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대 신학사상연구소 심포지엄
한신대 신학사상연구소 심포지엄 참석자 단체사진. ©신학사상연구소

한신대신학사상연구소가 지난달 30일 오후 4시 한신대 경기캠퍼스 샬롬채플실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정신 건강’이라는 주제로 교육부 대학혁신지원사업 2차년도 신학사상연구소 심포지엄이 개최됐다. 이날 김경종 목사(한신대 박사과정, 목포성림교회 담임)는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경험하게 되는 목회자와 교인의 정신 건강을 위한 심리 과정 이해’라는 제목으로 발제했다.

김 목사는 “한국 교계 상황에서 목회적 돌봄(pastoral care, 목회)은 사실 교역(ministry, 사역)과 혼용되어 사용되었다. 교역은 목사의 전체적인 기능으로 신앙생활론, 설교, 예배, 목회적 돌봄(목회), 그리스도교 공동체론 등을 포함하는 것임에 반해 목회적 돌봄은 영혼 돌봄을 중점적으로 행하는 교역의 한 부분”이라며 “하지만 목회적 돌봄이 형태로는 교역의 한 부분일지 몰라도 내용적으로는 교역의 전체적인 부분과 연관되어 있고 아우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예를 들어 목사는 성경 공부 자체를 위해 설교하는 것이 아니라 영혼 돌봄의 관점(perspective)에서 한 영혼을 위로하고 격려하며 악과 맞설 수 있도록 지지하며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 온전히 살아갈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설교한다”며 “이것이 교역의 측면에서 설교 자체를 바라보는 것과 목회적 돌봄의 관점에서 설교를 실현하는 것과의 차이라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러한 관점을 놓쳐버리면 목사는 교역의 다른 부분에 집중하느라 목회의 본질인 영혼 돌봄을 실천하는 목회적 돌봄은 소홀히 대할 가능성이 생기게 된다”며 “이럴 경우 영혼 돌봄은 그 힘이 약화되고 전통적으로 목회는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따라서 코로나19와 같은 상황 속에서 더욱더 강화되어야 할 것은 바로 영혼 돌봄이 중심인 목회적 돌봄”이라고 했다.

그리고 그는 “오늘날 목회적 돌봄의 형태는 전통적인 목회적 돌봄의 형태인 훈련 혹은 치리(discipline), 위로(comfort), 교화(edification)와 다르다. 그 이유는 훈련 또는 치리가 교회의 순결 보존의 성격이 강하기에 잘못한 이들의 영혼 돌봄이 부차적인 것이 되기 쉽기 때문”이라며 “오히려 교회의 조직의 측면에서 다뤄지는 것이 더 유용할 수 있다. 위로의 경우는 그 뜻이 ‘더불어 찾는다’는 말인데, 이 뜻이 쉽게 잊히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교화는 복음을 전하는 일인 전도와 이미 믿은 사람에게 순화시키는 측면이 강해서 영혼 돌봄보다는 조직적 관점에서 보는 것이 더 타당하게 된다”고 했다.

이어 “따라서 오늘날은 힐트너(Seward Hiltner)가 제안하듯이 상처 입은 영혼을 싸매주는 치료(healing)와 고통을 당하는 사람과 함께 버티고 서서 용기를 가지고 그 태도를 변경할 수 있도록 위로하는 지탱(sustaining), 도움을 받고 싶은 사람에게 길을 제대로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인도(guiding)로 변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며 “이러한 변화는 필연적으로 인간 이해에 대한 사회 과학적인 방법론인 심리학과 대화하면서 목회 상담(Pastoral Counseling), 영성 지도(spiritual direction), 목회 심리 치료(Pastoral Psychotherapy)와 같은 구체적이며 특성화된 영역들로 발전하게 된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의 위기 속에서 목사의 목회적 돌봄은 위 3가지 영역 중에서 어떤 영역이 중심이 되어야 할까”라며 “저는 ‘목회 심리 치료’에 중점을 둘 것이다. 왜냐하면 위기 상황 속에서 목회자의 역할은 찰스 거킨(Charles V. Gerkin)의 말대로 위기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 존재하는 것을 추구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 속에서 하나님의 의미를 해석해서 삶을 변형시키는 것을 촉진시키고 안내하는(shepherd) 대상과의 관계(relationship)로서 목회자인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 “그런데 목회자가 위기를 겪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존재할 때 마치 병명과 치료의 방법과 방향을 알고 있고, 의사처럼 또는 그들의 고통이 나와 연결되어 있지 않고 저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처럼 객관적으로 문제를 바라보고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존재일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며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거킨이 주장한 것처럼 목회자는 위기의 사람들과 함께 존재하는 것을 추구하기에 서로 영향을 주고받을 수밖에 없다. 이는 ‘두 성격이 만나면 정서적 폭풍이 생성된다’는 윌프레드 비온(Wilfred Ruprecht Bion)의 말에서도 보장받는다”고 했다.

