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기윤실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결과 발표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노형구 기자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하 기윤실)이 7일 오전 여전도회관 제1강의실에서 ‘2020년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결과 발표 세미나를 개최했다. 기윤실은 지난 1월 9일부터 11일까지, 만19세 이상의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이번 설문조사를 했다.

“한국교회 신뢰하지 않는다” 63.9%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교회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31.8%, "신뢰하지 않는다"는 63.9%였다. '가장 신뢰하는 종교'는 가톨릭(30.0%), 불교(26.2%), 개신교(18.9%) 순으로 나타났다.

이에 조성돈 교수(실천신대, 기윤실 교회신뢰운동본부장)는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도 32.4%였다”며 “한국교회에 대해 적대적 뜻을 의도적으로 가지고 반대하는 사람이 32.4%라는 뜻”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2017년 기윤실 조사 때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가 20.1%였음을 짐작하면, 한국교회에 대한 불신이 더욱 증가했다는 것"이라며 "대한민국은 기독교 신자 비율이 전체 종교 중 가장 높다. 하지만 기독교 한 종교에 대해 적대적 감정을 가진 사람이 많다는 것은 결코 정상이 아니"라고 했다.

조 교수는 또 "이념성향에 따라 한국교회를 긍정하고 부정하는 비율이 달라졌다"며 "자신을 ‘중도’라고 답한 사람들은 긍정이 30.2% 부정이 64.2%였고, ‘보수’라고 답한 사람들은 각각 43.7%와 51.8%였다. 반면 ‘진보’라고 답한 사람은 23.2%와 74.6%로 응답해 중도·보수층과 현격한 차이를 드러냈다"고 했다.

이어 "교회도 또한 이념성향이 한 쪽으로 치우쳐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적어도 사회에서는 그렇게 바라보고 있다"며 "사람들이 이념적으로 편향된 것처럼 보이는 종교에, 모두를 받아들일 수 있는 역할을 기대하지 않는 것이다. 이렇게 시대가 이념적으로 양분되고 있는데 다시 사회통합을 논해야하는 상황에서 한국교회는 편향된 이미지로 그 역할을 포기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한국교회가 종교 집단이 아닌 정치 집단으로 인식될 때 여타 정당과 마찬가지로 지지자와 반대자로 나눠질 것"이라며 "정치마저 현재의 갈등을 중재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때 종교가 사회통합에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한국교회의 사회문제 해결 및 사회통합 기여도’에 대해서는 '기여하고 있다'(31.6%), '기여하고 있지 않다'(64.7%)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조 교수는 "3.1운동 당시 전체 인구 중 2%밖에 안 됐던 한국교회가 사회통합에 기여했다는 것은 분명한 자부심"이라며 "이 시대를 초갈등이라고 말한다. 이를 해결하는데 교회에 대한 기대가 매우 적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기독교인들만을 대상으로 같은 질문을 했을 때는 '기여하고 있지 않다'(40.3%)보다 '기여하고 있다'(57.7%)는 응답이 더 많았다.

2020년 기윤실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결과 발표
조성돈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노형구 기자
'윤리·도덕', 목회자 신뢰도에 가장 큰 영향

한편, 한국교회 신뢰도 제고를 위해 개선돼야 할 것으로는 ‘불투명한 재정사용’(25.9%), ‘교회 지도자들의 삶’(22.8%), ‘타종교에 대한 태도’(19.9%), ‘교인들의 삶’(14.3%), ‘교회의 성장제일주의’(8.5%) 순으로 나타났다. 또 ‘시급한 사회적 활동’은 '윤리와 도덕실천운동'(49.8%), '봉사 및 구제활동'(27.9%), '환경, 인권 등 사회운동'(8.4%) 순이었다.

반면, ‘사회봉사 활동을 가장 적극적으로 수행한다고 생각하는 종교’는 개신교(35.7%), 가톨릭(32.9%), 불교(10.2%) 순으로 나타났다.

목회자의 신뢰도 제고를 위해 개선해야 할 점에 대해서도 ‘윤리·도덕성’이 51.5%로 가장 높았고, 이어 ‘물질 추구 성향’ 14.5%, ‘사회현실 이해 및 참여’ 12.1% 순이었다. 그리고 기독교인의 신뢰도 제고를 위한 개선점으로는 ‘남에 대한 배려 부족’(26.6%), ‘정직하지 못함’(23.7%), ‘배타성’(22.7%), ‘물질·성공주의’(16.3%)를 차례로 꼽았다.

이에 정연승 교수(단국대 경영학과)는 “한국교회의 신뢰도가 회복되기 위해선 윤리·도덕 곧 정직성이 회복돼야 한다”며 “배려와 정직으로 비기독교인들과 소통을 늘려야한다”고 논평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그리스도의 진정한 제자가 되기 위해선 윤리적 역할을 다하는 동시에 비기독교인과의 소통방식 개선도 시급하다”며 “죄인 된 우리가 그리스도 십자가의 은혜로 구원받은 만큼 타인을 포용하고 배려해야한다. 기독교인들이 모인 곳에서 무엇보다 비기독교인들을 향한 배려와 사랑이 드러나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밖에 '목사의 정치 참여 허용 정도'에 대해 '사석에서는 괜찮다'는 입장이 52.3%로 가장 많았다. 이어 '사석이든 공석이든 목사가 정치적인 발언을 하지 않기를 원한다'(47.7%), '정치적 집회나 활동에 참여해도 된다'(16.3%)는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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