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르바티스타 피차발라(Pierbattista Pizzaballa) 추기경
피에르바티스타 피차발라(Pierbattista Pizzaballa) 추기경이포격으로 피해를 입은 가자지구의 성가정 가톨릭 교회를 둘러보고 있다. ©Latin Patriarchate of Jerusalem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는 예루살렘 로마 가톨릭 교회의 최고위 성직자인 피에르바티스타 피차발라(Pierbattista Pizzaballa) 추기경이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의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하며, 민간인 보호와 국제 인도법의 준수를 호소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피차발라 추기경은 최근 이스라엘군(IDF)의 포격으로 피해를 입은 가자지구의 성가정 가톨릭 교회를 방문한 뒤 이러한 메시지를 발표했다.

CT는 성가정 교회가 가자지구에 남아 있는 세 곳의 교회 중 하나이며, 유일한 가톨릭 교회로 알려져 있다고 밝혔다. 이곳은 전쟁 발발 이후 가자에 거주하는 소수의 기독교인들에게 피난처가 되어 왔다. 지난주 이스라엘군 탱크의 포격으로 교회가 피해를 입었고, 이 공격으로 세 명이 사망하고 열 명이 부상을 입었다. 부상자 중에는 교구 사제인 가브리엘 로마넬리 신부도 포함되어 있다.

피차발라 추기경은 이 공격을 "잔혹한 행위"라고 규정하며, 동방정교회의 예루살렘 대주교 테오필로스 3세와 함께 현장을 찾았다. 그는 방문 후 발표한 성명에서 "이제 이 광기를 끝내야 한다. 전쟁을 멈추고 사람들의 공동선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CT는 그가 무너진 건물과 잿더미로 뒤덮인 거리를 지나며 목격한 참상을 전하며, 텐트가 가득한 해변과 골목길, 거리에서 모든 것을 잃은 이들이 살아가고 있다고 했다. 그는 "돌아갈 수 있는 날을 셀 수도 없는 채 유배 생활을 이어가는 가족들이 있었다. 아이들은 폭격 소리에 놀라지도 않으며 이미 익숙해져 있었다"고 전했다.

피차발라 추기경은 국제사회에 민간인 보호와 인도적 지원에 대한 국제법의 이행을 강력히 요구했다. 그는 “집단적 처벌, 무차별적 무력 사용, 인구의 강제 이주를 중단해야 하며, 구호물자의 전달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평화를 단지 구호로 만들지 말라. 전쟁이 가난한 자들의 일상이 되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CT는 피차발라 추기경의 이번 방문이 교황 프란치스코가 선종하기 전까지 매일 연락을 이어가던 가자 교회 공동체에 대한 깊은 연대의 표현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정치인도, 외교관도 아닌 목회자로서 왔다. 교회와 전 세계 그리스도인 공동체는 이들을 결코 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전쟁은 2023년 10월 7일 하마스가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을 공격해 1,000명 이상의 민간인을 살해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이스라엘의 보복 작전은 가자 전역을 폐허로 만들었고, 수만 명의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다. 국제형사재판소(ICC)는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를 전쟁범죄 혐의로 기소했으며, 네타냐후는 이를 반유대주의에 기반한 ‘혈흔 비방’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정치적 공방과는 별개로, 전쟁의 피해는 고스란히 민간인들에게 집중되고 있다. 피차발라 추기경은 그 속에서도 인간 정신의 존엄성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다른 이들을 위해 음식을 준비하는 어머니들, 상처를 돌보는 간호사들, 그리고 신앙을 지키며 기도하는 이들을 만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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