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성공회 총회
2018년 7월 5일에서 13일까지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린 제79차 미국 성공회 총회 당시 모습. ©미 성공회 페이스북 캡처
미국 성공회가 낙태를 금지한 켄터키주에서 2024년 교단 총회의 개최를 금지하는 결의안을 거부했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가 12일(이하 현지 시간) 보도했다.

미국 성공회는 지난 9일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서 열린 제80차 총회에서 총대의원 표결 찬성 377 대 반대 408로 이 결의안(D054)을 무효화시켰다.

결의안은 2024년 교단에 “81차 총회 장소를 생식 건강을 포함한, 여성의 건강 관리에 대한 공평한 접근을 약속하는 곳”으로 이전할 것을 요청했다. 2024년 총회 예정지인 켄터키주(루이빌시)는 낙태 규제를 시행할 수 있는 ‘트리거 조항’을 갖고 있다.

최근 켄터키주의 낙태 시술 업체 두 곳은 낙태 규제 법안이 주 헌법에 위배된다며 주정부를 고소해 법 시행은 현재 보류 중이다.

이날 결의안을 두고 총대 의원들 간에 1시간 가량의 격론이 펼쳐졌다. 성공회뉴스서비스(ENS)에 따르면, 총회지 이전을 지지한 마리아 곤살레스(올림피아 교구) 주교는 “임신했거나 임신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에게 생식 건강 관리, 생명에 필수적인 의료에 접근할 수 있는 총회에 오라고 하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말했다.

반면, 켄터키 주교회의 대표인 바바라 메리 주교는 총회 장소를 옮기는 것이 “역효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결의안에 반대했다.

지난달 24일, 미국 연방대법원은 ‘돕스 대 잭슨 여성 보건 기구’ 사건에서 찬성 6대 반대 3으로 미시시피주의 ‘임신 15주후 낙태금지법’이 위헌이 아니라고 판결했다. 이번 결정으로 미국 내 낙태에 대한 헌법상 권리는 폐기되었고, 낙태 시행 여부는 각 주마다 결정할 수 있게 됐다.

판결 당일 다수의 기독교 지도자들이 낙태권 폐기 결정에 축하한 반면, 마이클 커리 의장 주교는 대법원의 결정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그는 2015년 흑인 최초로 성공회 교단 수장에 임명된 바 있다.

커리 주교는 당시 트위터에 “이(대법원 결정)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나는 성직자로 서품을 받은 지 40년이 넘었고, 가난한 지역에서 목회자로 섬겼다. 이 결정이 가져올 부정적인 영향을 직접 목격했다”고 우려했다.

그는 “오늘은 우리 국가의 중추적인 날이며 많은 이들이 지금 느끼고 있는 고통, 두려움과 상처를 잘 안다”면서 “교회로서 우리는 앞으로 몇 주, 몇 달, 몇 년간 이 결정의 영향을 체감할 이들과 함께 설 것”이라 밝혔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수년간 많은 보수 교회들이 가입한 ‘북미 성공회’(Anglican Church in North America, ACNA)는 대법원의 결정을 적극 환영했다.

폴리 비치 북미 성공회 대주교는 성명에서 “이 결정이 미국에서 낙태를 종식시킨 것은 아니지만, 낙태로 인해 사망하는 어린이의 수는 줄어들 것”이라며 “이 제한적인 승리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비치 대주교는 “북미 성공회는 어머니들이 어머니가 된 사실을 받아들이고, 자녀를 환영할 수 있도록 그들을 섬기는 데 전념하고 있다”며 또한 “낙태 경험으로 육체적, 정서적 고통을 받는 모든 이들을 위해 하나님의 치유와 용서의 길을 계속 가리키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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