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 기획재정부
홍남기 부총리. ⓒ 기획재정부

정부가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 전망치로 0.1%를 제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전세계 경제가 얼어붙은 가운데 플러스(+) 성장 전망을 유지한 것이다. 감염병 사태가 진정되는 가운데 역대 최대규모로 편성되는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 등 정책 효과가 발휘될 수 있을 것이란 전제 하에서다.

결국 경우에 따라선 외환위기 시절인 1998년(-5.1%)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맞이할 수 있는 불확실한 목표치란 분석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20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관계 부처 합동브리핑에서 "정부의 경우 최근 대내외 여건을 종합 감안할 때 금년 역성장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실제로 한국은행은 최근 올해 성장률 전망치로 -0.2%를 제시하고 있다. 국내외 주요 기관들의 전망치를 보면 마이너스 전망을 하는 곳들이 많다. 국내에선 한국금융연구원(-0.5%), 한국경제연구원(-2.3%) 등이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0.2%를 제시했지만, 감염병 사태의 진정 여부에 따라 최악의 경우 -1.6%까지 추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해외 기관을 보면 국제통화기금(IMF)이 -1.2%로 전망했고 3대 신용 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1.5%), 피치(-1.2%), 무디스(-0.5%) 등도 줄줄이 역성장을 전망하고 있다.

정부가 성장률 전망치를 공식 발표하는 건 연간 두 차례뿐이다. 통상 연말연초에 한 번, 2분기말~3분기초에 또 한 번이다. 특히 여기에는 정부가 각종 소비·투자 진작책을 발표하면서 이에 따른 성장률 견인 효과가 담긴다. 따라서 이번에 제시된 0.1%는 정부의 공식적인 전망치이면서도 달성 '목표치'인 셈이다.

정부가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는 1684억원에 달하는 외식·영화·관광 등 8대분야 소비쿠폰 발행, 연말까지 승용차 개별소비세 30% 인하 연장, 지역사랑·온누리상품권 발행규모·할인율 확대, 신용·체크카드 소득공제 한도 상향 등 내수 분야 부양책들이 대거 담겼다.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민간소비의 회복 불씨를 하반기 내 확실히 되살리기 위해 현금성 지원과 감세정책을 쏟아낸 셈이다.

투자 부문에는 세제카드가 동원된다. 생산성향상시설, 안전설비시설, 에너지절약시설 등 시설별로 9개로 나뉘어 있던 기업 세액공제제도를 통합하는 등 전면 개편을 실시한다. 공제 대상도 토지·건물·차량 등 일부 자산만 배제하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한다. 사실상 공제 대상을 대부분 자산으로 늘린 것이다.

또 직전 3년 평균보다 더 투자하는 경우에는 투자 증가분에 대해 추가 공제 혜택을 부여한다. 여기에 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 즉 유턴(U-turn)을 유도하기 위해 세제지원 요건을 완화하고 그간 수도권에는 주어지지 않았던 유턴 보조금도 준다.

 무엇보다 '한국판 뉴딜'을 통해 2022년까지 31조3000억원의 재정을 투입, 일자리 55만개를 창출하는 등 중장기적 경기부양책도 공개됐다.

정부가 재정과 세제를 통한 돈 풀기로 내수 회복에 매달리는 것은 내수에서 시작된 충격파가 실물경제에서 금융과 고용시장으로 옮아 붙는 악순환을 끊어내야 우리 경제가 살아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약화된 민간부문의 활력을 정부가 직접 나서서 끌어올린다는 셈법이다. 14조원 규모의 긴급재난지원금을 포함한 세 차례 추경 등 적극적 재정 정책이 한은의 완화적 통화 정책과 맞물려 폴리시믹스(policy mix·정책조합)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게 정부의 목표다.

다만 여전히 정부가 나홀로 낙관적 전망을 고수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해외 주요국에서 감염병 사태가 다시 확산될 경우 글로벌 수요 감소에 따라 수출 부진이 지속될 수 있어서다. 5월 수출 전년 동월 대비 23.7% 감소, 지난 4월에 이어 20%대 감소 폭을 나타내는 등 우리 주력산업인 제조업에 빨간 불이 켜진 상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의 이번 전망은 다른 나라의 (감염병 확산) 상황이 진정되고 국내서도 대면소비 등에 추가적인 문제가 없다는 가정하에 이뤄진 것"이라며 "위험요소에 대한 고려가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부가 내놓은 한국판 뉴딜에도 대규모 재정지출 계획은 담겼으나 정작 부가가치 창출이 큰 민간부문이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획기적 규제개선책 등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당장 정부가 돈을 쏟아부어 성장률 숫자는 일부 지켜낼 수 있을지 몰라도 지속가능할지는 의문이라는 것이다. 성 교수는 "경기부양이 되려면 새로운 비즈니스가 만들어져야 하고 이를 위해선 규제 혁파가 이뤄져야 한다"며 "한국판 뉴딜은 들어가는 돈(재정) 대비 효과가 크지 않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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