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성길 교수
민성길 명예교수

성병 또는 성매개감염(sexually transmitted disease, STD)은 성행위, 특히 질 성교, 항문 성교, 구강 성교 등에 의해 전파되는 감염병을 의미한다. (주사기를 통한 감염, 태반을 통한 태아로의 감염도 있다)

고대부터 성행위와 관련된 질병은 알려져 있었으나, 그 정체를 알지 못하였다. 콜럼버스 원정대가 유럽으로 귀환한 이후인 1493년 처음으로 바르셀로나에 새로운 성병인 매독이 등장하였다. 이후 전쟁에 참전한 군인들이 귀국하면서 매독이 유럽의 여러 나라로 번져나갔다. 당시 사람들에게 이 병에 대한 면역이 없었기 때문에 그 증상은 매우 참혹하였고, 사망률도 높았다. 당시 유럽인들은 매독을성적 문란에 대한 “하나님의 징벌”로 보았다. 매독은 흑사병, 결핵, 한센병(나병)과 더불어 사회적 “재앙”이었다.

매독은 등장한지 거의 20여년 만에, 해양시대 선원들을 통해 인도와 중국을 거쳐 조선과 일본에 들어 왔다. 당시 한방의학자들은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피부 증상 때문에 매독을 양매창(楊梅瘡), 천포창(天疱瘡), 창병(瘡病), 당창(唐瘡) 등으로 불렀다. 매독(梅毒)이라는 이름은 그 피부 궤양이 매화 같은 모양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나라에서도 성병(매독)은 결핵, 한센병(나병) 등은 삼대 망국병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이후 의학의 발달과 더불어 세균이 발견되고 항생제가 발명됨에 따라 매독을 포함한 성병의 발생빈도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그러나 최근 그 발생빈도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그 이유는 프리섹스(성혁명의 근본)와 보호되지 않는 섹스(unprotected sex), 즉 성도덕 문란 때문이다. 우리 크리스천은 이를 하나의 “징조”로 보아야 할 것이다.

세균학이 발달함에 따라, 성병은 매독균 이외에도 다양한 균에 의해 발생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세균성 성병에는 임질, 매독, 클라미디아, 연성하감, 비임균성 요도염 등등이 있다. 바이러스성 성병에는 성기헤르페스, 후천성면역결핍증(HIV-AIDS),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곤지름) 등이 있다. 기타 성병에는 곰팡이 감염인 칸디다질염과 기생충성 성병인 트리코모나스증과 사면발이 등이 있다.

이외에, 성병으로 볼 수 있는 감염병들이 있다. 비임균성 요도염이 가장 흔하다. 이는 임균 이외의 원인균으로 야기되는 모든 요도염을 말한다. 여성 방광염은 요도 주위에 오염되어 있던 질 분비물이나 대변 속의 세균이 성관계 중 요도로 역류하여 방광으로 들어가 염증이 생기는 것이다. 구강성교나 입-항문접촉(rimming) 시, 세균성 이질, 등 각종 소화기계 감염, 즉 장염이 생길 수 있다. 이를 1970년대에 게이 장 증후군(Gay Bowel Syndrome)이라 불렀다.

