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에서 풀라니(Fulani) 무장세력과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으로 기독교인 9명과 한 목회자가 살해됐다
나이지리아에서 풀라니(Fulani) 무장세력과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으로 기독교인 9명과 한 목회자가 살해됐다. 사진은 피해자의 시신이 담긴 관의 모습. ©Christian Daily International-Morning Star News

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나이지리아에서 풀라니(Fulani) 무장세력과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으로 기독교인 9명과 한 목회자가 살해됐다고 5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현지 교계와 인권단체들은 이번 사건이 단순한 범죄가 아니라 종교적 박해의 연장선이라며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했다.

지난 10월 28일, 카두나(Kaduna) 주 카우루(Kauru) 지역의 파린 두체(Farin Dutse) 마을이 무장 풀라니 세력의 공격을 받았다. 이들은 총기로 무장한 채 새벽 시간대에 마을을 급습해 민가를 불태우고 주민들을 무차별 사격했다. 이 과정에서 나이지리아연합교회(United Church of Christ in Nigeria, UCCN, 일명 HEKAN)의 야하야 캄바사야(Yahaya Kambasaya) 목사가 현장에서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또한 교인 20명이 납치됐다.

당시 교회 관계자 댄 그왐나(Dan Gwamna)는 “무장 세력이 마을을 포위하고 총을 난사했으며, 캄바사야 목사와 몇몇 신자들은 인근 농장으로 피신했다”고 전했다. 총격이 멈춘 뒤 은신처에서 나왔던 캄바사야 목사는 등에 총격을 받고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 HEKAN 교단의 아모스 키리(Amos Kiri) 회장은 성명을 통해 “이번 공격은 잔혹하고 비인간적이며 악의적인 범죄”라며 강력히 규탄했다. 그는 “기독교인과 목회자들을 노린 체계적 공격이 북서부 전역에서 계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왐나는 “카우루 지구의 교회 성도들과 납치된 가족들을 위해 기도해달라”며 “캄바사야 목사의 순교가 헛되지 않도록 교회가 굳건히 서야 한다”고 호소했다.

한편, 인접한 플래토(Plateau) 주에서도 지난 3일 또 다른 공격이 발생했다. 현지 기독교인 변호사 달리옵 솔로몬 먼티리(Dalyop Solomon Mwantiri)에 따르면, 이날 밤 9시경 리욤(Riyom) 지역의 워렝(Wereng) 마을이 ‘테러리스트와 도적 무리’의 습격을 받아 한 명의 기독교인이 사망하고 다른 한 명이 중상을 입었다. 먼티리 변호사는 “사전에 당국에 경고를 보냈음에도 아무런 예방 조치가 없었다”며 분노를 표했다.

리욤 지역 행정 책임자인 사티 바투레 슈와(Sati Bature Shuwa)는 “이번 공격은 충격적이고 용납할 수 없는 범죄”라며 “정부는 모든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헌법적 의무를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관이자 지역 지도자인 크리스 기와(Chris Giwa) 역시 “불과 일주일 전 마을을 방문해 주민들에게 용기를 북돋웠는데, 당국의 무대응 속에 비극이 재발했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또 다른 사건은 워렝에서 불과 몇 마일 떨어진 기독교 마을 크위(Kwi)에서 발생했다. 지역 지도자 르왕 텡원(Rwang Tengwon)은 “10월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이어진 공격으로 무장 풀라니 민병대가 크위를 습격해 8명의 기독교인을 살해했다”며 “7명은 첫날 희생됐고, 다음날 농장에서 일하던 또 다른 신자가 피살됐다”고 말했다.

풀라니족은 나이지리아와 사헬 지역 전역에 걸쳐 수백만 명이 거주하는 대규모 유목민 집단으로, 그 대부분은 온건한 무슬림이다. 영국 의회 국제종교자유위원회(APPG)는 2020년 보고서에서 “일부 풀라니 무장세력은 급진 이슬람 사상을 따르며 보코하람(Boko Haram)과 ISWAP(서아프리카 이슬람국가 지부)과 유사한 전략으로 기독교 공동체를 공격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들이 명백히 기독교 신앙과 교회의 상징들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이지리아 교계 지도자들은 이 같은 공격이 단순한 충돌이 아니라 토지 강탈과 종교적 지배를 노린 폭력이라고 말한다. 특히 북부와 중부의 기독교 농촌 지역에서는 사막화로 인한 목축 환경 악화가 무장세력의 침입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고 전했다.

국제기독교감시단체 오픈도어스(Open Doors)가 발표한 2025년 ‘세계 기독교 박해 순위(World Watch List)’에 따르면, 나이지리아는 전 세계에서 기독교인으로 살기 가장 위험한 국가 중 하나로, 전체 기독교 순교자의 69%가 이 나라에서 발생했다. 보고서는 “나이지리아의 반기독교 폭력 수준은 이미 평가 지표상 ‘최고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오픈도어스는 “나이지리아 중북부 지역은 정부 통제가 약해 극단주의자들이 활개치는 무법지대가 되었으며, 보코하람, ISWAP, 그리고 신흥 테러조직 라쿠라와(Lakurawa)가 기독교 공동체를 지속적으로 공격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라쿠라와는 말리에서 시작된 알카에다 연계 조직 ‘자마앗 누스랏 알이슬람 왈 무슬리민(JNIM)’과 연계된 신흥 지하드 단체로, 현재 북서부 전역으로 세력을 확장 중이다.

나이지리아는 2025년 박해 순위에서 전 세계 7위에 올랐으며, 기독교인들은 여전히 납치·폭력·학살의 위협 속에 신앙을 지켜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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