김 목사는 “따라서 목회자도 교인의 위기 속에 함께 있을 때 자신의 위기도 마주하게 된다. 이때 목회자는 자신의 인격과 인간관계, 내면세계와 발달 과제, 자신의 정체성과 연계된 심리적 갈등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러한 주제를 연구하는 목회 심리학이 위기 속에서 자신의 정신 건강을 돌보면서 교인들의 정신 건강을 돌보는 데 필수적인 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목회자 자신도 위기 상황 속에서 목회적 돌봄의 대상이라는 인식이 결여된 상태로 교인들의 영혼을 돌보면 미숙하고 본능적인 대처를 반복하는 경향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어 “교인들의 정신세계를 심층적으로 살펴보는 정신 건강뿐만 아니라 교인들과 관계하는 자신의 심리 내면세계를 충분히 분석하는 것이야말로 지금 현실 속에서 목회자와 교인들의 정신 건강 모두를 돕는 중요한 방법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심리학에서 ‘상호 주관성’이라는 것이 있다”며 “이것은 활동에 참여한 사람들 사이에 공유된 이해로 개인적 의식이나 자아를 넘어선 공동체적 의식과 공동체적 자아가 있다는 것이다. 자아 세계도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정신 분석학에서는 이를 분석 상황에 적용하면서 분석가와 피분석자라는 두 주관적 경험 세계인 주관성 사이에 상호 작용이 일어난다고 보는 것이다. 둘 사이에 오고 가는 모든 것은 둘이 함께 만들어나가는 것(co-creation)으로 보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따라서 위기 상황 속에서 일어나는 정신 역동도 단지 목회자만의 것도 교인들만의 것도 아니”라며 “무의식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는 친밀한 두 관계는 의식을 넘어서서 무의식의 영역까지도 아우르는 성령에 의해 서로 연결되어 있고 세워지고 있다(엡2:20~22). 따라서 목회자 자신이 위기 속에서 자신의 심리를 이해하며 고통에서 빠져나오는 것은 단지 목회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교인들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부연했다.

특히 “ 코로나19와 같은 위기 상황 속에서 일어나는 목회자 자신의 주요한 정서를 살피고, 그 속의 심리 과정을 이해함을 통해 회복될 수 있다면 교인들에게도 의미 있는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며 “상호 관계이기에 그 역도 성립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김 목사는 “교인들이 자신의 심리 과정을 이해하면서 자신을 돌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 왜냐하면 영혼 돌봄의 전문가는 목회자 자신이기 때문”이라며 “목회자가 자신을 돌봄을 통해서 교인들을 돌보도록 요청받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신의 정신세계와 심리를 이해하는 만큼 교인들의 심리도 보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몰트만(Jürgen Moltmann)은 신학의 길은 마치 정신 분석가가 되는 과정과 유사한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왜냐하면 정신 분석가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이 충분히 분석을 받고 자기 자신에 대해 충분히 깨달아가는 과정이 필수적이듯이 신학도 역시 자신들이 경험하는 삶의 절망을 함께 경험하며 고통의 현장에 머무르면서 그것과 소통하는 것이 매우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그렇다면 목회자는 위기 상황을 어떻게 빠져나올 수 있을까? 또한 자신의 잠재력을 다시 발휘할 수 있을까? 그것은 정신 역동과 심리를 이해하는 방법을 통해서 가능한데 이 부분이 바로 정신 분석이 도울 수 있는 길”이라며 “따라서 정신 분석적 돌봄을 통해 빠져나올 수 있는 방법에는 총 다섯 가지가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먼저는 상처의 후유증이 아닌 언어로 표현하고, 두 번째로 ‘왜 그래? 왜 이래?가 아니라 왜 이럴까?’로 묵상한다. 그리고 세 번째로 타인에게 고통을 주지 않기 위해 내 안에서 머무르며, 네 번째로 모두가 그런 것이 아니라 다른 이들도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다섯 번째로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며 대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이러한 방법을 사용하여 교인들의 심리를 이해하고 교인들도 위기 속에서 빠져나올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면 보다 건강한 위기관리의 능력들이 형성될 것이라고 생각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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