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8일,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스크린 도어 수리 중 들어오던 열차와 부딪쳐 19세 청년이 사망했다. 이 사고는 성수역, 강남역에 이어 세 번째 사고라는 점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이러한 사망 사건은 불의의 사고가 아니라, 명백히 인재로 발생한 사고이다. 이는 현재 우리가 처한 불평등한 근로 처후와 낙후된 근무환경을 보여줌은 물론, 특히 사회로 첫 진입하는 청년들에게, 한국의 노동현실은 자신의 안전은 아랑곳하지 않고, 심지어 목숨까지 내놓으며, 이러한 노동 강도를 오롯이 감내해야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지금 사회에 진출하고자 하는 청년들과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대부분의 청년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은 비정규직으로 채용된 채 똑같은 업무량을 소화하지만, 평균을 조금 웃도는 임금을 받으며, 특수 고용직 등 여러 불평등한 계약조건을 감내해야 한다. 그리고 고용불안에 시달리며, 미래를 계획하는 것은 고사하고 1-2년조차도 계획하지 못하는 불안한 현실을 살아가고 있다. 구의역 사고는 이러한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기독청년들의 현실 또한 다르지 않다. 이 현실을 개인의 노력과 신앙의 노력으로 극복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며, 계속 이를 강조하는 것은 더욱 경쟁과 차별을 옹호하고 청년들을 사지로 내모는 격임을 한국교회는 반드시 인지해야한다. 또한 오늘날 한국사회의 청년문제와 교회 안의 청년문제가 근본적으로 한국사회의 구조와 교회의 경직된 구조가 그 원인임을 인정해야 한다. 청년문제를 타계할 수 있는 길은 바로 구조개혁과 균등한 기회창출임을 깨달아야한다.

서울메트로는 비용절감이라는 차원에서 외주용역업체에 시민들의 안전을 맡기고 있다. 그러나 비용절감은 고스란히 용역업체 직원들의 몫으로 돌아가, 2인 1조 수칙이 지켜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계속된 인력부족으로 미숙련 실습노동자들에게까지 위험천만한 노동을 강요하고 있다. 직원들의 안전에 무관심한 업체와 더불어 안전관리를 외주업체에게만 맡긴 서울메트로 또한 책임을 방기할 수 없으며, 지금까지 공기업에게 비용절감을 강요해오던 정부도 이에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아들을 살려달라”라는 구의역 사고의 피해자 김군 어머니의 절절한 외침이 아직도 가슴을 울린다. 이 절규와 가까운 외침 뒤에, 모든 것을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고, 이에 대한 책임을 폭탄 돌리기 하듯, 서로에게 전가하는 무책임한 기성세대와 마주하게 된다. 이는 청년들이 가나안 성도가 되는 것을, 개인의 신앙문제로만 돌리는 무책임한 기성세대와도 겹치는 모습이다. 기성세대와 책임자들이 할 일은 근본원인을 파악하고, 이에 개혁이 필요하거나 시정이 필요하면 재빨리 행동해야하는 것이다. 그래야 제4의, 제5의 죽음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오늘날의 청년문제의 근본적 원인을 해결하지 않으면, 계속해서 이러한 문제는 꼬리를 물고 발생할 것이다. 우리는 구의역 사고를 기억하고, 이러한 사건이 재발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계속해서 주목할 것이다.

2016년 6월 1일

한국기독청년협의회(EYCK) 한국기독교장로회 청년회전국연합회
기독교대한감리회 청년회전국연합회 기독교한국루터회 청년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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