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 의성군이 일제강점기 신앙의 상징이자 항일운동의 정신적 지주였던 주기철 목사의 순교 정신을 기리기 위한 ‘주기철목사수난기념관’을 지난 19일 공식 개관했다.
이 기념관은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지역 주민들이 역사적 의미를 공유하며 문화와 일상을 함께 누릴 수 있는 복합 커뮤니티로 설계됐다. 총 38억여 원의 예산이 투입된 이 사업은 2019년 부지 확보를 시작으로, 단계적인 공사를 거쳐 2025년 완공 목표를 앞당겨 실현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전체 공간은 기존 건물 두 동을 리모델링하고, 한 동을 새로 증축한 형태로 구성돼 있다. 리모델링된 건물에는 일제강점기 경찰서를 모티브로 한 전시관, 북카페, 소규모 모임 공간 등이 마련되었으며, 증축된 건물에는 상설 전시실과 사무실, 기획 전시 공간 등이 배치되어 기념관 운영의 허브 역할을 한다.
개관 당일 열린 행사는 감사예배를 시작으로 기념식, 축사, 감사패 증정, 테이프 커팅 및 시설 관람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자리에는 지역 교계 인사와 주민 등 약 300여 명이 참석해 주 목사의 삶과 신앙을 기리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김주수 의성군수는 “이번 기념관 개관은 역사적 기억을 보존하는 것은 물론, 군민이 자유롭게 소통하며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기대하게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새로남교회 오정호 목사(기념관 추진회 회장)는 축사를 통해 “주기철 목사는 신앙을 지키기 위해 생명을 바친 순교자”라며 “이 공간이 그의 정신을 다음 세대에 전하고 한국교회에 경각심을 주는 거룩한 통로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특히 주기철 목사가 실제로 고문을 당했던 장소인 ‘옛 의성경찰서’ 터에 기념관이 세워졌다는 점에서 그 역사적 상징성은 더욱 크다. 이곳은 남한에서 유일하게 주 목사의 수난지가 남아 있는 장소로, 2017년 한국기독교 역사사적지 제4호로 지정된 바 있다.
기념관 건립은 2016년 출향 기독교 인사들과 의성군이 함께 발족한 ‘주기철목사수난기념관사업회’의 오랜 노력의 결실이다. 10년에 걸친 준비와 실행 끝에, 주기철 목사의 순교 81주년을 맞는 올해, 그의 고난의 발자취 위에 역사와 문화, 신앙을 잇는 새로운 지평이 열리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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