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최근의 정치적 불안정이 국내 경제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한은은 20일 자체 블로그를 통해 발표한 '1월 금통위 결정 시 한국은행의 경기 평가' 보고서에서 대통령 비상계엄과 탄핵 사태로 인한 정국 불안이 올해 경제성장률을 0.2%포인트 낮출 것으로 전망했다.
이지호 한은 조사국장과 김대용 조사총괄팀장, 이광원 과장이 작성한 이 보고서는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한 경제심리 위축이 특히 소비 등 내수 부문에서 두드러질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 발표했던 올해 성장률 전망치 1.9%는 1.6~1.7% 수준으로 하향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의 또 다른 요인으로는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당초 전망을 밑돌 것으로 예상되는 점이 꼽혔다. 다만 정부의 '2025년 신속집행추진계획'을 통한 예산 조기 집행이 당초 감액 예산으로 인한 성장률 하락 효과(0.06%포인트)를 상쇄할 것으로 평가됐다.
보고서는 향후 성장률 전망에 영향을 미칠 주요 변수로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의 해소 시기, 정부의 추가 경기부양책, 미국 신정부의 경제정책 등을 제시했다. 특히 저자들은 최근 정치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되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예상보다 빠른 불확실성 해소시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축소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여·야·정 합의를 통한 추경 등 경제정책의 신속한 추진이 이뤄진다면 경기 하방압력을 상당 부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대외적으로는 미국 신정부의 구체적인 경제정책 방향이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을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은은 지난해 12월 발생한 예기치 못한 계엄사태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등으로 인해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0.2%를 하회하고, 연간 성장률도 2.0~2.1%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12월 들어 카드사용액 증가세가 둔화되고 수입자동차 판매가 위축되는 등 소비 회복세가 약화됐으며, 아파트 분양실적도 계획을 크게 밑도는 등 건설투자 부진이 심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AI서버 투자수요에 힘입어 IT품목 수출은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한국은행은 다음 달 말 2월 경제전망을 새롭게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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