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일 교수
김선일 교수. ©DFCtv 유튜브 영상 캡처

김선일 교수(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 선교와문화)가 20일 복음과도시 홈페이지에 ‘뉴비긴에게서 배우는 전도의 자신감’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김 교수는 “뉴비긴은 남인도에서 38년간 선교사이자 주교로 사역하는 동시에, 에큐메니컬 운동인 WCC에도 깊이 관여했다”며 “그러나 복음의 메시지는 거의 사라지고 선교를 사회정의와 민권운동으로 채색한 WCC의 정책을 보면서 그는 깊이 가슴 아파하며 자신이 산산이 부서지는 고통을 느꼈다고 술회했다. 그래서 WCC에서 일할 때도 뉴비긴은 선교의 세속화 물결에 맞서며 ‘가장 중요한 일은 더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이 구원자이심을 알도록 인도하는 것’임을 명확히 했다”고 했다.

이어 “뉴비긴의 전 생애와 사역에서 회심과 복음전도는 중심을 이루고 있었다”며 “남인도에서 선교를 할 때도 그는 직접 길거리를 다니며 성경을 반포하고 복음을 전하는 일에 헌신했다. 그는 우리가 진지하게 믿는다면 이웃에게 복음을 전하려는 마음이 간절해질 수밖에 없다고 본다. 따라서 회심에 대한 관심은 이웃에 대한 관심의 증가를 의미한다”고 했다.

그는 “뉴비긴은 서구의 그리스도인들이 복음을 전하는 일에 소심한 이유를 두 가지로 본다“며 “첫째, 현대의 과학적 세계관이 전통적인 기독교의 가르침을 주관적 감정의 영역으로 몰고 가며 사실상의 공적 영역에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만들었다. 둘째, 대도시는 이미 다종교, 다문화의 상황에서 기독교를 전하는 것은 인종차별적 태도가 될 수 있고, 소수 공동체를 존중하기 위해서 복음전도는 당연히 배제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이러한 발상을 뉴비긴은 ‘신학적 간음’으로 경계한다)”고 했다.

또 “이러한 과학주의적 인식론과 다원주의적 태도는 21세기 한국 사회에서도 복음을 전하는 데 중대한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다. 이러한 난관들 앞에서 그가 제시하는 전도의 해법은 두 가지”라며 “하나는 복음의 역사적 공공성을 발견해야 한다는 것, 또 하나는 복음의 공적 진리됨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사람들의 공동체를 통해서 증명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복음에 대한 이와 같은 명료하고 거시적인 신념은 우리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적절한 확신(proper confidence)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뉴비긴이 거듭 강조하는 바는 복음의 공공성”이라며 “이는 세상을 개선하는 일에 적극 참여하라는 공공신학과는 차이가 있다. 계몽주의 이후 기독교 진리는 인간의 주관적 감정이나 내면적 가치로 축소되고 공적인 삶을 비롯한 현실 세계와는 무관하게 취급됐다. 뉴비긴은 과학과 종교, 또는 사실과 가치의 이분법이 결국 서구사회를 세속화, 심지어는 이교화로 이끄는 근본 인식이라고 본다”고 했다.

이어 “물론 그는 교회의 공적 세계에 대한 책임도 강조하며, 사회의 모든 분야에 대한 성경적 관점을 정립하는 과제도 진지하게 제안한다”며 “그러나 그의 초점은 기독교 복음이 공적이며 보편적인 진리라는 것과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사역은 역사를 뒤집는 유일무이한 사건이라는 데에 맞춰져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뉴비긴은 그리스도인이 공적 영역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 일차적으로 고려해야 할 대상은 바로 지역 교회 회중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고 했다.

그는 “선교적 교회의 핵심은 그리스도의 사역으로 인해 생긴 새로운 실재가 최우선이어야 한다”며 “새로운 실재가 위기와 의문, 응답을 일으키고 그리스도께 대한 헌신의 공동체를 만들어 낸다.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 사건은 인류 역사에서 유일무이하게 발생했고, 그 이야기를 기억하고 실천하고 재연하는 것이 바로 교회의 정체성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그에게서 복음전도와 공동체의 관계는 항상 긴밀하다”고 했다.

이어 “그가 실제로 참여했던 길거리 전도도 이러한 말과 행동이 같이 간다는 전제 아래서 가능했다. 길거리에서 복음을 듣는 이들은 낯선 순회전도자의 외침을 듣는 것이 아니라, 그 지역에 존재하는 기독교 공동체의 존재를 인식하고, 그들의 섬기는 사역을 경험하는 상태에서 말로 선포된 복음을 접한다는 것”이라며 “뉴비긴은 성령의 새로운 실재가 교회를 통해서 흘러넘치고 사람들에게 드러났을 때, 불신자들이 이러한 현상에 대해 질문을 하고 그에 대한 ‘대답’으로서 복음전도의 사역이 일어난다고 주장한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전도가 명령으로 인식될 때 전도는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전도는 명령이기에 앞서 먼저 초월적 은혜의 사건이라는 맥락에서 의미를 지닌다”며 “뉴비긴은 전도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어서 설명이 요구될 때 비로소 필요한 것이라고 말한다. 새로운 실재의 도래에 대한 의문에 응답할 때 복음전도가 이루어진다. 바로 이러한 논리가 선교적 교회론을 끌어가야 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뉴비긴은 과학주의와 다원주의로 인해서 기독교가 주변부로 밀려나고 위축된 사회 속에서도 이와 같이 복음의 공공성과 역사의 실마리인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 사건을 강력하게 변호한다”며 “그의 이러한 변증적 노력은 우리로 하여금 복음에 대한 적절한 확신(Proper Confidence)으로 나아가게 한다”고 했다.

이어 “이러한 고유한 확신은 우선은 공적 진리로서 복음에 대한 자신감으로부터 출발하지만, 또한 그 복음을 전하는 방식은 그리스도의 성품과 성령의 임재를 드러내는 사랑과 겸손의 공동체를 통해서”라며 “자신의 옳음을 논리적으로 입증해서 상대를 바꾸려는 펠라기우스적 방식이나 상대를 힘으로 제압하려는 정복주의적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그의 백성을 구원하신 선택 교리의 참된 의미와도 어긋난다고 뉴비긴은 본다”고 했다.

아울러 “기독교 복음은 하나님께서 창조하시고, 예수 그리스도의 죽으심과 부활을 통해서 역사의 실마리가 풀린다는 것을 믿고 신뢰하며, 이를 기반으로 사람들로 하여금 자아 성찰과 회개, 새로운 헌신의 인생으로 변화시키는 확신을 제공한다”며 “오늘의 다원적 사회에서도 다양한 사람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고백하고 그의 교회를 이루기 때문에 우리는 하나님의 사랑의 길이와 넓이, 높이와 깊이를 더 많이 배울 수 있으며, 그렇기에 우리는 적절한 자신감을 지닐 수 있다. 이는 또한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믿고 신뢰함에서 비롯되어야 하는 고유한 확신”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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