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상북도 의성군 단촌면에 위치한 하화교회(담임 김진웅 목사)가 최근 발생한 대형 산불로 인해 전소됐다. 1904년 설립된 하화교회는 120년의 역사를 지닌 교회로, 이번 화재로 예배당이 완전히 소실되는 피해를 입었다.
이번 산불은 3월 22일 의성에서 발생한 후 강풍을 타고 확산되다가, 25일 하화교회에도 불길이 번진 것으로 추정된다. 경북 북동부권을 중심으로 번진 산불은 현재까지 3만 3,204ha의 피해 면적을 기록하며, 2000년 동해안 산불(2만 3,794ha)을 넘어 역대 최대 피해를 남기고 있다.
하화교회는 1899년 박인길이 복음을 받아들이면서 시작됐다. 이후 마숙규, 김두환, 마호영 등이 함께 신앙 공동체를 형성했고, 1904년 3월 5일 정식으로 교회를 설립했다. 1906년에는 김두환이 헌납한 부지에 예배당을 건축하며 교인 수가 100여 명으로 늘었다. 하지만 1907년, 조상 제사 거부 문제로 지역사회와의 갈등이 발생하면서 교회가 약 10년간 폐쇄되는 어려움을 겪었고, 교인들은 인근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이어갔다.
이후 1917년 다시 하화리에 예배당을 세웠으며, 일제강점기에는 교회 종이 압수되고, 성경과 찬송가가 검열되는 등 신앙 활동의 어려움을 겪었다. 교회 철거 위기도 있었지만, 노회 재산임을 이유로 보존할 수 있었다. 1969년에는 콘크리트 구조의 예배당을 건축했고, 1977년 종탑과 현관 공사를 마쳤다. 2007년에는 창립 100주년 기념비도 세웠으나, 이번 산불로 인해 모든 것이 소실되는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했다.

하화교회뿐만 아니라, 예장 합동 청송 성지교회(김대근 전도사), 기감 빛과소금교회(최병진 목사), 예장 백석 영덕 석동교회(박경원 목사), 예장 통합 포항노회 매정교회, 예장 합신 안동 영남북부교회(이영기 목사) 등 다수의 교회가 전소되거나 큰 피해를 입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경안노회는 하화교회를 포함해 피해를 입은 교회들의 피해 상황을 조사하고 있으며, 구계교회(강정구 목사), 사랑의교회(김선희 목사), 금곡교회(김삼철 목사) 교육관, 임하교회(남두섭 목사) 등 최소 10개 이상의 교회가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됐다.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소속 교회 8곳도 피해를 입었다. 빛과 소금교회(최병진 목사) 사택이 전소됐고, 안동제일교회(백종석 목사)와 영덕중앙교회(조황재) 성도들 주택도 전소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북도에 따르면 이번 산불로 안동(4명), 청송(3명), 영양(6명), 영덕(9명) 등에서 22명의 주민이 사망했고, 의성군에서는 진화 헬기 추락으로 조종사 1명이 숨졌다. 피해 복구를 위한 지원과 기도가 절실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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