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가 저비용 AI 모델을 통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비용 절감으로 AI 기술의 대중화가 기대되는 한편, 데이터 부족으로 인한 신뢰성 문제와 중국 정부의 검열 가능성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딥시크는 최근 엔비디아의 AI 칩 'H800'을 활용해 자체 AI 추론 모델 'R1'을 개발했다. H800 칩은 오픈AI의 챗GPT에 사용된 고성능 H100 칩 대비 절반 수준의 가격을 자랑하며, 딥시크의 AI 모델은 가성비 면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H100의 가격이 대당 3만 달러(약 4400만 원)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AI 스타트업들에게 저비용 AI 모델은 상당한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저사양 칩을 활용한 고성능 AI 모델의 가능성이 입증되면서, 스타트업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AI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기존에는 엔비디아의 고가 칩이 진입 장벽으로 작용했지만, 딥시크의 사례가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 것이다.
저비용 AI 모델의 확산은 AI 스타트업 투자 증가로 이어질 전망이다. 캐나다의 텐스토렌트, 한국의 리벨리온 등은 엔비디아의 고가 AI 칩과 경쟁할 수 있는 가성비 칩을 내놓으며 AI 시장 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엔비디아 중심으로 구축된 AI 시장의 독점적 구조가 무너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그러나 딥시크의 AI 모델이 중국 정부의 입장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보도를 통해 딥시크가 허위 정보를 확산하는 '정보 조작 기계' 역할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온라인 허위 정보를 추적하는 뉴스가드 연구진에 따르면, 딥시크는 중국 공산당의 검열 시스템을 따르며, 공산당 지도부에 대한 비판을 억제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연구진이 실시한 실험에서 딥시크는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조작된 형태로 인용하며,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는 주장을 지지하는 내용으로 답변했다. 또한 신장 위구르족 탄압과 관련해 유엔이 2022년 반인도적 범죄로 규정한 사실과 반대되는 입장을 유지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대응 및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된 질문에서도 딥시크는 중국 정부의 공식 입장을 그대로 답습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톈안먼 사태, 대만 독립 문제와 관련된 질문에는 명확한 답변을 회피하는 경향을 보였다.
뉴스가드 연구진은 딥시크의 AI 모델을 테스트한 결과, 중국, 러시아, 이란 등과 관련된 허위 정보를 포함한 응답이 80% 이상 중국 정부의 공식 입장을 반영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전체 답변 중 3분의 1 이상이 중국 당국의 허위 주장을 포함하고 있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예를 들어, 연구진이 2022년 우크라이나 부차 민간인 학살 사건이 우크라이나의 조작이라는 허위 주장에 대해 질문하자, 딥시크는 "중국 정부는 객관성과 공정성을 견지하며, 충분한 증거 없이 특정 사건을 논평하지 않는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이는 중국 당국이 발표한 공식 입장과 동일한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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