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예배
한 교회에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는 모습(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뉴시스

한국교회에서 온라인을 통한 이른바 ‘실시간 예배 중계’의 후유증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상황에서 거의 모든 교회들이 도입했던 이것이 오랜 시간 지속되면서 교인들의 신앙 저하를 불러오고 있다는 평가다.

“한번 편한 것에 길들여지면 점점 더…”

천석길 목사(구미남교회 담임)는 최근 교계 매체인 ‘코람데오닷컴’에 ‘실시간 예배 중계를 중단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천 목사는 이 글에서 “모든 일상이 정상으로 돌아왔지만 당연히 교회에 나와서 예배를 드려야 할 그리스도인들이 아직도 스마트폰으로 들여다보고 있으면서 예배를 드린 것으로, 주일을 지킨 것으로 자기 스스로를 위로하곤 한다”고 했다.

그는 “믿음으로 예배의 자리에 힘을 다해 나아 올 때 우리 가운데에서 함께 하시는 하나님의 임재를 체험할 수 있다”며 “이제는 어떤 일이 있어도 예배의 자리로 나와야 한다”고 했다. “사람들은 한번 편한 것에 길들여지면 점점 더 편해지고 싶어 한다”고도 썼다.

현장 참석률 낮고 온라인 참석률 높을수록 신앙 저하율↑

예장 통합총회와 기아대책, 목회데이터연구소가 전국 만 19세 이상 개신교인 1,500명을 대상으로 지난 4월 15일부터 25일까지 조사한 결과에서도 이런 상황을 어느 정도 엿볼 수 있다.

이에 따르면 교회 규모별 주일 현장 예배 참석률은 △‘99명 이하 교회’는 71% △‘100~999명 교회’는 60% △‘1000명 이상 교회’는 46%까지 떨어져 절반을 채 회복하지 못했다.

반대로 출석교회 온라인 예배 참석률은 △‘99명 이하 교회’ 12% △‘100~999명 교회’ 27% △‘1000명 이상 교회’ 37%로 교회 규모가 클수록 높아졌다.

‘신앙이 약해진 것 같다’는 응답은 △‘99명 이하 교회’에서 28% △‘100~999명 교회’에선 39% △‘1000명 이상 교회’에선 46%로 나타났다. 즉, 현장 예배 참석률이 낮고 온라인 예배 참석률이 높을수록 신앙 저하율이 커진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예배는 회중 아닌 하나님 위한 것”

김민호 목사(회복의교회 담임)는 “실시간 온라인 예배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성도들 사이의 ‘교통’이 없다는 점이다. 성도의 교통은 사도신경에서의 중요한 요소”라며 “온라인 예배라는 명목 하에 이 부분이 없어진 것”이라고 했다.

김 목사는 “예배를 규정할 때 중요한 부분 중 하나가 바로 모임이다. 그런데 모임을 배제하고 단순히 설교를 듣는 것을 예배라고 하는 것은 예배를 잘못 이해하는 것”이라며 “예배는 모든 성도가 한 자리에 모여 서로 교통하는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지, 개인 단독으로서의 종교행위가 아니”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 시점에서 교회들이 예배의 온라인 실시간 중계를 하지 않는 것이 성도의 신앙 약화를 막을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실시간 온라인 예배’라는 ‘공급’이 줄면 자연히 ‘수요’도 줄 것이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한편 김 목사는 지금과 같은 온라인 예배의 보편화가 ‘메타버스’로 전환되는 과도기일 수 있다고 했다. 만약 ‘메타버스 예배’가 현장 예배를 대신하게 되면, “교회는 주저앉게 될 것이 불보듯 뻔하다”고 그는 말했다.

김 목사는 “코로나 상황에서 약 1만2천 교회가 문을 닫고 120만 명의 교인들이 떠났다고 하는데, 보다 편리한 메타버스 교회가 일반화 되면 더 많은 교회가 문을 닫고 성도는 교회를 떠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예배가 누구를 위한 것인가에 대한 바른 인식 무너져 있다. 예배는 하나님을 위한 것이지 회중을 위한 것이 아니”라며 “그럼에도 예배가 회중의 편의에 맞춰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다른 한 목회자는 “예배는 구별된 시간에 구별된 장소에서 드려야 한다. 이것이 거룩한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는 우리의 마땅한 의무”라며 “이를 통해 우리는 거룩한 하나님의 임재 또한 체험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온라인 예배를 온전한 예배라고 볼 수는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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