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사회적 책임은 공권력의 부패와 비리 보도
통과되면 영향력 있는 이들에 대한 취재 제한될 것”

김영한 박사
샬롬나비 김영한 상임대표(숭실대 명예교수, 전 숭실대기독교학대학원장, 기독학술원장) ©기독일보 DB

샬롬나비(상임대표 김영한 박사, 이하 샬롬나비)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한 논평을 24일 발표했다.

샬롬나비는 이 논평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8월 19일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단독으로 국회 상임위에서 통과시키고 오는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可決)시키려 강행하고 있다”며 “이는 거대 여당의 횡포로 비난받고 있다. 허위·조작보도 등 이른바 ‘가짜뉴스’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 의무를 부과하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은 자유민주 사회에서는 유래를 찾아 볼 수 없는 ‘언론자유 제한법’”이라고 했다.

이어 “언론·시민 단체와 학계·법조계 등 보수·진보 진영을 가리지 않고 최근 개최한 토론회에서도 ‘언론법이 통과되면 예전의 최순실 보도는 할 수 없다’, ‘대부분 기사가 허위 정보로 쉽게 프레임 씌워질 수 있다’ 등 반대 의견이 압도하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민주 국가에서 권력 비리의 대부분은 언론 보도로 드러난다. 미국 닉슨(Nixon) 전 대통령의 워터 게이트 사건이 대표적”이라며 “우리나라도 대통령 주변 권력 비리 상당수는 언론 보도로 진상이 드러나곤 했다. 검찰·경찰 수사는 언론 보도를 뒤따라가 확인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샬롬나비는 “여태까지 언론이 사실과 다르게 반복적 허위 조작 보도로 정권을 칭찬했다고 해서 보복 수사를 당한 일은 없다. 사실대로 또는 사실과 가깝게 정권의 비리와 부정을 보도했을 때 정권은 언론에 보복하는 경우가 허다했다”며 “그때 정권이 동원하는 상투어(常套語)가 이번 언론중재법(개정안)에 들어 있는 ‘허위·조작’ ‘반복적’이란 단어”라고 했다.

그러면서 “언론중재법(개정안)의 수혜자(受惠者)는 국민이 아니라 정권이다. 언론중재법의 개정(안) 핵심은 국민이나 언론이 아니라 정권이나 권력자들이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언론의 사회적 책임은 막강한 공권력의 부패와 비리를 보도하는 것”이라며 “정권의 협박에 넘어가면 정권의 비리에 침묵하고 언론은 그 사회적 책임을 못하고 그 사회는 자유민주와 정의로운 사회의 길에서 벗어난다”고 했다.

샬롬나비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은 정권 비리 및 부패 은폐를 위한 것이라는 여론이 지배적”이라며 “고위공직자 등은 징벌적 손배(를 청구할 수 있는) 대상에서 뺐다고 하지만 여전히 언론 보도를 제약한다. 비위 의혹 공직자가 사퇴한 뒤 또는 하위 공직자와 당직자·보좌관, 친여 단체 등이 대신 소송을 할 수도 있다. 이렇게 하여 공직자 비위 의혹에 대한 언론 보도에 굴레를 씌우려는 것”이라고 했다.

또 “전 세계에서 언론만을 특정해 징벌적 배상 제도를 만드는 것도 우리나라가 유일하다”며 “국제기자연맹(IFJ)은 ‘이 법안은 근본적으로 가짜 뉴스가 무엇인지에 대한 그릇된 이해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면서 ‘부정확한 보도에 부당한 처벌을 가함으로써 한국 언론인들 사이에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게끔 위협하고 있다’고 했다”고 했다.

이어 “여당이 만든 개정안은 ‘허위·조작 보도란 허위의 사실 또는 사실로 오인하도록 조작한 정보를 보도하는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 구절 외에는 다른 세부 규정이 없어 과연 무엇을 허위·조작 보도로 볼지 논란이 예상된다”며 “권력자나 유력 인사가 마음에 들지 않는 기사를 사전에 차단할 길까지 열었다. 군사정부 시절의 정보부와 보안사 사전 검열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이들은 “언론 자유는 권력자들에게 성가시다. 언론의 오보로 피해를 입은 사람도 많다. 그러나 언론 없는 자유사회를 생각할 수 없다”며 “자유로운 언론이 없다면 민주국가가 아니다. 이 법(안)은 언론의 책임을 높이려는 것이 아니라 언론을 위축시키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허위 보도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사람 대부분은 일반 시민이 아닌 공권력이나 경제 권력을 쥔 사람들”이라며 “개정안이 통과되면 사회적으로 영향력 있는 이들에 대한 취재 활동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가짜 뉴스’로 인한 피해를 구제할 제도가 필요하다는 대의에는 공감하지만, 민주 사회의 기본권을 제약할 수 있는 논란의 소지가 큰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이 소탐대실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했다.

또 “이 법이 통과되면 언론사가 법적 책임을 벗기 위해선 제보자가 노출돼야 하며 권력자의 은밀한 비리 제보를 무서워서 제보할 수 없게 언론보도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도 했다.

샬롬나비는 “문재인 정권이 언론의 허위 보도에 대해 손해액의 5배까지 배상토록 한 언론중재법 개정안은 ‘허위 보도 피해 구제’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으나 실상은 비판 언론의 입을 막으려는 언론 자유 제한법”이라며 “대부분 권력 비리 및 부패 의혹 기사가 허위 정보로 쉽게 프레임 씌워질 수 있다”고 했다.

특히 “박정희 독재정부 때도 이른바 ‘언론윤리위원회법’으로 잘못된 보도나 마음에 들지 않는 보도를 한 언론에 신문 용지 공급을 줄이고 대출을 제한하는 식으로 불이익을 주려 하다가 신문인들과 기자들 반대로 접은 적이 있다”며 “언론중재법(개정안)은 언론 자유를 질식시킬 ‘언론 징벌법’이자 ‘비판 언론 파괴법’”이라고 일갈했다.

이들은 “헌법 전문가인 이석연 변호사(전 법제처장)가 지난 8월 6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해 ‘설령 국회를 통과해도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결정이 날 것’이라며 “‘존 법의 원칙과 판례를 위반하는,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법률’이라고 평가했다”며 “이 법은 언론 기자들이 상시로 소송당할 위기에 처해 사실상 아무 말도 못 하게 되는 이른바 ‘위축 효과’를 노리는 매우 위험하고도 교활한 법률로서 폐기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샬롬나비는 “언론 자유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해 온 문 대통령은 이번 법(안)에 대해 국내외에서 ‘언론재갈법’이라는 비판과 우려가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침묵을 지키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국정 최고 책임자로서 언론 자유에 대한 약속을 지켜야 한다. 여당에 의한 언론중재법 개정안의 추진을 당장 중단시켜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한국교회는 우리 사회에서 자유로운 언론 보도를 통해 사회적 부패와 비리를 방지하는 깨끗한 사회가 되도록 감시하고 기도해야 한다”며 “한국교회는 일반 언론의 권력 비리에 대한 보도를 지지함으로써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도록 선한 소금과 빛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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