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일 교수
김선일 교수. ©DFCtv 유튜브 영상 캡처

김선일 교수(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 선교와문화)가 20일 복음과도시 홈페이지에 ‘공동체가 전도한다는 것’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김 교수는 “전도에서 복음을 나누고 설명하는 중요한 가교의 역할을 담당하는 것은 개인이다. 그렇지만 그 복음의 내용을 삶의 경험으로 확증하고 생생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공동체”라며 “기독교 공동체가 추구하는 삶의 양식은 복음의 언어를 습득하게 하는 통로다. 모든 언어는 그 언어가 쓰이는 문화를 경험함으로써 가장 정확하고 효과적으로 습득된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 외에는 구원 얻을 만한 다른 종교나 사상이 없다고 한다면,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 또한 그의 가르침과 성품으로 빚어지는 특유한(peculiar) 공동체여야 한다”고 했다.

이어 “예수 그리스도께 죄 용서를 받은 사람들이 서로에 대하여, 타인에 대하여 어떠한 관용과 환대의 삶을 사는지가 속죄의 언어를 깨닫는 중요한 경험이 된다”며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이해관계가 없는 이들이 어떻게 하나를 이루며 서로를 돌보는지가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와 사랑을 맛보는 계기가 된다”고 했다.

또 “자기의 권리와 욕구보다 다른 이들을 섬기는 데 진심 어린 신자의 모습이 자기를 내어주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이해하는 통로가 된다”며 “이러한 실천을 하는 개인도 본보기가 되고 소중하지만, 더욱 근본적인 과제는 공동의 실천과 습관으로 형성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신약성경의 서신서들이 교회 안에서의 사랑과 용서와 친교를 반복해서 중요하게 다루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오늘날은 개인의 정체성과 선택, 취향과 자유가 최우선의 가치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부응하여 관계와 공동체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도 바뀐다”며 “혈연, 지연, 학연으로 대표되는 끈끈한 연줄의 관계가 관심과 취향에 따라 모이는 느슨한 연대로 대체되고 있다. 개인주의가 심화하고 있지만, 본래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어떤 식으로든 관계와 공동체를 갈망한다. 그래서 SNS나 소셜 앱을 통해 소모임과 커뮤니티들이 번창한다. 코로나 이후 교회들도 소그룹과 같은 공동체적 모임의 필요성을 더욱 실감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이어 “공동체의 형식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공동체의 핵심 가치이다. 공동체의 형식에 있어서 교회는 현대인들의 변화된 관계 문법인 자율성과 수평성을 최대한 이해하고 그에 적응할 필요가 있다”며 “그러나 그 공동체의 핵심 가치를 기반으로 형성되는 그 공동체의 문화와 습관은 개인의 자유와 선택을 최고의 가치로 삼는 세속주의와는 분명히 차별되어야 한다. 심지어, 오늘날의 세속적 윤리에서도 비판하는 위계주의, 학벌주의, 배타주의와는 더더욱 거리를 두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교회가 보여주어야 할 것은 자기 부인의 영성과 타인에 대한 환대와 섬김을 실천하는 공동체다. 이는 그리스도의 대속의 죽음에 견고하게 뿌리 내리며, 그의 가르침과 삶을 기억하고 재연하며 살아내는 공동체”라며 “이러한 공동체를 세우는 것이야말로 관계를 갈망하지만 관계를 지속하기에는 너무도 취약한 문화에서 교회가 복음을 전하는 유력한 방식일 것이다. 교회가 전하는 진리의 복음은 그리스도를 따르는 신실한 제자들의 공동체 위에서 온전하고 굳건하게 전파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근본적인 공동체적 전도는 기독교 공동체의 고유한 존재 양식과 공동의 습관으로부터 나온다. 우리가 그리스도의 몸을 어떻게 이루느냐가 곧 우리가 그리스도의 주되심을 전하는 증거가 된다”며 “실제로 많은 사람이 평소에 그리스도인들과 기독교 공동체를 접하면서 점진적으로 교회의 일원이 되곤 한다. 그들은 자신들의 기존 사회적 자본, 곧 인간관계보다 더욱 강력하고 따뜻하고 매력적인 사회적 자본을 제공하는 기독교 공동체에 끌린 것이다. 기독교의 공동체가 함께 추구하고 실천하는 삶은 믿지 않는 이들의 삶과 질적으로 차이가 있을 때 초월적인 복음의 메시지와 조화를 이룰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현재 우리가 안고 있는 전도의 어려움은 바로 이처럼 차별화된 공동체를 경험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며 “문제는 우리가 전하는 복음의 내용이 아니라, 그 복음의 내용이 가리키는 삶의 실체가 없다는 것이다. 새로운 시대에 적합한 복음전도 방법의 부재가 아니라, 복음의 실체를 경험하고 표현하는 공동체의 부재가 문제”라고 했다.

아울러 “초기 기독교는 박해와 위협 가운데서도 실질적인 전도를 이루었고 교회는 성장했다. 공개적인 전도가 금지된 상황에서 초기 기독교는 그들의 대조적인 생활방식으로 복음을 전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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