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소원’ 제도가 시행된 지 12일 만에 나온 헌법재판소의 첫 사전심사 결과 본안심판에 회부된 사건이 단 한 건도 나오지 않았다. 적법한 청구 요건을 충족하지 않았다는 게 이유다.
‘재판소원’은 법원 확정판결의 기본권 침해 여부를 다투는 절차로 지난 12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시행에 들어간 지 12일 만인 지난 24일 열린 지정재판부 평의 첫 심사에서 심사대상 26건 전부 각하 결정이 내려진 거다.
헌재가 심사한 건 모두를 각하했다는 건 ‘재판 결과가 억울하다’는 것만으로는 재판소원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재판에 불복하는 측에서 어느 정도 시간을 끄는 효과는 있겠지만 재판 결과까지 뒤바꿀 수는 없다는 뜻이다.
이번 헌재의 첫 각하 결정이 재판을 사실상 4심제로 끌고 가려는 이들에게 주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재판 소원을 개인의 화풀이 수단으로 삼지 말라는 거다. 하지만 이 제도를 악용하려는 이들에게 이번 각하가 ‘일단 멈춤’ 신호가 될 순 있겠으나 언제든 1호, 2호 본안 사건이 나올 가능성까지 틀어막기엔 역부족이다.
헌재에 따르면 이번에 심사에서 ‘청구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건이 17건으로 가장 많았다고 한다. 대법원 판단에 무조건 불복하고 보자는 심리가 작용했다는 뜻이다.
대법원 판결이 맘에 안 든다고 한번 더 재판을 해보자는 식으로 재판 소원 창구가 붐빌 거라는 건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다. 하지만 이걸 다 받아주면 사법부 불신이 팽배해 법치주의가 조롱당하게 된다. 법원의 확정된 재판이 헌법이나 법률을 명확히 위반해 기본권을 침해했을 때 이를 구제하기 위한 제도의 취지 자체가 무색해질 게 뻔하다. 재판 소원이 개인의 불만을 처리하는 전담 창구가 되지 않도록 제도운영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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