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샛별(경기도농아인협회 미디어접근지원센터)

우산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일까? 비에 젖어 몸이 추워지지 않게 보호해주고, 또 촉촉이 일상을 적시는 시간을 함께 보내기도 한다.

그런데 비가 와서 우산을 써야 하면 아이와 걷는 것이 조금 불편하다. 아직은 우산을 움켜쥐는 것이 어설픈 아이 옆에서 일일이 비를 맞지 않게 신경을 써야 하고, 엄마 본인도 우산을 쓰다 보니 손이 부족하다. 그래서 오늘도 비가 내리는 걸 보고 어김없이 예준이에게 우비를 입혔다. 다행히도 비가 세차게 내리진 않았다.

필자는 태어나서 소리를 제대로 들어본 적이 없기에 빗소리가 다양하게 있다는 것도 몰랐다. 우연히 책에서 의태어와 의성어를 보고 나서야 알았다. '추적추적, 보슬보슬, 주룩주룩, 쏴아아.' 사람의 기분에 따라서 비 내리는 소리도 다르게 들린다는 것을 책에서 보았다.

어린이집에 가려고 밖에 나왔는데 빗방울이 부슬부슬 내렸다. 아이는 우산을 들고 가는 걸 좋아해서 그대로 두고, 나만 우산을 다시 접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갑자기 예준이가 칭얼거렸다. 엄마가 접은 우산을 가리키며 울상을 지었다.

"예준아? 왜? 엄마는 우산 안 써도 돼."

"아니야. 우산~ 비 안 돼."

"엄마도 우산을 써?"

엄마의 질문에 힘차게 고개를 끄덕거리는 아이의 모습에 다시 우산을 활짝 폈다. 그렇게 부슬부슬 내리는 빗방울 가운데, 우린 우산 사이로 손을 맞잡았다. 촉촉해진 아스팔트 길을 걸으면서 아이는 엄마를 향해 고개를 위로 올려다봤다. 한참을 걷다가 예준이가 화들짝 놀라며 내 품으로 파고들었다. 뒤에서 '빠앙' 자동차 경적이 울렸다. 보청기의 울림과 동시에 내게로 안겨든 예준이에 두 번 놀랐다. 비가 내리는 날에 이런 일이 연이어 이어지니 몸이 노곤했다. 하지만 엄마에게 비를 맞지 말라며 눈빛을 보내던 예준이 덕분에 나의 출근길은 든든했다.

이샛별(경기도농아인협회 미디어접근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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