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출마를 선언한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첫 공식 활동으로 서울 중구의 쪽방촌을 방문해 복지정책의 방향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한 전 총리는 이 자리에서 "어려운 사람들에게 물건을 나눠주는 방식의 지원보다, 그들이 원하는 것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복지정책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전 총리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함께 서울 중구의 쪽방촌을 찾은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복지정책은 지원을 받는 사람들이 그것을 어떻게 쓸지는 본인의 선택에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재정을 지원하는 방식은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어렵고, 재정 부담만 가중될 수 있다"며, "서울시는 이미 사람들이 스스로 선택하고 효용성을 높일 수 있는 복지정책을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서울시가 개발한 다양한 정책들 중에서 유용한 것들은 자신이 대선 공약으로 채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가 추진한 정책들 중 유효한 것들은 과감하게 채택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한 전 총리는 다음 일정으로 광주 5·18민주묘지를 방문할 예정이며, 이와 관련해 "우리 사회는 현재 분열이 심하고, 서로 다른 의견을 듣기보다는 본인이 듣고 싶은 것만 듣는 확증편향과 반지성이 팽배해 있다"며 "상생과 협치의 가치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5·18 당시 희생된 분들에 대해 "이런 불행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의지와 그들의 마음의 응어리를 배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한 전 총리는 서울 돈의동 쪽방촌에서 주민공동시설을 방문하고, 의료지원 현황을 청취한 뒤 동행식당에서 오찬을 함께했다. 동행식당은 서울시가 지원하는 복지 프로그램으로, 쪽방촌 주민들이 지정된 식당에서 하루 한 끼 원하는 메뉴를 선택해 식사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오세훈 시장은 동행식당에 대해 "우리 시는 약자와의 동행을 중요한 가치로 삼고, 직원들 사이에서 바텀업(Bottom-up) 방식으로 좋은 아이디어들이 올라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전 총리는 이 자리에서 "시장님이 내세운 약자와의 동행을 제 공약에 포함시켜도 되겠냐"고 묻자, 오 시장은 "제가 출마는 못하지만 준비한 정책을 여야 구분 없이 다 드리겠다"며 흔쾌히 승낙했다.
이 자리에는 한덕수 캠프에서 활동 중인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와 김병민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함께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한 전 총리의 첫 공식 일정은 복지정책의 방향과 상생의 가치를 강조하는 자리였으며, 향후 대선 캠페인에서 그의 정책적 비전이 어떻게 구체화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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