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망초 제83차 인권세미나
세미나 참석자 단체사진. ©장지동 기자

(사)물망초가 21일 오후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함경북도 탄광에서 만난 국군포로들-북송 재일교포의 증언’이라는 주제로 제83차 인권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는 물망초 인권연구소와 국군포로송환위원회가 주관했다.

먼저, 개회사를 전한 이재원 소장(물망초 인권연구소, 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변호사모임 회장)은 “올해는 6.25남침전쟁의 휴전 70주년이 되는 해”라며 “현재 북한공산집단의 남침위협은 여전하고, 일반 국민들의 안보의식과 국군포로에 대한 대우는 나아진 부분이 없다”고 했다.

(사)물망초 제83차 인권세미나
이재원 소장이 개회사를 전하고 있다. ©장지동 기자

이 소장은 “나라를 위하여 전선에 나갔다가 불행히 포로가 된 분들을 끝까지 잊지 않고, 귀환시켜야 한다는 명제는 단순한 인권적 요구 이상의 함의를 지닌다”며 “우리가 한시도 이것을 잊어선 안 되는 까닭은 이 명제야말로 국가가 국민에게 애국심을 요구할 수 있는 최소한의 윤리적 기초일 뿐만 아니라, 이 나라가 선진문명국가로서 적의 침략으로부터 자신을 지킬 정상적인 정신능력을 보유하고 있는지 내외에 가장 극명하게 보여줄 수단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아울러 “국군포로 송환 문제의 작은 진척이라도 이루려면, 보다 많은 국민들이 실상을 기억하고, 낱낱이 기록하며 소리 높여 국군포로 여러분들의 고난과 희생을 말하고 끈질기게 소환을 요구해야 한다”고 했다.

(사)물망초 제83차 인권세미나
(사)물망초 제83차 인권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정수한 위원장, 이상봉 북송 재일교포, 강춘녀 대표, 이혜민 작가 ©장지동 기자

이어진 발표회에선 정수한 위원장(물망초 국군포로송환위원회, 前 울산대학교 교수)이 좌장을 맡은 가운데, 북송 재일교포 이상봉 씨가 주제발표를 했다.

이 씨에 따르면 그는 1946년 일본 이시카와현에서 5남매 중 둘째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충청남도 천안 출신이고, 어머니는 경상북도 김천 출신이었다. 1960년 7월 제26차 귀국선을 탔다. 일본에서 민족적인 차별을 받으면서 빈곤한 생활을 하던 와중에 김일성과 조총련의 날조 선전에 속아 북송선을 탔다고 한다. 당시 15살이었던 이 씨와 5남매는 모두 어린 나이였기 때문에 부모님의 결정에 따라 북송선을 타게 되었다고.

그는 “북한에 간 나로서는 배고픔은 참기 어려운 고통이었다. 그래서 학교를 졸업하자마자 1966년 자원해서 간 곳이 탄광이었다”며 “탄광에는 한마디로 출신 성분이 나쁜 사람이 배치되었다. 그중 가장 오랜 기간 중노동에 배치된 사람이 국군포로들”이라고 했다.

이어 “최근 6.25전쟁에 몸 바쳐 싸우다 북한에 억류된 대한민국 국군포로들에 대한 송환 운동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며 “국군포로는 과거 나의 생활 속 일부였으며, 내곁에 있던 사람들이다. 대한민국에 고향을 둔 사람들이 무엇 때문에, 누구 때문에 최북단에 있는 탄광에서 노예처럼 살아야 했는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역대 대통령 중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세 명이 방북했지만, 국군포로를 송환해 달라고 요구한 대통령은 없었다”며 “그때 나와 함께 있던 주용수·이상범·박주용 국군포로들은 김대중 대통령이 방북하여 남북회담을 할 때 ‘고향에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그 희망이 사라졌다”고 했다.

(사)물망초 제83차 인권세미나
북송 재일교포 이상봉 씨가 발표를 하고 있다(왼쪽에서 두 번째) ©장지동 기자

이 씨는 “북한은 ‘지붕 없는 감옥’이다. 현대 대한민국에는 북한을 동경하고, 대한민국을 북한 사회처럼 만들려고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며 “북한 땅이 ‘사회주의 지상낙원’이라면 왜 수십 만 명이 목숨 걸고 탈북하고, 300만 명이 굶어 죽는 대참사가 일어 났는지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현재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보다 북한에서 반세기 동안 생지옥에서 살아계시는 국군포로와 유가족을 송환하는 문제가 급선무”라며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을 구출하는 일보다 더 중요한 문제가 있는가. 국군포로 송환 없이 남북 간의 어떤 회담과 협력을 받아들이면 안 된다. ‘국군포로를 송환하지 않는 한 남북정상회담은 있을 수 없다’라고 외치며 힘을 모아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음 토론 순서에서는 강춘녀 대표((사)새삶 대표, 탈북민 1호 약사, 북한학 박사, 前 물망초 간사)와 이혜민 위원(물망초 국군포로위원회 위원, 깊은바다돌고래 출판사 대표, 前 동아일보 출판국 기자, 「아무도 데리러 오지 않았다」 저자)이 발표했다.

먼저, ‘독재는 영원할 수 없습니다’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강 대표는 “저는 평양에서 출생하여 본의아니게 북한의 폭압통치의 바람에 밀려 함북 오지의 국군포로 밀집지역인 경원탄광지역에서 20여 년간을 기거하다가 탈북하여 현재 대한민국에 생활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강 대표는 일본인 납북자 요코타 메구미와 과거 KAL기 납치 11인의 인도적 귀환을 강조하고,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 해체를 국제사회와 한국 정부 앞에 호소했다.

아울러 “북한정권은 역사상 유례없는 3대 독재정권을 하루속히 내려놓고 인권유린행위를 그만두고, 하루속히 국제무대에서 인권 해방을 위한 균형적인 자유와 풍요, 인권을 위한 인간다운 행동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6.25전쟁 귀환 국군포로 증언 실태와 과제’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이혜민 작가는 “북송 재일교포 탈북자 이상봉 님의 증언의 의의를 정리하면서 국군포로 증언 수집을 두 가지 방법으로 진행할 수 있었다”며 “하나는 국군포로 관련자들의 증언을 직접 모으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국군포로 관련 자료를 정리하면서 그 안에 담긴 증언을 수집하는 것”이라며 6.25전쟁 국군포로 증언 자료 분석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이후 세미나는 질의응답 순서를 끝으로 모든 일정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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