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한 아파트에서 21일 오전 발생한 방화 사건으로 1명이 숨지고 6명이 다치는 등 총 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경찰은 화재를 일으킨 용의자가 현장에서 사망한 것으로 확인했으며, 그가 과거 이 아파트에 거주하며 이웃들과 갈등을 겪었다는 주민들의 증언이 나왔다.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방화 용의자 A씨는 지난해 말까지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공급한 공공임대 아파트인 해당 아파트에 거주했으며, 이번 화재가 발생한 4층 바로 아래층인 3층에 살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조사와 주민 진술에 따르면 A씨는 거주 기간 중 피해자 중 한 명과 층간소음 문제로 심각한 갈등을 겪었으며, 이외에도 여러 이웃과의 관계가 원만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주민들은 A씨의 언행에 불안감을 느꼈다고 증언했다.
한 주민은 "처음 이사 올 때부터 불안한 인상을 줬고, 예전 겨울에도 신문지에 불을 질러 소동이 있었던 기억이 있다"며 "이번 사건도 단순한 방화가 아니라 일종의 테러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A씨는 의무 거주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작년에 아파트를 떠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9월에도 윗집 주민과 쌍방 폭행 사건으로 경찰에 신고됐지만, 당시 피해자 측이 처벌을 원치 않아 형사처벌은 이뤄지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거주할 당시에도 여러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층간소음으로 인한 범행 가능성을 포함해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전 8시 4분경, A씨는 아파트에 불을 지르기 전 1.5km 떨어진 인근 빌라의 쓰레기 더미에도 불을 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빌라는 A씨의 어머니가 거주 중이며, A씨도 자주 드나들던 장소다. 이 화재는 소방 당국의 신속한 출동으로 인명 피해 없이 진화됐다.
경찰은 두 건의 화재가 동일 인물에 의해 벌어진 사건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 빌라에서 화재 신고가 먼저 접수됐으며, 두 사건 모두 A씨가 저지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관악구 재난현장 통합지원부는 아파트 경로당을 통해 피해자들에게 대체 숙소 제공 및 건강 피해와 관련된 지원을 안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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