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청
고위 당정청 회의가 열리고 있는 모습(사진은 기사와 무관) ©기독일보 DB

정부와 여당이 약 25조원 규모의 이른바 ‘전쟁 추경’을 신속히 편성하기로 방향을 정했다. 중동 사태 장기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고유가와 경기 둔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23일 정치권과 관계 부처에 따르면 당정청은 전날 고위당정협의회를 통해 전쟁 추경을 25조원 규모로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당초 거론되던 15조~20조원 수준보다 확대된 것으로, 재정 대응 강도를 한층 높인 판단으로 풀이된다.

이번 전쟁 추경은 물류비와 유류비 부담 완화, 소상공인과 농어민 지원, 수출기업 피해 보전 등 민생 안정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재원은 국채 발행 없이 법인세 등 초과 세수를 활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전쟁 추경 25조 규모… 역대 세 번째 수준 재정 투입

25조원 규모의 전쟁 추경은 과거 사례와 비교해도 상당히 큰 수준이다. 실제 지출 기준으로 집행될 경우 2006년 국가재정법 시행 이후 세 번째로 큰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에 해당한다.

이는 2022년 5월 52조4000억원, 2021년 7월 31조8000억원에 이어 세 번째이며, 지난해 두 차례 추경보다도 크게 확대된 규모다.

정부가 이처럼 대규모 전쟁 추경 편성에 나선 배경에는 중동 사태로 인한 물가 상승과 경기 하방 압력 확대에 대한 우려가 자리하고 있다.

◈고유가 충격 확대… 물가 상승·경기 둔화 동시 압박

중동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국제유가는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110달러 수준까지 상승하며 이전보다 약 50% 가까이 오른 상태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원유와 LNG뿐 아니라 나프타, 비료 등 원자재 수급 불안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에너지 가격 상승이 전반적인 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국내 경기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부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하향 조정했다.

씨티는 성장률 전망을 2.3%에서 2.2%로 낮췄고, 골드만삭스는 아시아 국가 성장률을 0.3~0.5%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재정경제부 역시 최근 경제동향에서 중동 사태를 주요 리스크로 언급하며 물가 상승과 경기 하방 위험 확대 가능성을 경고했다.

◈전쟁 추경 효과 논쟁… 확장 재정 필요 vs 물가 상승 우려

전쟁 추경을 둘러싼 경제 전문가들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고유가로 인한 민생 부담이 확대된 만큼 적극적인 재정 대응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확장적 재정 정책을 통해 경기 하락을 방어하고 취약 계층을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전쟁 추경은 취약 계층과 지방 중심 지원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중동 사태의 경제적 영향이 아직 명확히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대규모 전쟁 추경을 추진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양준모 연세대 교수는 25조원 규모의 전쟁 추경은 사실상 경기 부양 성격이 강하다며, 재정 확대가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초기부터 재정을 과감하게 투입할 경우 정책 대응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허준영 서강대 교수는 유가 상승으로 생계 부담이 커진 계층에 대한 집중 지원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추경이 확대되며 일반적인 경기 부양형 정책으로 변질될 가능성에 대해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와 여당은 이번 주 추경안을 발표하고 다음 주 국회에 제출해 내달 10일 처리하는 일정을 검토 중이다. 전쟁 추경의 효과와 부작용을 둘러싼 논쟁은 향후 국회 심의 과정에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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