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자들이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평균 1.6%로 전망하며, 정부 예상치인 1.8%보다 낮게 보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응답자의 64%는 '상당 기간 경제 성장이 정체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견해를 보였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경제학자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최근 경제 상황과 주요 현안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1.6%로 집계됐다. 정부 전망보다 낮을 것이라는 응답이 58%로 가장 많았으며, 1.8%를 초과할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26%에 그쳤다.
향후 경제 상황에 대한 질문에서도 부정적인 전망이 두드러졌다. '상당 기간 동안 성장이 정체될 것'이라는 응답이 64%를 차지했으며, '일정 기간 하락 후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응답은 35%였다. 이는 경제 회복이 단기간 내 이루어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으로 풀이된다.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산업 경쟁력 전망도 부정적이었다. '비관적'이라는 응답이 56%로 가장 많았으며, '중립적'은 34%, '낙관적'이라는 응답은 9%에 불과했다. 이는 기업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으며,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를 반영한 결과로 해석된다.
지난달 출범한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전망이 압도적이었다. 응답자의 83%는 "보호무역 강화 등으로 인해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이 더 클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글로벌 공급망이 불안정해지고, 대외 무역 의존도가 높은 산업군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한다.
국내 정치 불안도 경제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탄핵 정국과 여야 대립 등 정치적 혼란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응답자의 57%는 "단기간 동안 부정적 영향을 주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40%는 "단기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으로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응답해 정치적 불확실성이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에 대한 우려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 재정 운용과 관련해서는 '확대가 필요하지만 최소한으로 해야 한다'는 의견이 40%로 가장 많았다. 환율 전망에 대해서는 올해 연간 최저 1,364원, 최고 1,512원 범위에서 변동할 것으로 예상됐으며, 경제학자들은 미국의 금리 인하 속도 조절 등의 요인으로 현재의 고환율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연말 기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에 대해서는 대체로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응답자의 76%가 현행 3.00%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으며, '2.5% 이상 3.0% 미만'이라는 전망이 65%를 차지해 인하 폭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경쟁력 제고 및 저성장 극복 방안으로는 '산업 구조 개혁 촉진', '노동시장 선진화', '기업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90%를 넘었다. 이는 경제 활성화를 위해 근본적인 구조 개혁이 시급하다는 인식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법인세 최고세율을 더 낮춰야 한다는 응답은 65%였으며, 상속세 최고세율을 낮추거나 폐지하고 자본이득세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은 76%에 달했다. 이는 기업의 투자 유인을 높이고, 자본 시장의 활력을 높이기 위한 정책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경제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가 당분간 어려운 상황을 겪을 가능성이 크며, 적극적인 정책 대응과 경제 구조 개혁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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