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철준 목사
최철준 목사(나주글로벌교회)

우리가 어려움 중에도 감사할 수 있는 이유가 무엇인가? 하나님이 위로를 주실 뿐만 아니라, 둘째로 어려움을 통해 우리를 위로자로 세워주시기 때문이다. 바울은 고린도교회 성도들에게 말한다. “우리의 모든 환난 중에서 우리를 위로하사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께 받는 위로로써 모든 환난 중에 있는 자들을 능히 위로하게 하시는 이시로다”(4절).

바울이 환난 중에 있을 때 위로의 하나님께서 바울을 위로하신다. 넘치는 하나님의 위로를 받고 바울이 회복된다. 그리고 나에게 넘치는 위로를 주신 하나님의 뜻을 발견한다. 그 뜻이 무엇인가? 환난 중에 있는 자들을 위로하게 하시려는 하나님의 뜻을 깨닫는다. 내 환난은 환난으로 의미 없이 끝나버리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를 위로하는 축복의 통로가 되도록 하나님이 나의 환난을 사용하신다는 것이다.

장년 성도님들 만나보면 자녀에 대한 고민이 많다. 한 자녀가 왕따를 당하고 우울증을 심하게 앓아서 학교에 적응하지 못했다. 엄마가 우울증 앓고 있는 자녀를 돌보느라 아무것도 못 했다. 아이에게 매여 있어서 신앙생활도 제대로 못 했다. 같은 목장(소그룹)의 권사님께서 우울증 앓는 아이를 돌보려면 엄마가 먼저 살아야 된다고. 엄마가 살아야 우울증 앓고 있는 아이를 돌볼 수 있지 않겠냐고. 집에만 있으면 안 되고, 말씀을 배우고 훈련도 받고 섬겨보라고. 그래야 아이를 잘 돌볼 수 있다고 말했다.

권사님이 왜 이렇게 권면했을까? 권사님 자신도 우울증 앓는 자녀 때문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힘들고 아픔이 있었지만 훈련받고 목자로 섬기면서 많은 은혜를 받고 그 힘으로 어려운 시간을 통과할 수 있었다. 하나님이 권사님을 위로하실 뿐만 아니라, 그 고난을 선용하셔서 위로자로 세워주신 것이다.

하나님은 위로자이면서 우리에게 위로사의 자격을 부여하신다. 위로사 자격증은 시험을 보고 어떤 단계를 거쳐서 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도 고난을 받음으로 그 분야에서 위로사의 자격증을 얻는다. 고난의 경중에 따라 위로사 자격증의 급수가 달라진다. 사별의 고통을 겪은 분들에게는 사별을 경험한 이들의 위로가 효과적이고 암에 걸린 이들에게는 같은 암 환자, 암에서 고침을 받은 이들의 위로가 힘이 세다.

중앙의료병원 원로 목사님은 열두 번이나 수술을 받고 10년을 투병하다 죽은 사람이 되었다. 시신을 안치해야 하는데 장소가 없어서 그냥 밖에 놓아두었다고 한다. 아침이 되어 시체실에 넣으려니까 시신이 꿈틀거리며 살아나게 되었다. 하나님이 주신 생명, 어떻게 살아야 할까 고민하다가 목사가 되고 원목이 되었다. 환자들은 이분만 가면 위로를 받고 희망을 얻었다. 혹독한 고난을 통해서 엄청나게 높은 급수의 위로사 자격을 취득한 것이다. 시각을 잃어가면서도 장애를 가진 동생을 돌보는 양진철 목사님. 어린 시절 어머니를 잃고, 네 명의 엄마를 겪으며 살아야했던 이희범 목사님, 어린 시절 학대와 남편 질병의 아픔을 겪어야 했던 정윤선 집사님. 세 분은 모두 혹독한 고난을 통과하고 위로사 자격증을 취득한 분들이다.

헨리나우웬은 “상처입은 치유자”에서 이렇게 말한다. “예수 그리스도는 상처 입은 치유자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이 땅에서 많은 상처를 받았습니다.” 그분은 제자들의 배신으로 인해 상처를 받았고, 가족들로부터 거절 받으셨으며, 십자가에서 살이 찢기는 상처를 받았다. 그리고 아버지 하나님께도 버림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이 받았던 상처 때문에 사람들을 원망하지 않고 상처받은 사람들을 가슴에 끌어안고 치유하시는 분이 되셨다. 그래서 예수 그리스도는 상처받은 우리 인생을 이해하신다.

예수님이 위로자의 배턴을 우리에게 넘기신다. 상처를 받았던 사람에게 지금 상처로 아파하는 이들을 치유하라고 고난의 강을 건너본 너희가 지금 그 강을 건너는 이들을 위로하라고, 우리에게 위로사의 자격증을 주시면서 잘 사용하라 하신다.

사랑하는 여러분, 주위를 둘러보면 무너진 가슴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그들에게 찾아가서 위로자가 되어보면 어떨까? 예수님처럼 상처입은 치유자로, 하나님의 위로자로 살아가길 바란다.

최철준 목사(나주글로벌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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