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우 목사
박진우 목사

저번 주 토요일에 방영된 SBS 시사프로그램인 '그것이 알고 싶다'라는 프로그램으로 인해 지금 한국 사회가 떠들썩 합니다. 그 내용만으로 저는 도저히 볼 용기가 없어 미루다가 조금 전에 봤습니다. 아직 그 마음이 진정이 되지 않네요.

그 날 프로에서는 입양한 어린 딸을 폭행해서 죽게 만든 부모의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너무 끔찍해서 입에 담을 수도 없을 정도로 충격적인 내용을 다룬 사건이었습니다. 생후 7개월 무렵 양부모에게 입양된 천사 같은 아이 정인이가 입양 후 270일만에 양부모에 의해 사망한 사건을 다루었습니다.

그 프로에서 그 아이가 죽게 된 원인을 설명하는 의사의 말은 정말 끔찍하다 못해 몸서리가 쳐질 정도였습니다. 내가 잘못 듣고 있지 않을까 할 정도였습니다. 아이들은 잘 부러지지 않는 갈비뼈가 다 부러지고 배 안에는 피로 가득 차 있으며 장은 터져서 공기가 세서 인간이 느낄 수 있는 통증 중에 가장 큰 통증으로 죽어갔다고 설명을 하는데… 정말 말이 안 나오고 귀를 막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그 사건으로 인해 한국 사회 전체가 분노하고 가슴 아파하고 있습니다. 근데 더욱 더 충격적인 건 그 아이를 그렇게 만든 부모 둘 다 목사 집안의 자녀라는 사실이었습니다. 부모 둘 두가 미국 유학까지 갔다 온 걸로 봐서는 어느 정도 안정된 목회를 한 목사님 가정의 자녀일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아마 그들의 부모님들은 목회를 하면서 많은 분들의 존경을 받고 칭찬을 받았을 수도 있습니다. 근데 그러한 목사님의 가정에서 말로도 표현 못할 끔찍한 일을 저지른 괴물 같은 인간으로 자녀들을 양육했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부모가 완벽할 수 없어서 자녀들을 조금 엇나갈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이 정도의 인간성이 말살될 정도로 자라났다는 건 정말 심각하게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그 일로 인해 안 그래도 기독교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은 이 시점에 기독교에 대한 이미지는 회복이 어려울 정도로 바닥에 떨어져 버렸습니다. 이제는 정말 기독교인이라고 하기가 부끄러울 정도가 아니라 수치스러워져 버릴 정도가 되었습니다. 더욱이 목사인 저는 참담한 심정입니다.

죄송하지만 이제껏 교회는 가정을 세우기 보다는 어쩌면 가정을 무너뜨리는 데 일조를 했을 수도 있습니다. 가정보다는 교회의 봉사나 사역을 우선시하는 것이 더욱 더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영적인 행위로 가르쳐 왔기 때문입니다. 물론 교회 공동체에서 믿는 자들이 함께 모여 귀한 사역을 감당하는 것이 귀하고 아름다운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만큼 가정에서 부모로써 배우자로써 해야 할 일을 잘 감당하는 것 또한 교회에서의 일만큼 귀한 일이라는 것을 제대로 가르쳐 주지 못했습니다. 교회의 일과 가정의 일에 대한 가치 측정을 너무 교회 쪽으로 치우쳐 가르쳐 온 결과로 가정은 점점 무너져 버리게 된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가장 처음 만든 공동체는 교회가 아니라 가정입니다. 하나님의 형상으로 만든 남자와 여자가 함께 하는 가정이 먼저 교회가 되어야 함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에베소서 5장 31절과 32절에 가정에 대해서 이렇게 말씀하고 있는 겁니다. "그러므로 사람이 부모를 떠나 그의 아내와 합하여 그 둘이 한 육체가 될지니 이 비밀이 크도다 나는 그리스도와 교회에 대하여 말하노라"

하나님께서 가정을 주신 참된 의미를 여기서 밝혀 줍니다. 그것은 바로 가정을 통해서 예수님과 교회를 경험하도록 하기 위함이라는 겁니다. 가정에서 예수님을 경험하고 참된 교회가 무엇인지를 경험해야만 그 가정들이 모인 교회 공동체가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참된 공동체로 세워질 수가 있는 겁니다. 교회에서 아무런 좋은 말씀을 가르치고 훈련을 한다고 해도 가정이 무너진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겁니다. 가정의 회복이 우선입니다.

열방을 변화시키는 것 좋습니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도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 이전에 먼저 가정에서나 잘해야 합니다. 가정에서 예수님의 사랑과 은혜를 드러내지 못한 채 하는 모든 신앙적인 행위들은 어쩌면 자기 만족을 위한 종교적인 기만일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의를 쌓으며 예수님을 대적하는 가장 무서운 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목사로써 정말 부끄럽고 죄송할 따름입니다. 저희 같은 목사가 잘못 가르친 결과입니다. 무엇보다도 아무 잘못도 없이 괴물 같은 어른의 손에 말할 수 없는 고통 속에서 죽어간 정인이에게 너무 미안하고 미안할 따름입니다.

"정인아, 정말 미안해!! 정말 미안해!!"

박진우 목사(켈러 한인 제일 침례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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