는 ‘한신대학교 신학교육발전특별기금 조성을 위한 의무헌금(1/100 헌금) 헌의의 건’(기장 21세기 중장기 발전기획위원회), ‘교단 및 교회문제 사회법정 고소고발에 따른 근절책 마련 요청 헌의의 건’(유지재단이사회), 외국영주권자와 시민권자가 교회의 청빙을 받으면 노회의 허락 하에 시무할 수 있으며 노회 및 총회의 의결권과 선거권은 가지나 치리권이 있는 직책 등에 대한 피선거권은 갖지 못하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외국영주권자와 시민권자의 청빙과 외국인 목사의 교회설립과 교단 가입 헌의의 건’(헌법위원회) 등이 올랐다.

이 헌의안은 또한 기장이 인정하는 개혁교회의 외국인 목사가, 예를 들면 필리핀연합교회 소속 목사가 국내에서 필리핀 노동자를 위한 교회를 설립하거나 이미 설립된 외국인 선교를 위한 교회의 직원으로 시무하는 경우, 노회의 허락으로 기장 교단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다문화화되어 가는 사회의 일반적 추세를 반영했다.

기장 제96회 총회는 <주여, 이 땅을 고쳐주옵소서>라는 주제로 오는 9월 20일부터 23일까지 덕산 리솜스파캐슬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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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장로회 #총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