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돈 교수
조성돈 교수 ©유튜브 영상 캡쳐

조성돈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 목회사회학)가 23일 기윤실(기독교윤리실천운동) 홈페이지에 ‘안식일의 의미(1)’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조 교수는 “유대인들에게 안식일은 절대적인 율법이다. 그들은 모든 일상과 구별하여 안식일을 특별히 지켰다”며 “유대인들의 안식일 규정은 창세기 2장에서 유래한다. 1장과 연결되는 2장 2~3절은 일곱째 날에 하나님이 창조 사역을 마치시고 안식하셨다고 말한다. 일곱째 날에 왜 안식이 필요하셨는지는 성경에 나와 있지 않다. 그냥 하나님이 6일 동안 창조 사역을 마무리하시고 그것을 기념하여 하루를 안식하셨다고만 말할 뿐”이라고 했다.

이어 “지금 우리는 월, 화, 수, 목, 금, 토, 일로 이어지는 요일 개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유대인들에게는 그런 개념이 없었다”며 “그래서 첫째 날, 둘째 날, 셋째 날 등으로 구분하였고 일곱째 날을 사밧(Sabbat)이라고 하여 안식의 날로 불렀다. 즉, 창세기 말씀은 우리가 왜 7일마다 한 날을 쉬게 되었는지는 언급하지만, 그날이 오늘날의 어떤 요일인지는 가르쳐 주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성경에서 안식일을 규정하는 가장 중요한 명령은 십계명”이라며 “십계명은 출애굽기 20장과 신명기 5장에 나온다. 두 곳의 십계명은 잘 살펴보면 미묘한 차이가 있다. 특히, 안식일 규정인 제4계명 부분은 그 차이가 두드러진다. 십계명의 각 계명은 간단히 명령형으로 되어 있다. 설명이 있더라도 간단히 한 절이거나 특별한 경우에 한 절이 더 추가될 뿐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안식일 규정인 제4계명에 이르러서는 4절이나 되는 분량으로 자세한 설명이 따른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이 부분에서 출애굽기와 신명기의 내용이 상당히 다르다”고 했다.

더불어 “이 두 성경 구절에서 공통되는 부분은 사밧이 거룩한 날이며, 여호와의 날이고, 안식의 날이라는 점”이라며 “하나님은 이날을 거룩한 날로 구별하셨다. 이날은 다른 날들과는 다르다. 하나님이 복을 주신 날이다(창 2:1). 다른 날은 우리가 일상으로 사는 날이고, 살아가기 위해서 노동을 해야 하는 날이다. 그러나 이날은 다르다. 그런 날과는 구별되어야 한다”고 했다.

또한, 이날은 여호와의 날이다. 이것은 소유권에 관한 선언이다. 이날은 인간이 소유한 날이 아니며 철저히 하나님께 속한 날”이라며 “물론 이날만 여호와의 날은 아니다. 그러나 이날이 하나님의 특별한 소유임을 선언하면서 우리에게 속한 모든 날들도 하나님의 날임을 드러낸다”고 했다.

그리고 “이날은 안식일이다. 이날은 쉼을 얻는 날이다. 그런데 이 계명에서 주목할 부분이 있다. 바로 안식해야 하는 이들을 아주 구체적으로 적시한다는 점”이라며 “계명을 받는 당사자인 ‘너’로 시작해서 아들과 딸, 남종과 여종이 포함된다. 거기에 더해서 심지어 가축들에게도 쉼을 주라고 한다(신명기는 가축에 대해서도 소나 나귀라고 더 명확하게 적고 있다). 그리고 끝으로, ‘네 문안에 유하는 객이라도 아무 일도 하지 말라’고 적고 있다”고 했다.

특히 “여기서 드러나는 안식일의 중요한 의미는 피조물에 대한 배려”라며 “고대 사회에서 7일마다 하루를 온전히 쉴 수 있다는 것은 획기적인 일이다. 당사자인 ‘너’와 그 자녀들까지, 그리고 그 종들까지도 쉼을 얻게 된다. 더 놀라운 것은, 이 안식의 범위가 가축에게까지 이어진다는 점이다. 안식일 계명은 인간을 넘어 피조물에 대한 배려로 나아간다. 심지어 안식년에 이르러서는 땅으로까지 배려의 대상이 확장되는 것을 보면, 생명체를 넘어 모든 창조물에 대한 배려가 이 계명에 포함됨을 알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결국, 안식일 계명을 지키면서 우리는 하나님 형상(Imago Dei)인 인간의 권리를 존중하게 되며, 모든 창조물을 향한 배려와 사랑을 실천하며 경험한다. 이런 의미에서, 하나님은 십계명 안에 안식일 계명을 엄중한 의무 사항으로 담아 두셨지만, 사실 그것은 우리에게 의무로 포장된 권리”라며 “하나님이 보장해 주신 안식일은 사회적 약자들에게는 신적 정당성이 부여된 권리이다. 특히, 그 집에 속한 종들에게, 그리고 유대인이 아닐 수도 있는 그 집의 객에게까지도 보장된 거룩한 권리이다. 여기서 우리는 안식일의 참된 의미를 확인할 수 있다. 그것은 인간에 대한, 그리고 더 나아가 이 모든 창조물에 대한 하나님의 배려와 사랑이다. 하나님은 계명의 모습으로 이 모든 배려와 사랑을 보장하시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유대인들은 일곱째 날에 안식하며 창조주이시며 구원자가 되신 하나님을 기억한다. 그들의 삶의 주인이 바로 이 하나님이심을 행동으로 고백하는 것”이라며 “먹고 살기 위해 일하며 일하기 위해 먹던 인간들이, 한 번의 쉼을 통하여, 반복되던 노동의 삶을 멈추고 그 삶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을 갖는다. 그 바라봄을 통하여 자신의 삶에 주인이 있음을 깨닫고, 삶의 의미를 재정립하게 된다”고 했다.

아울러 “안식일은 이런 의미에서 단순히 노동에서 해방되는 날이 아니다. 우리의 창조주와 구원자가 되시는 하나님의 배려와 사랑을 경험하는 날”이라며 “이를 통해 우리는 내 삶이 내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안식하게 하시는 하나님을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그 계명을 지킴으로써 우리의 신앙을 고백한다. 이런 충만한 의미에서 우리는 주일을 안식의 날로 맞이한다. 단지 하루의 쉬는 날을 넘어서 우리의 창조주이시며 구원자 되시는 하나님을 기억하고 경험한다. 그리고 이날에 모든 창조물들과 함께 우리에게 허락된 참된 안식을 누린다. 안식일에 우리는 하나님의 축복을 경험한다”고 했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조성돈교수 #기윤실 #실천신대 #목회사회학 #안식일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