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남부의 한 대학에서 지난 3일(이하 현지시간) 가톨릭 미사 도중 폭탄테러가 발생해 4명이 사망하고 50여명이 부상을 당했다.

BBC에 따르면 이날 오전 민다나오섬 마라위에 있는 민다나오주립대 체육관에서 천주교 미사 도중 폭탄이 터졌다.

이슬람국가(ISIS)는 이 사건에 대해 “이슬람교도가 대다수인 도시인 마라위에서 ‘기독교인 불신자들의 대규모 모임’을 표적으로 삼았다”면서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고 CNN은 전했다.

라나오델수르(Lanao del Sur)주 마민탈 아디옹 주니어(Mamintal Adiong Jr.) 주지사는 40명 이상이 지방 정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경미한 부상을 입은 환자들은 대학 의무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공격은 일반적으로 미사 참석이 증가하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대림절 시작과 동시에 발생했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은 이번 공격을 “무분별하고 가장 극악무도하다”고 비난했으며, 외국 테러리스트의 소행으로 돌렸다고 유로뉴스가 보도했다. 그는 사건에 대응하기 위해 추가 보안 인력을 배치했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도 이번 공격을 규탄했다. 매튜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필리핀과의 연대를 표명하면서 그러한 폭력 행위에 맞서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무슬림 인구가 많은 것으로 알려진 민다나오는 반란과 극단주의 폭력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2017년 마라위 시는 이슬람국가(ISIS) 계열 무장세력에 의해 포위되었으며, 이 분쟁으로 35만 명 이상의 주민이 이주했고 5개월 동안 지속되었다.

지역 경찰 사령관인 앨런 노블자(Allan Nobleza)는 (이슬람국가를 추종하는) 다울라 이슬라미야-마우테 그룹(Daulah Islamiyah-Maute Group)이 이번 폭격의 배후일수도 있다고 시사했다. BBC에 따르면 이러한 추측은 최근 필리핀군과의 교전에서 이 단체 지도자를 포함해 구성원 11명이 사망한 데 따른 보복 가능성에서 나왔다.

로미오 브라우너 육군 참모총장도 이번 폭격이 보복 행위일 가능성을 인정했다.

관계자들은 수류탄이나 급조 폭탄이 폭발을 일으켰다고 믿고 있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사진에는 체육관 내부에 의자와 잔해가 흩어져 있지만 건물에 심각한 구조적 손상은 없는 모습이다.

민다나오 주립대학은 이번 폭력사태에 대해 “그러한 행위는 문명사회, 특히 교육기관에서는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며 강력 규탄했다. 대학은 모든 학술 활동을 중단하고 캠퍼스 내 보안 조치를 강화했다.

민다나오의 반란 역사에는 2012년 마닐라와 현지 최대 이슬람 반군 사이에 자치 지역을 설립하기로 합의한 것과 2022년 첫 지역 의회 선거가 실시된 것이 포함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발적인 폭력사태는 계속되고 있다.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과 길베르토 테오도로 국방장관은 가해자들을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마닐라와 남부 지역 전역의 보안이 강화되었으며, 경찰이 주둔하고 항구 해안경비대 검문이 강화됐다.

이 사건은 특히 종교 활동이 강화되는 시기에 접어들면서 이 지역 종교 모임의 안전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필리핀 정부와 보안군은 추가 공격을 막기 위해 계속해서 높은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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