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 정부 탈북민 강제북송 반대 기자회견
정국 정부 탈북민 강제북송 반대 기자회견이 국회 정문 앞에서 진행되고 있다. ©국민연합 제공

강제북송진상규명국민운동본부, 북한기독교총연합회, 에스더기도운동 등이 참여하고 있는 ‘탈북민 강제북송 반대 범국민연합’(이하 국민연합)이 26일 오후 각각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과 소통관에서 ‘중국 정부 탈북민 강제북송 반대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국민연합은 이날 이용희 교수(에스더기도운동 대표)가 낭독한 성명서에서 “지난 1월 23일 스위스 제네바의 유엔 유럽본부에서 열린 중국에 대한 유엔의 ‘보편적 정례인권검토’(UPR)에서 대한민국 정부는 ‘중국이 강제송환 금지 원칙을 준수하기를 권고한다’고 밝혔다”며 “대한민국 정부가 유엔에서 중국을 향해 탈북민 강제송환 금지를 촉구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이어 “지난해 10월 9일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폐막한 다음 날, 또 팔레스타인 하마스가 다량의 로켓을 이스라엘에 발사하고, 민간인들을 무차별적 테러하여 전 세계인의 시선이 집중되었을 때, 중국 정부는 10월 9일 야밤에 그간 중국 감옥에 억류된 탈북민 600여 명을 비밀리에 전격 강제북송한 사실이 밝혀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사태에 대해 북한자유연합 수잔 솔티 대표가 “탈북민 강제북송에 관여한 중국 관리들은 모두 제재 받아야 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탈북민들의 의사에 반해 강제로 북송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살인에 연루된 것이기 때문”이라며 “중국이 조용히 강제북송을 시도한 이유는 그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중국 정부도 알고 있다는 것이기에, 우리는 더 큰 반대 목소리를 내어서 중국을 압박해야 한다”고 역설했다고 전했다.

또한 미국 ‘의회·행정부 중국위원회(CECC)’ 공동의장인 크리스 스미스 의원은 중국 시진핑 주석에게 국제법을 준수할 것을 호소하며 중국은 유엔 난민협약과 고문방지협약 등 국제법에 동의했으니 이제 그것을 준수하라고 촉구했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국민연합에 따르면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은 “탈북민이 송환되면 고문당할 위험에 처할 것이라는 믿을 만한 상당한 근거들이 제시되어 왔지만 중국 정부는 북한 내 고문 관행에 관한 의혹과 우려를 고려하지 않는 것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한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지난 17일 미국 국무부는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 발간 10주년을 맞이하면서 성명을 통해 “10년이 지났는데도 북한 내 상황이 나빠지기만 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보고들이 있다”며 북한 정권의 자국민들에 대한 인권문제가 개선되지 않고 있음을 지적했다고 국민연합은 덧붙였다.

이어 이 성명은 “유엔 회원국들이 망명자를 박해(고문 등)가 우려되는 지역으로 돌려보내서는 안 된다는 ‘강제송환금지 원칙’을 존중하기를 촉구한다”고 했다고 한다. 국민연합은 “그동안 미국과 국제사회는 ‘강제송환금지 원칙’에 의해 중국의 탈북민 강제북송 중단을 촉구해왔다”고 했다.

국민연합은 “북한 정권은 지금까지 인권문제 개선에 전혀 관심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김정은은 자신의 권력기반 강화를 위해 대량살상무기 개발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며 “게다가 중국에서 강제북송 되어 돌아온 북한 주민을 ‘조국의 배신자’로 매도하여 잔인한 고문에 이어 극형에 처한다고 알려져 있다”고 했다.

국민연합은 중국 정부에 △반인륜적인 강제북송 범죄에 대해 세계인 앞에 사죄하라 △강제북송을 중단하고 탈북민을 본인이 원하는 나라로 가게 하라 △탈북민 인권을 존중하고 그들에게 UN난민의 지위를 보장하라 △유엔인권이사국으로서 북한 정권에 자국민에 대한 인권유린을 개선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하라고 촉구했다.

정국 정부 탈북민 강제북송 반대 기자회견
중국 정부 탈북민 강제북송 반대 기자회견이 국회에서 진행되고 있다. ©국민연합 제공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서 발언한 탈북민 김정애 공동대표(강제북송진상규명국민운동본부)는 “저는 북한에서 20년 넘게 김씨 일가의 노예로 살면서 앞집과 옆집에서 온 가족이 굶어서 무리죽음을 당하고, 길가에 널려있는 시체에서 파리가 날아다니고 벌레가 시체를 파먹으며 기어 다니는 끔찍한 현실을 보면서, 살기 위해 북한을 탈출했다”고 했다.

김 대표는 “그러나 저는 자유를 찾아 대한민국으로 오던 중에 중국 연길에서 공안에게 붙잡혔다”며 “저는 북한으로 강제 북송당하면 끔찍한 고통을 당할 것을 알았기에 중국 공안에게 ‘제발 북송만은 하지 말아주세요’ 하고 울면서 간절히 애원했다. 하지만 중국 공안은 저를 강제 북송시켰다”고 했다.

탈북민 이선희 여사(탈북민자유연대)는 “지금도 저 중국 땅에서 북송 위기에 처한 수많은 불쌍한 북한 동포들이 구원을 바라고 있다”며 “중국 땅에 있는 우리 북한 동포는 죽음의 공포 속에서 떨고 있으며 하늘을 향해 제발 살려달라고 애타게 부르짖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여사는 “이 땅에 발을 딛고 사는, 양심 있는 모든 분들은 저 북한 땅과 중국 땅에서 터져 나오는 우리의 형제자매들의 울부짖음과 신음 소리에 제발 귀 기울여주시기를 부탁드린다”며 “단 한 명의 생명이라도 구원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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