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로 우리 경제가 출렁이고 있다. 원유 수급 차질로 인한 경제 취약성이 그대로 노출되고 있는 거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비 전투국 중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나라로 한국을 꼽으면서 전쟁 장기화로 향후 원유 수급, 대이란 협상, 대미 관계 관리 등 주요 정책 대응에서 부담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지난주 코스피 지수가 한때 43년 역사상 최악의 일일 낙폭을 기록하고 원화 가치가 17년 만의 최저치를 경신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한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주요 경제국 가운데 가장 큰 폭인 0.4%포인트 하향 조정하고,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2.7%로 상향 조정했다.
CSIS는 이런 요인과 함께 한국의 원유 비축량에 대해 지적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한국의 전략 비축유를 208일분으로 집계하고 있으나 이는 순 수입량 기준일 뿐 국내 소비와 수출을 포함한 소비 총량 기준에서 볼 때 정부 비축량은 34일분에 불과하다는 거다. CSIS가 전쟁 장기화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을 나라로 한국을 꼽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CSIS는 또 미국-이란 전쟁의 부정적 영향을 정치 영역으로 확산해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그간 대미·대일 관계에서 신중한 기조를 유지해온 정부의 외교 노선과는 다소 다른 방향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호르무즈 해협 통항 문제와 관련해 한국이 이란과의 협상에 나설 가능성을 낮게 보면서도 아주 부정하지는 않았다. 다만 최근 일본 상선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사례를 참고해 정책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예측했다.
우리 정부가 다급한 원유 수급 문제 해결을 위해 이란과 직접 협상에 나설지, 아니면 다른 대안을 모색할지를 판단하기는 아직은 섣부르다. 하지만 만에 하나 정부가 대이란 직접 협상에 나설 경우 미국이 이를 부정적으로 받아들여 관세 인상 등 보복 조치로 이어질 거란 점에서 매우 위험한 도박임이 틀림없다.
또 다른 걱정거리는 우리 경제에 미친 부정적 파급에 따른 정치권의 셈법이다. 그렇지 않아도 진보진영 일각에서 이 전쟁을 기회로 ‘반미운동’의 심지를 키우고 있는 마당에 정치권이 이를 지방선거 이슈로 이용하려 든다면 한미관계가 단순한 경제 파고를 넘어 ‘동맹’ 균열이라는 걷잡을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음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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