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가족화장실을 450곳까지 늘린 가운데, 이용 범위를 영유아 동반 가족에서 장애인과 고령자 등 돌봄이 필요한 이들 전반으로 넓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시내 가족화장실은 450곳으로 집계됐다. 시는 설치 면적 기준을 6㎡에서 4.2㎡로 낮추고 기존 화장실에 기저귀 교환대 같은 유아 시설을 보완하도록 기준을 완화해 공간을 확충해 왔다. 공식 이용 대상은 아이 동반 가족이며 별도의 아동 연령 제한은 두지 않는다.
현행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에는 보호자가 이성 아동을 동반할 수 있는 나이 기준이 없다. 공중위생관리법 시행규칙상 목욕장은 만 4세(48개월) 이상 남녀의 합실을 금지하지만 화장실은 성격이 다르다.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연령 자체보다는 아이가 자기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지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같은 연령의 아이라도 개인별 차이가 있기 때문에 몇 세부터 혼자 화장실을 이용해야 한다고 일률적으로 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정 교수는 “목욕탕은 이용을 피할 수 있는 반면 화장실은 피할 수 없는 시설이라는 점에서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며 “스스로를 보호하기 어려운 아동이라면 보호자가 동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가족화장실을 아동뿐 아니라 성별이 다른 돌봄 관계 전체를 아우르는 공간으로 조성해야 한다고 본다. 여성 활동지원사가 남성 장애인을 보조하거나 성별이 다른 가족이 노인을 돌봐야 하는 상황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김지학 한국다양성연구소장은 “가족화장실이라면 엄마가 아들을 데리고 가거나 아빠가 딸을 데리고 가는 경우 모두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가족화장실 안에서도 다시 성별을 구분하면 누구의 성별을 기준으로 이용해야 하는지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장애인 활동지원사는 여성 노동자가 많은데 남성 장애인도 있기 때문에 장애인과 활동지원사의 성별이 다를 수 있다”며 “노인이 됐을 때도 화장실 이용에 지원이 필요할 수 있다”고 짚었다. 아울러 “성별 구분 없이 함께 화장실을 이용해야 하는 상황을 생각해 보면 이건 나의 일이기도 하고 우리 가족의 일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 역시 “영유아만을 위한 화장실로 한정할 필요는 없다”며 “장애인이나 노인 같이 돌봄이 필요한 여러 가지 다양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상황을 모두 포괄할 수 있는 화장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