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모 교수
류현모 교수

신뢰도 높은 설문기관인 바나그룹(Barna Group)의 2021년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에서 오직 6%의 기독교인들만이 성경적 세계관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경우 통계가 없어 알 수는 없다. 성경적 세계관 정립은 단순한 가지치기가 아닌 문제의 근원을 회복시키시는 하나님 은혜의 방편이다. 죄로 인해 깨어진 창조의 원래 목적과 질서, 그리고 우선순위를 성경 말씀의 기준에 따라 회복하는 것이다. 우리는 믿지 않는 이들에게 성경적 기준을 주장할 수 없다. 그러나 하나님을 믿는 그리스도인들은 성경의 절대 권위에 따라야 하며 성경 말씀이 우리 삶의 모든 부분에서 기준이 되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저출산/초고령화로 인해 인구절벽이 임박해 있다. 인구절벽이란 생산가능인구(15-64세)의 비율이 급속도로 줄어드는 현상을 말한다. 혹자는 지금과 같은 속도의 출산 감소가 지속된다면 우리나라가 이 세상에서 가장 빨리 사라질 나라가 아닐까 전망하기도 한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는 “창조-타락-구속-완성”이라는 성경의 메타내러티브를 근거로 이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과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창조: 하나님은 남자와 여자를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하시고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생육, 번성, 충만, 정복, 다스리는 하나님 창조 사역의 대리인으로 임명하셨다(창 1:27~28). 그리고 창조된 남자와 여자의 커플에게 가정이라는 첫 번째의 사회를 허락하셨으며, 그 부부의 하나 되는 결합의 방식으로 성과 생명의 축복을 주셨다(창 2:24~25). 가정 안에서의 성과 그 결과로 생기는 생명은 하나님의 창조 사역을 대행하는 가정에 주시는 그분의 선물이며 축복이다.

타락: 창세기 3장의 선악과 사건과 함께 하나님과의 관계뿐 아니라, 부부관계를 포함한 인간 사이의 관계, 자연과 환경과의 관계가 깨어졌다. 하나님께서 창조하실 때 부여한 인간의 좋은 측면들은 남아있지만, 우리의 선택은 죄로 인해 모든 관계를 깨뜨리는 방향으로 전개된다. 현대사회에서의 인간의 타락은 세상의 문화라는 뱀의 유혹을 따라, 다양한 성적 욕망을 하나님의 기준을 무시하고 선택함으로써 드러난다. 성경은 결혼 밖의 성관계, 즉 혼전, 혼외, 근친, 동성, 수간 등을 모두 간음과 음행의 죄로 규정한다. 시대가 아무리 바뀌어도 하나님의 이런 기준은 변하지 않는다.

구속: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성육신하셨다. 죄는 없으시되, 우리의 죄를 십자가에서 대속하시면서 그 구원의 복음을 믿는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다. 그리스도인도 반성경적 간음과 음행에 휩쓸릴 수 있으나 십자가 앞에서 회개와 거듭남을 통해 새롭게 될 수 있다.

완성: 하나님께서 부부로 맺어주신 가정이 먼저 하나님의 법이 집행되는 영역이 되고, 그 안에서 우리가 하나님의 법을 지키면서, 자녀들도 그 법을 따르게 함으로써, 우리 가정을 주권과 영토와 국민이 있는 하나님의 나라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이 가정 밖에도 그 법을 따름으로써, 자기가 있는 곳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해 가야 한다.

성경적 세계관의 측면에서 저출산의 원인을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해 본다.

첫째, 우리나라가 가난을 벗어나는 것을 위하여 자녀 적게 낳기를 최우선의 정책으로 삼았던 시절(1970년대~)에 교회를 포함한 모든 국민이 여기에 무조건 따랐던 것이 문제이다. 정부의 정책은 관성이 있어서 출생아의 숫자가 줄어들기 시작하고도 “둘만(심지어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라는 구호와 정책이 10년 이상 더 지속되었던 것이 지금의 인구구조를 만들었다. 그동안 어떤 교회도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깊이 생각하여 이 의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지 못한 것을 뼈아프게 반성해야 한다.

둘째, 정부가 인구구조의 문제를 인식하고 출산을 장려하는 정책을 시행함에도 출산율이 개선되지 않는 것은 정부의 원인분석과 처방이 잘못되었음을 반증한다.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이 2005년 제정된 이후 정부는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15년 동안 380조 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하였다. 그러나 예산 대부분이 주거, 보육, 돌봄, 일자리 등 분배를 확장하는 용도로 목적에 어긋나게 사용되었다. 더구나 출산을 촉진할 수 있는 전통적 가족제도를 비판하면서, 비혼과 동거를 부추기는 방향으로 사용되었다. 오늘날 저출산의 경향이 회복되지 않는 데에는 성적자기결정권을 인권이라 주장하며, 하나님이 부여하신 창조 사역은 회피하고, 성적 쾌락만 추구하는 반성경적인 성 혁명의 문화가 그 바탕에 있다. 이로 인한 결혼의 지연은 필연적으로 피임과 낙태의 경험 증가, 난임과 불임의 증가로 귀결된다.

어떤 길은 사람이 보기에 바르나 필경은 사망의 길이다(잠 14:12). 그리스도인은 이러한 사망의 길, 반성경적이며 반출산적인 문화에 “NO”라고 단호하게 거절해야 한다.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라는 하나님의 명령에 믿음으로 순종하는 것, 우리를 지으시고 가장 잘 아시는 하나님의 설계를 따라 성 생명 가정의 문화를 신실하게 지켜내는 것이 우리가 따라야 할 복된 생명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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