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흑자
▲인천 남항 E1컨테이너 터미널에 쌓여있는 컨테이너 박스 모습. ©자료사진=뉴시스

한국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수출이 반도체 하강 국면과 중국 수출 감소 등의 영향으로 올해 급격하게 악화하면서 경제 전반에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정부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수출 경쟁력 강화 정책을 내놨지만, 국제 유가 상승 등 에너지발 무역 위기가 지속되면서 반전 효과를 거두기 어려운 모습이다.

10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의 1~8월 수출액은 총 4677억7400만 달러, 수입액은 4925억1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지난 8월까지 우리나라 무역수지(수출액-수입액)는 247억2700만 달러 적자로,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56년 이후 66년 만에 사상 최대치 적자를 기록했다.

아울러 지난달 무역수지도 94억7000만 달러 적자를 내면서 5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5개월 연속 적자는 지난 2007년 12월~2008년 4월 이후 처음이다.

이 같은 무역수지 적자의 주요 원인으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이 지목된다.

올해 8월까지 원유·가스·석탄 3대 에너지원 수입 증가액은 무려 589억4000만 달러로, 같은 기간 누적 무역적자(247억2700만 달러)를 2배 가량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 문제는 단기간에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은 상황이다.

러시아는 독일과 연결되는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 가동의 무기한 중단을 발표했고, 비(非)석유수출국기구(OPEC) 산유국 협의체인 오펙플러스(OPEC+)는 최근 원유 감산을 결정하면서 국내 에너지 수급까지 '비상등'이 들어왔다.

특히 난방용 에너지 수요가 많아지는 동절기가 다가옴에 따라 유럽과 아시아의 물량 확보 경쟁 심화로 에너지 가격이 추가로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원·달러 환율이 1380원대까지 치솟으면서 에너지 수입 부담도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환율이 1400원을 넘어 1450원대까지 오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3대 에너지원을 중심으로 한 수입액 증가뿐 아니라, 최대 교역국인 중국에 대한 수출 감소와 반도체 수출 부진도 무역 적자를 키우고 있다.

지난달 대(對) 중국 수출은 131억3000만 달러로 1년 전과 비교해 5.4% 감소했다. 중국 정부의 '도시 봉쇄' 정책 등으로 성장세 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반도체, 무선통신 품목 등 주요 품목의 수출이 감소한 탓이다.

반면 지난달 중국으로부터의 수입 규모는 135억200만 달러로 수출액을 웃돌면서, 우리나라의 대중 무역수지는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30년 만에 처음으로 4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여기에 우리 수출 20%를 차지하는 반도체의 지난달 수출액은 지난달 전년 동기 대비 7.8% 줄어든 107억8000만 달러로 집계되면서 2020년 6월(-0.03%) 이후 26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반도체 수출 감소는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둔화가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반도체 가격은 (D램 고정가) 1분기 3.41달러, 2분기 3.37달러로 지속해서 하락했으며, 하반기에도 3분기 2.88달러, 4분기 2.50달러로 추가 하락이 전망된다.

반도체 산업도 점차 둔화하는 모습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간한 '9월 경제동향'에 따르면 지난 7월 반도체 생산(계절조정 기준)은 전월 대비 3.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7월 반도체 산업 가동률도 지난 4월 고점(139.4)과 비교해 14.3% 하락한 119.5에 그쳤다. 반면 재고율은 전월 63.0%에서 95.7%로 크게 상승했다.

반도체 수출과 대중 수출이 나란히 감소하는 가운데, 우리나라 전체 수출 증가세의 둔화도 점점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우리 수출은 2020년 11월 이후 2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올해 월별 수출 증가율은 ▲1월 15.2% ▲2월 20.6% ▲3월 18.2% ▲4월 12.3% ▲5월 21.3% ▲6월 5.4% ▲7월 9.4% ▲8월 6.6%로 하반기 이후 한 자릿수에 머무르고 있다.

수출 증가세 둔화는 연속되는 무역적자 속에서도 흑자를 유지했던 경상수지마저 위협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10억9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지만 전년 동월 대비 흑자 폭은 66억2000만 달러 축소됐다. 이는 2011년 5월(-79억 달러) 이후 11년 2개월 만에 최대 감소폭이며, 역대 기준으로도 두 번째로 큰 감소폭이었다.

특히 경상수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는 전년동월대비 67억3000만 달러 감소하면서 11억8000만 달러 적자를 냈다. 상품수지가 적자로 전환된 것은 2012년 4월(-3억3000만 달러) 이후 10년 3개월 만이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재정수지와 경상수지가 동시에 적자인 '쌍둥이 적자'를 우려하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재정수지, 경상수지가 동반 적자를 기록하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25년 만에 처음이다.

정부는 수출 위기 극복을 위해 무역금융을 351조원 공급하고, 에너지·중국·반도체 등 3대 수출입 리스크(위험)를 중점 대응하는 내용의 '수출 경쟁력 강화 방안'을 지난달 말 발표했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각국의 금리 인상 압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경기 하방 압력에 에너지 가격 상승 요인까지 맞물리면서, 하반기에도 무역수지 적자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미 금리 역전에 대한 우려, 우리나라의 장기적인 경제 상황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전체적인 상황이 악화되고 있고 이 부분이 외환시장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환율이 올랐음에도 수출이 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성 교수는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 그 과정에서 수출이 증가해 경기 상황이 개선돼야 하는데, 작동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여서 심각하게 우려된다"며 "향후에도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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