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백악관
가톨릭 지도부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신실한 가톨릭 신자’의 자격이 없다고 지적하고 나섰다고 18일(현지시간) 미국 크리스천포스트가 보도했다.

미국 가톨릭 주교회 친생명 위원회 회장인 조셉 F. 나우먼(Joseph F. Naumann) 대주교는 최근 ‘가톨릭 월드 리포트(CWR)’와의 인터뷰를 통해 바이든의 낙태를 지지하는 정책 기조에 대해 경고하며 이 같이 말했다.

나우만 대주교는 “대통령은 자신을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규정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며 “낙태에 대한 그의 견해가 가톨릭의 도덕적 가르침에 반한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 중요한 문제에 대해 자신은 교회와 의견이 다르며, 교회의 가르침에 반하는 행위를 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 더 정직한 접근”이라고 덧붙였다.

나우만은 이어 “바이든이 독실한 가톨릭 신자라고 말할 때, 우리 주교들은 그를 바로잡아야 할 책임이 있다고 믿는다”며 “비록 사람들이 대통령에게 권력과 권한을 부여했지만, 가톨릭 신자가 되는 것이 무엇이며, 가톨릭의 도덕적인 가르침이 어떤 것인지는 그(바이든)가 정의할 수 없다”며 신자로서의 의무를 촉구했다.

그는 바이든의 낙태 지지 정책이 “주교들의 역할을 빼앗고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하는 것이다. 그는 자신이 가톨릭 신자라고 선언하지만, 세금으로 낙태를 지원하도록 강요할 것”이라며 “대통령이 가톨릭 신앙에 반하는 행동을 하고 있으니 주교들이 그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우만 대주교는 2019년 바이든의 낙태 지지를 이유로 그의 성찬식 참여를 거부했던 플로리다 신부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가톨릭 신자들이 성체를 받을 때는 예수님의 실제 임재와 교회의 가르침을 믿는다는 것을 시인하는 것을 의미한다” 며 “바이든은 성찬을 위해 참석하지 말아야 할 책임이 있다”고 답한 바 있다.

나우만은 최근 인터뷰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동일한 입장을 유지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은 인간 생명의 신성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을 믿지 않으며, (성찬식에서) 사제를 성체를 받을지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 두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은 1960년 존 F. 케네디에 이어, 미국 역사상 두 번째로 대통령에 당선된 가톨릭 신자이다. 지난해 대선 기간 동안, 바이든 캠프는 그가 정기적으로 미사에 참석하는 신실한 가톨릭 신자임을 강조했다.

지난해 9월 발표된 한 캠페인 광고에는 델라웨어주 윌밍턴에 위치한 바이든의 교구에 소속된 한 여성이 바이든의 신앙을 증언하는 영상이 실렸다.

당시 이 여성은 “조 바이든은 40년 넘게 우리 교구의 일원이었다”며 “조의 믿음이 그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그것이 모든 것: 조의 신념, 가치관에 동기부여가 된다. 조는 이와 같은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여전히 바이든의 낙태 지지 정책은 생명 윤리에 대한 가톨릭의 가르침과 정면으로 배치되고 있다.

바이든은 1월 취임 직후, 낙태 권리를 최초로 인정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성문화할 것을 약속했으며, 해외 낙태단체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시킨 ‘멕시코 시티 정책’을 철회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당시 나우만 대주교는 국제정의와 평화위원회 위원장 데이비드 J. 말로이(David J. Malloy) 대주교와 함께 공동성명을 발표하며 바이든의 정책에 반대했다.

그는 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의 첫 공식 행동 중 하나가 개발도상국에서의 인명 파괴를 적극적으로 조장하는 행위라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며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하며 가톨릭의 가르침과 양립할 수 없다”며 행정명령 철회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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