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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rkan Perdana/ Unsplash

생성형 인공지능(AI)의 눈부신 발전이 기존 검색 엔진 시장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한때 정보 탐색의 출발점이었던 구글과 네이버는 AI 기반 검색 도구의 급부상 속에서 그 위상이 도전을 받고 있다. 이용자들은 이제 키워드 입력에 의존하는 대신, 챗GPT와 퍼플렉시티(Perplexity) 같은 생성형 AI를 통해 더 빠르고 정제된 정보를 얻고 있다.

마케팅 직군에서 일하는 직장인 김모(31) 씨는 이전까지 구글과 네이버를 통해 경쟁사 전략이나 소비자 반응을 조사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챗GPT 유료 멤버십에 가입한 뒤로는 AI 검색이 주된 업무 도구가 되었다. 김씨는 "이제는 AI가 제공하는 정보만으로도 충분하다"며, "원하는 내용을 질문하면 PDF로 정리된 결과까지 받아볼 수 있어 시간과 노력이 절약된다"고 말했다.

◆ 25년 지배하던 검색 포털의 위기

1990년대 후반 월드 와이드 웹(WWW)의 등장 이후 구글과 네이버는 온라인 세계의 '관문'으로 자리매김해왔다. 이용자뿐 아니라 쇼핑몰, 콘텐츠 사업자 등 온라인 산업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했던 이들 검색 엔진은 지난 25년간 정보 접근의 제왕으로 군림했다.

그러나 최근 AI가 텍스트 기반 검색의 자리를 빠르게 대체하면서, 그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법원에서 열린 구글의 독점 규제 공판에 출석한 애플의 에디 큐 서비스 부문 부사장은 "사파리 브라우저에서의 검색량이 처음으로 감소했다"며 "AI가 기존 검색을 대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발언이 전해지자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주가는 7% 이상 급락했다. 구글의 주요 수익원이 검색 광고인 만큼, AI 플랫폼이 이 시장을 잠식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애플은 기본 브라우저인 사파리에서 구글 검색을 기본값으로 설정하고 있으며, 구글은 이를 유지하기 위해 매년 수백억 달러를 애플에 제공하고 있다. 2022년 기준, 구글이 애플에 지급한 금액은 약 200억 달러에 달했다. 큐 부사장은 "챗GPT, 퍼플렉시티, 앤트로픽과 같은 AI 플랫폼이 결국 구글을 대체할 것"이라며 사파리에서 이들 AI 서비스를 검색 옵션으로 통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 챗GPT 이용자 수 폭증... 국내서도 1000만 명 돌파

AI 검색 서비스의 확산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오픈AI 아일랜드 법인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부터 6개월간 유럽 지역 챗GPT의 검색 기능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약 4130만 명으로, 전 분기 대비 3.7배 증가했다. 미국의 투자사 에버코어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8%가 선호 검색 도구로 챗GPT를 선택했다.

국내에서도 변화는 뚜렷하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챗GPT 앱 MAU는 1072만 명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1000만 명을 돌파했다. 특히 '지브리 밈' 열풍 이후 전 연령층에 걸쳐 생성형 AI가 일상적 정보 탐색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대학생도 AI 검색 적극 활용

대학생들 사이에서도 AI 검색 활용이 일상화되고 있다. 대학생활 플랫폼 '에브리타임'을 운영하는 비누랩스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내 대학생 10명 중 7명이 AI 서비스를 통해 정보 검색 및 보고서 작성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활용 방식은 '정보 검색'(66.7%)과 '리포트 작성'(59%)이었다. 비누랩스는 대학생들의 검색 행태가 포털 → 유튜브 → AI 순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변화라고 평가했다.

AI 검색이 각광받는 이유는 기존 텍스트 검색의 구조적 한계 때문이다. 구글이나 네이버는 입력한 키워드에 대응하는 웹페이지 목록을 보여주는 방식이지만, 챗GPT나 퍼플렉시티 같은 AI는 질문에 따라 요약, 분석, 정리된 정보를 문서 형태로 즉시 제공한다. 예컨대 논문 주제를 입력하면 관련 논문과 통계자료, 뉴스를 종합해 보고서 형식의 결과를 제공하는 식이다.

유튜브가 대중화되며 영상 기반 검색이 부상했던 2010년대 후반에도 텍스트 검색의 한계는 드러난 바 있다. 생성형 AI는 이보다 한 단계 나아가 사용자 요청에 따라 PPT, 문서 등 실제 결과물을 자동으로 생성해 주는 기능까지 제공하면서 정보 탐색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 광고 수익 구조도 타격 가능성

AI 검색 플랫폼의 성장세는 기존 검색 사업자들의 광고 수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알파벳의 1분기 매출 902억 달러 중 56.2%인 507억 달러는 검색 광고에서 발생했다. 이 시장을 AI가 잠식하게 되면 구글의 핵심 수익 모델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이러한 흐름은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날 네이버 주가는 5% 이상 하락했다. 다만 네이버 측은 현재까지 생성형 AI로 인한 직접적인 트래픽 감소는 없다고 밝혔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내부 데이터상 검색 쿼리 트렌드에서 AI의 악영향은 감지되지 않았다"며, "네이버는 정답형 검색보다 탐색형 정보와 사용자 제작 콘텐츠(UGC)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I 기반 검색 도구가 정보 탐색의 핵심 관문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그리고 이로 인한 검색 시장의 재편이 어느 정도로 확산될지는 향후 업계의 중요한 변수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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