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미화 의원 “장애 가진 태아 낙태 반대 위해 발의 참여”

서미화 의원 면담
교계 인사들이 서미화 의원(왼쪽에서 세 번째)을 면담했다. ©기공협
교계 관계자들이 지난 14일 국회의원회관을 방문해 서미화 의원(더불어민주당)을 만나 남인순 의원이 대표발의한 모자보건법일부개정법률안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철회를 요구했다.

이날 면담에 나선 교계 인사는 한국기독공공정책협의회(기공협) 상임대표 김철영 목사(세계성시화운동본부 사무총장), 기공협 아동돌봄정책위원장 제양규 교수(한동대), 전남교회총연합회 사무총장 박정완 장로, 전남성시화운동본부 서기 신철원 목사, 목포두레교회 장금열 목사 등이다.

이 자리에서 김철영 목사는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시절 ‘생명존중의 날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하겠다’는 기독교 공약을 카드뉴스로 발표했다”며 “낙태를 전면 허용하고 임신중절 의약품을 전면 허용하는 법률안은 생명존중에 반하는 것이다. 기독교계는 물론 한국천주교주교단, 대한산부인과의사회, 대한의사협회 등도 반대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양규 교수는 “이 법안이 통과된다면 40주가 된 태아까지 낙태가 가능하다”고 지적하면서 “유럽 등 전 세계는 특별한 상황이 있을 경우 10주에서 12주까지 낙태를 허용하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여성의 자기결정권만 아니라 태아의 생명권을 보호하는 모자보건법을 개정할 것을 판결했다”고 밝혔다.

서미화 의원은 “저는 장애계를 대표해 비례대표로 추천을 받았다”며 “장애계에서는 오랫동안 모자보건법 제14조 1항에 나와 있는 부모가 우생학적으로 정신질환과 신체질환이 있는 경우 낙태를 허용하는 것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왔다. 이 법률안은 14조 1항을 삭제한 것이어서 공동 발의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2019년 4월 헌법재판소가 낙태죄 불일치 결정을 한 후 국회에서 모자보건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개정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 태아가 커도 낙태를 해주는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또한 (시각)장애를 가진 당사자로서 법률안 발의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또한 “임신중절약품은 최대 10주 전까지만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오히려 이 법안이 통과되면 무제한 낙태 허용이 아니라 10주 이내에서만 낙태가 허용될 것”이라면서 “모자보건법은 기본법이어서 원래 낙태 허용 주간이 안 들어 있다. 낙태 허용 기한은 형사소송법에 담는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철영 목사는 일제 강점기 시절 소록도 한센인들을 강제로 불임시술과 낙태를 자행했던 사례를 소개하면서 “태아가 장애를 가졌다는 검진이 있다고 해서 산모의 의사와 상관없이 낙태하는 것을 반대하는 장애계의 입장에 동의하고 그것을 지지한다. 그것은 곧 태아의 생명권을 보호하는 차원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 남 의원이 대표발의한 이 법안은 여성의 자기결정권만 강조하고 있고, 태아의 생명권은 아예 보호하지 않은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 21대 국회에서 서정숙 의원 등이 발의한 모자보건법일부개정법률안에는 태아의 생명권 보호를 위해 낙태 허용 시한을 담았다”고 밝혔다.

한편 현행 모자보건법은 낙태 허용의 조건으로 “① 본인이나 배우자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우생학적(優生學的) 또는 유전학적 정신장애나 신체질환이 있는 경우 ② 본인이나 배우자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전염성 질환이 있는 경우 ③ 강간 또는 준강간(準强姦)에 의하여 임신된 경우 ⓸ 법률상 혼인할 수 없는 근친상간에 의해 임신된 경우 ⑤ 임신의 지속이 보건의학적 이유로 모체의 건강을 심각하게 해치고 있거나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를 담고 있다.

제양규 교수는 “태아의 생명 보호와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실현할 수 있는 적절한 낙태 허용범위를 정하는 법률을 개정하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대로 무제한 낙태가 아니라 적절한 낙태 기준을 법률적으로 정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미화 의원은 “법률안이 발의됐다고 해서 곧바로 통과되는 것은 아니”라며 “법사위원회 소위원회에 상정이 되면 공청회와 포럼을 통해 중지를 모을 수 있다”고 말하고 “저는 모자보건법 14조(1항의) 삭제를 해야 한다는 장애계의 목소리를 대표해 법안 발의에 참여했기에 법안 공동 발의자에서 빠지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목사는 “지난 2013년 김한길 대표 등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포괄적 차별금지법 발의를 했는데, ‘성적지향’이 포함되어 있어서 기독교계의 입법 철회 요구에 법안을 자진 철회했다”며 종교계와 의사회 등에서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철회를 요구하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줄 것을 당부했다.

남인순 의원이 대표발의한 모자보건법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우려와 반대의 목소리가 높은 상황에서 국민의힘 조배숙 의원과 김대식 의원이 법률안 발의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기공협 측은 전했다.

한편 이날 면담에 참석하기로 했던 오범열 목사(경기도성시화운동 대표회장 겸 전국17광역시도기독교총연합회 총회장)와 이명운 목사(전남성시화운동 대표회장)는 다른 일정으로 면담 자리에는 참여하지 못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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