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이수민 기자] 클라리넷을 가르치는 시각장애인 이상재 교수의 음악과 학생에 대한 애정은 남다르다.
연습곡도 학생 개개인의 실력과 눈높이에 맞춰 선정해 섬세한 레슨을 실시한다.
열정적인 강의로 레슨에 쉽게 몰입하도록 만드는 그는 명 조련사이며 인기 만점 스승이다.
미국에서 이 교수에게 클라리넷을 배우고 싶어 나사렛대 음악학부에 편입한 학생이 있을 정도로 그는 국내외에서 인정받은 실력파이다.
앞이 보이지 않지만 수십 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음악사 등을 가르칠 때 수업 집중력이 조금이라도 흐트러지면 불호령이 떨어지기 일쑤다.
이처럼 이 교수가 남다르게 학생과 음악을 대하는 것은 특이한 이력과 맞닿아 있다.
그는 10살 때 완전히 시력을 잃은 후 실의에 빠져있다 어느 날 우연히 들은 클라리넷 선율에 매료돼 클라리넷티스트가 되었다.
중앙대 음대를 수석으로 졸업한 그는 음악으로 유명한 미 존스 홉킨스대학교 피바디 음대(Peabody Conservatory of Music) 140년 역사상 최초의 시각장애인 음악박사이기도 하다.
이 교수는 음악을 보이지 않는 세계와의 교감이라고 학생들에게 강조한다. 그래서 그는 악기를 다룰 때 테크닉도 중요하지만 마음을 담아 악기와 소통할 것을 주문한다.
300여회 이상의 개인 연주회와 뉴욕 유엔본부 특별초청공연 등 폭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을 넓히며 자신만의 음악세계를 꾸준히 확립해오고 있는 그는 장애인들의 음악교육에 관심이 남다르다.
2007년 시각장애인들로 구성된 ‘하트 시각장애인 체임버 오케스트라’를 결성하고 미국 뉴욕 카네기홀에서 공연도 실시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시각장애학생들이 음악을 배울 수 있는 제도적인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꿈이다”며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 교육자이자 음악가로서 모범이 되고 희망을 주기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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