간염도 이성애든 동성애든 성교로 전염될 수 있는 성병이다. 예를 들어 얼마전 비엔나 지역 병원에 급성 간염환자 수십명이 응급 입원하였는데, 그들은 모두 파리에서 개최된 게이퍼레이드에 참석하였던 동성애자들이었다. 이제 서구 보건당국은 게이퍼레이드에 참여하려는 사람들에게 간염 백신을 접종하고 가라는 경고를 발표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적인 성병 감염율은 대단히 높다. 1980년대 처음 에이즈가 알려졌을 때, 사람들은 몹시 무서워하였다. 문란한 성행위가 줄어들었고, 모든 성병들의 감염율은 감소하였다. 그러나 이제 에이즈감염이 치료약물로 줄어든다고 알려지자 (완치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함부로 성행위를 하는 바람에, 다른 성병들의 감염률이 폭증하였다. 성병은 2015년에서 2019년 사이 30% 증가하였다. 그 폭증의 원인은 청소년과 청년들의 무분별한 성행위이었다. 또한 동성애자들과 트랜스젠더 사람들에게 성병이 증가하였다. 가장 가파르게 증가한 성병이 부모의 매독에 의한 신생아의 매독 (선천성 매독 congenital syphilis) 이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질병관리청에 의하면 성병은 지난 10여 년간 꾸준히 증가하여 왔다. 예를 들면 매독에 대한 전수감시가 시행된 2011년 이후, 1기 매독 환자 수는 2011년 690명에서 2019년 1176명으로 증가하였다. 2019년에 신고된 총 매독 사례 중 남자가 약 73%로 많았다. 따라서 동성 간의 성교가 매독 증가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또한 매독을 제외한 4급 법정감염병에 포함되는 성매개감염병(임질, 클라미디아감염증, 연성하감, 성기단순포진, 첨규콘딜롬, 사람유두종바이러스감염증)은 2002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했으나, 2010년을 기점으로 다시 증가 추세이다. 이 중 클라미디아감염증이 가장 많다.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 간의 만남이 줄어든 상황에서 성병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아직 뚜렷한 이유가 파악되진 않고 있지만 데이팅앱 사용을 통한 만남, 동성 간의 성접촉, 해외 유입 인구 증가 등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에이즈의 경우, 2018년까지 신고되고 누적된 생존 감염인 수는 12,991명이다. 신규 감염인은 2013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1,000명 이상이다. 그들 중 남자가 95% 이상이다. 연령 구성에서는 내국인의 경우 20대가 37.0%로 가장 많았다. 매독환자중에 HIV에 감염되는 수가 많다.

청소년층에서 성병이 증가하고 있어 문제이다. 10대 성병 환자는 2014년 9622명에서 2018년 1만2753명으로 꾸준히 늘어 증가율이 33%에 이른다. 특히 여자 청소년 성병환자가 2014년 7345명에서 2018년에는 1만343명으로 약 41% 증가했고, 2019년 기준 전체 청소년 성병 환자 인원 중 81%를 차지한다. 여자 청소년에 성병이 많다니 놀랍다. 또한 우려스러운 것은 남자 청소년들 중에 에이즈까지 발견된다는 점이다.

성병은 초기에 증상을 일으키지 않는 경우가 많다. 증상이 나타난다면, 감염 후 얼마 지나면 피부 증상과 하복부 통증, 성기 분비물이나 하혈 등 혐오스런 증상들이 나타난다. 그러나 대개 사그라들기 때문에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자신도 모르게 다른 사람에게 전염시킬 위험성이 높다. 감염사실을 알면서도 숨긴채 성행위를 하거나 성행위 중 상대방에게 알리지 않은채 콘돔을 제거하는 경우도 많이 발견되고 있다. 이 모두 극히 위험한 비윤리적 성행동이다.

치료되지 않으면 합병증이 심각하다. 불임, 자궁외 임신, 피부 병변을 통한 HIV 감염 등이 있다. 매독의 경우 뇌매독(진행마비)으로 정신병과 치매가 같이 나타날 수 있다. 매독이 태반을 통해 태아에 감염되어 선천성 매독이 되면 기형아, 저능아, 심지어 사산아가 태어날 수 있다. HPV는 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도 (감염율이 높은) 여자 청소년들 모두에게 HPV 백신을 맞게 하고 있다. 한 때 죽음의 사자로 공토릐 대상이었던 에이즈는 치료하면 수명이 단축되지는 않으나, 치료비가 막대하며, 궁극적으로 치매가 올 수 있다.

성병이 야기하는 죄의식, 수치감, 스캔들, 그리고 에이즈의 경우 불치성 등으로 정신건강을 해치고 자살하게 만들 수도 있다.

이처럼 성병은 인류에 매우 위협적이다. 우리 크리스천은 현대 사회의 성병의 창궐을 하나의 “징조”로 보고 경계해야 한다. “누구든지 하나님의 성전을 더럽히면 하나님이 그 사람을 멸하시리라 하나님의 성전은 거룩하니 너희도 그러하니라”(고전 3:17) (치료와 예방은 다음 회에)

민성길(연세의대 명예교수)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민성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