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생명력이 흔들리고 있는 오늘, 많은 성도는 “우리는 어디로 돌아가야 하는가?”라는 질문 앞에 서 있다. 알리스터 맥그래스의 신간 <종교개혁 시대의 영성>은 이 질문에 대한 깊고 선명한 답을 제시한다. 저자는 현대 복음주의 신앙의 뿌리인 루터, 칼뱅, 츠빙글리 등 종교개혁자들의 영성을 새롭게 조명하며 성경의 진리와 현실 세계를 동시에 끌어안는 ‘살아 있는 신앙’의 길을 보여준다.
이 책은 종교개혁이 단순한 교리 논쟁이나 제도 개혁이 아니었음을 강조한다. 개혁자들에게 ‘영성’이란 수도원의 고립된 내면 수련이 아니라 도시, 일터, 가정 속에서 하나님 앞에 살아내는 실천적 삶 전체였다. 그들의 영성은 성경을 붙들되 현실을 회피하지 않았고, 신학적 깊이와 세상 속 참여가 긴밀하게 맞물려 있었다.
“종교개혁의 영성이야말로 현대 교회가 찾던 생명력 있는 대안이다”
맥그래스는 종교개혁 영성이 현대 교회가 다시 붙들어야 할 구체적 대안임을 역설한다. 그 이유는 분명하다. 종교개혁 영성은 성경적 순전성과 현실적 관련성이라는 두 축을 동시에 충족시키기 때문이다.
1장 「어두움이 물러가고 빛이 밝아오다」에서는 종교개혁 영성이 도시 생활, 공동체, 평범한 일상 속에서 태어났음을 밝힌다. 개혁자들은 책상 위에서 신학을 만든 것이 아니라 현실 세계에 발 딛고 복음을 해석하고 적용했다.
2장 「종교개혁 영성의 기본 원리들」에서는 왜 ‘순전한 복음’으로 돌아가는 것이 오늘의 교회를 살리는 길인지 설명한다. 순전성은 단지 보수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시대와 연결되면서도 변질되지 않는 복음의 지속성을 뜻한다.
3~4장에서는 루터가 강조한 ‘십자가 신학’을 중심으로, 고난과 약함 속에서도 하나님을 발견하는 신앙의 본질을 다룬다. 십자가는 신학의 중심일 뿐 아니라, 삶의 모든 해석 기준이라는 사실을 재확인한다.
현대인의 불안과 의심에 주는 실제적인 신앙 안내
오늘날 많은 성도는 염려와 두려움, 불확실성 속에서 신앙의 뿌리를 흔들리고 있다. 저자는 루터와 칼뱅이 이 문제를 어떻게 다루었는지 소개하며, 견고한 피난처 되시는 하나님 안에서 의심을 이기고 살아가는 신앙적 토대를 제시한다.
5장 「신앙, 의심 그리고 염려」는 현대 독자들에게 특히 가까이 다가오는 장이다. 신앙인은 의심을 모른 채 살아가는 사람이 아니라, 의심 가운데서도 하나님을 신뢰하도록 훈련된 사람임을 강조한다.
도시·일터·일상 속에서 다시 발견하는 ‘세상을 향한 영성’
종교개혁 영성은 세상을 도피하지 않는다. 오히려 세상을 향해 열린 자세를 취한다. 6장 「도시 속의 신앙」에서는 세상을 비판적으로 바라보지만 동시에 그 속에서 하나님의 선한 일을 발견하고 긍정할 줄 아는 균형 있는 영성을 설명한다.
7장 「일상 세계 속의 신앙」에서는 종교개혁의 노동윤리를 소개하며, 일이란 단순한 생계 수단이 아니라 하나님을 예배하고 세상을 섬기는 영적 행위임을 말한다. 노동은 곧 찬양이며, 삶의 자리에서 이루어지는 증언이라는 통찰은 오늘의 직장인 그리스도인에게 큰 울림을 준다.
성례와 훈련을 통한 신앙의 깊이 회복
종교개혁자들이 강조한 성례의 의미인 은혜의 표지이자 믿음을 강화시키는 영적 자원을 해설하며, 성례의 회복이 현대 교회의 신앙적 견고함을 되살리는 중요한 길임을 말한다. 또한 이신칭의(칭의)와 훈련, 자유의 관계를 설명하면서, 참된 신앙은 단순한 지적 동의가 아니라 하나님을 닮아가는 실제적 삶의 변화로 이어져야 함을 강조한다.
결론: 오늘의 교회가 회복해야 할 단 하나의 중심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
저자는 마지막 장에서 종교개혁의 영성이 결국 우리를 한 분 중심으로 돌아가게 한다고 말한다. “그분은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동일하신 예수 그리스도이다.” 현대 교회가 흔들리는 이유는 시대 때문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중심에 두지 못하는 영성의 상실 때문이라는 메시지는 단순하면서도 날카롭다.
추천 독자
이 책은 ▲한국교회와 현대 기독교의 위기를 근본적으로 진단하고 싶은 이들 ▲복음주의 신앙의 뿌리를 더 깊이 이해하고 싶은 신학생·사역자들 ▲바쁜 일상 속에서 ‘삶의 영성’을 회복하고 싶은 그리스도인 ▲종교개혁을 역사적 사건이 아닌 ‘오늘의 길잡이’로 다시 보고 싶은 독자들에게 추천된다.
<종교개혁 시대의 영성>은 단지 과거를 소개하는 책이 아니라, 현대 교회가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신학적 지도이다. 성경으로부터, 그리고 현실 속으로 다시 들어가려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은 분명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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