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막기 위한 ‘희망의 대한민국을 위한 한국교회 연합기도회’가 오는 6월 13일 서울 영락교회에서 열린다. 주최 측은 연합기도회가 지난해 9월부터 대형교회 목회자들을 중심으로 매주 목요일 오전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진행되어 온 ‘포괄적 차별금지법 반대 릴레이 1인 시위’의 연장선상에 있음을 시사했다.

서울나쁜차별금지법반대기독교연합(서울차반연) 등 반(反)동성애, 반(反)차별금지법 관련 단체들이 연대해 마련한 이번 연합기도회는 차별금지법 반대 1인 시위로 얻은 동력을 3천여 목회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대규모 기도회로 이어가려는 게 목적이다. 기독교계의 차별금지법 반대 의지를 목회자들의 단합된 힘과 의지로 증폭시켜나가겠다는 뜻이다.

그간 한국교회 목회자들은 차별금지법안과 건강가정기본법 개정안, 평등법안 등의 문제점이 드러날 때마다 직접 나서기 보다는 반 동성애 시민단체들이 중심이 돼 열리는 집회에 간간이 얼굴을 보이는 정도의 참여를 해왔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국회 앞 1인 시위를 이어가면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목회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누군가 대신해 싸워줄 사람이 없다는 걸 절감하게 된 것이다.

그렇지만 한국교회를 이끄는 오피니언 리더 격 목회자들이 특정 사안에 단합된 의지를 보여주기도 쉽지 않거니와 한자리에 모이는 건 더더욱 드문 일이다. 이번 목회자 기도회에 주강사인 고명진 목사, 김운성 목사, 오정현 목사, 이영훈 목사 등의 면면을 볼 때 절박하다는 것 외에 다른 말로 설명이 안 된다.

기도회를 앞둔 지난 18일 서울차반연은 ‘이래서 나는 차별금지법을 반대한다’는 주제로 주요 목회자들의 견해를 정리해 발표했다. 한국교회 전체 목회자들의 관심과 현장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취지에서다. 또 국회 등 여야 정치인에겐 한국교회의 진정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라고 촉구하는 메시지 성격도 있다.

이 입장문에서 최성은 목사(지구촌교회)는 “차별금지법에 있는 독소조항은 그릇된 성 관념을 조장하여 가정과 다음세대, 그리고 한국사회의 미래를 저해할 우려가 다분하다”며 “성경적 질서를 파괴하고 사회적 혼란과 역차별을 야기하는 악법의 제정을 반대한다”고 했다. 황덕형 목사(서울신학대학교 총장)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통과되고 나면 사회를 불가역적으로 만들 수 있는 효과를 내기 때문에 이런 법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차반연 공동대표로 국회 앞 1인시위에 나섰던 이재훈 목사(온누리교회)도 “차별금지법은 결코 바꾸어서는 안 되는 사회의 근간이 되는 양성 질서를 무너뜨림으로 혼란한 세상을 조장하는 법”이라고 했다. 또 교계 원로인 김상복 목사는 “(차별금지법은) 국민의 양심의 자유, 언론의 자유, 학문의 자유, 신앙의 자유를 법으로 빼앗아 간다”며 분명한 반대의 의사를 표했다.

이밖에도 많은 교계 인사들이 차별금지법의 폐해를 조목조목 지적하고 나섰다. 이들은 차별금지법이 결코 바꿔서는 안 되는 사회의 근간이 되는 양성질서를 무너뜨리게 될 걸 크게 우려했다. 23개 차별금지사유에 ‘성적지향’, ‘성별정체성’을 포함시킨 게 대표적인 증거라는 것이다.

이런 현실에서 하나님의 창조질서에 어긋나는 동성애에 대해 반대하거나 비판하면 제재하겠다는 차별금지법은 사실상 ‘동성애 비판 금지법’이고 과잉역차별법, 불공정법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니 차별 금지가 종교 탄압의 수단화되기 전에 한국교회가 힘을 모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차별금지법(평등법)은 지난 2007년 노무현 정부에서 처음 발의한 뒤 지난 20대 국회까지 일곱 차례나 법안이 나왔지만 모두 폐기됐다. 그러나 2020년 21대 국회 들어 장혜영 정의당 의원을 시작으로 여러 의원들이 관련법을 발의하면서 잠잠했던 기독교계의 저항도 다시 시작됐다.

교계의 거센 반발로 한발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던 입법 논의가 재점화된 게 지난해 5월 이다. 문재인 정권 말기에 당시 여당이던 민주당 주도로 법제사법위원회 소위에서 공청회를 개최한 건 예삿일이 아니었다.

이때 기독교계를 대표해 공청회에 참석한 모 인사가 “기독교 내에서 차별금지법에 반대하는 세력은 일부 보수 세력뿐이고 대부분이 찬성한다”는 취지의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교계 내부에 강한 후폭풍이 일었다. NCCK 측 입장을 마치 한국교회 전체의 의사인양 왜곡했다는 비판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결국 이것이 발단이 돼 현재 NCCK 주축 교단인 예장 통합과 기감 교단 내에서 탈퇴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사태로 번진 측면이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기도회는 혼탁한 사회와 세상을 변화시킬 힘과 용기를 하나님께 구하고, 세상을 향해선 한국교회의 목소리를 명확하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매우 중요한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동안 1인 시위를 이끌어 온 교계 인사들이 주축이 되더라도 한국교회 전체로 확산하는 동기부여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려면 한기총·한교연 등 보수 연합기관에도 참여의 문을 열어놓는 게 바람직하다. 이들 연합기관이 동성애·차별금지법 반대에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목소리를 높여온 건 명약관화(明若觀火)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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