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중인 8일 서울 황학동시장에 위치한 한 중고 주방용품 가게가 한산하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중인 8일 서울 황학동시장에 위치한 한 중고 주방용품 가게가 한산하다.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한 2차 금융지원 프로그램이 지난달 23일 개편 이후 일주일 만에 약 3500억원의 자금을 집행했다. 지난 4개월간 이뤄진 지원 실적(약 6700억원)의 절반 가량을 불과 5영업일 만에 채운 것이다. 그러나 정작 자금지원이 절실한 저신용등급 소상공인들에게 여전히 '문턱'이 높다는 지적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23일부터 소상공인 2차 금융지원 프로그램'의 대출 한도를 기존 1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상향하고, 중복 수급이 가능하도록 개편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개편 이후인 지난달 23일부터 29일까지 일주일(5영업일)간 총 3515억원 규모의 대출이 실행됐다. 하루 평균 승인금액도 지난 5월19일~9월22일 74억2000만원에서 9월23~29일 703억원으로 10배 가까이 불어났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도가 2배 늘어난 데다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대출금리를 내리고 있고, 신용보증기금(신보)의 업무 위탁으로 은행들의 직접보증이 가능해지는 등 1차 당시보다 시스템적이 개선된 영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2차 소상공인 대출의 금리 수준은 시행 초기인 5월25일 3.05~4.99%에서 지난달 21일 2.46~4.99%까지 낮아졌다.

또 5월19일부터 지난달 22일까지 하루 평균 접수건수는 대면이 562건(64.6%), 비대면 308건(35.4%)이었는데, 개편 이후인 23일부터 29일까지 대면 접수는 3945건(35.2%)으로 늘어난 반면, 비대면이 7273건(64.8%)으로 크게 늘었다. 비대면 접수를 늘리면서 1차 지원 당시 문제가 됐던 창구 혼잡 현상이 이번에는 나타나지 않았단 것이다.

다만 저신용등급 소상공인들이 대출에서 소외되는 현상은 여전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소상공인 2차 지원은 신용보증기금이 대출의 95%를 보증하기 때문에 당초 신용 7등급 이하 저신용자들도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은행 영업점 창구에서는 여전히 중신용자들을 포함해 대출을 거절당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한 소상공인은 "신용등급 4등급인데도 주거래은행에서 내부등급에 미달된다며 거절당했다"며 "다 될 것처럼 얘기하더니 실제 상황은 전혀 다르다. 어떤 기준인지도 모르겠고 절박한 자영업자들 두번, 세번 죽이는 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소상공인도 "여러 군데를 다녀봤지만 카드론을 이용했다는 이유로 전부 대출을 거절당했다"며 "장사가 너무 안되고 직원들 월급을 줘야 해서 어쩔 수 없이 이용한 건데 신용이 좋은 사람들만 해주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울분을 터뜨렸다.

2차 소상공인 대출과 관련한 청와대 국민청원도 다수 올라와 있는 상태다.

'소상공인 2차대출 5%가 걸림돌'이라는 제목의 청원에서 작성자는 "10월30일이 상가계약만료인데 임대인이 10월22일까지 5개월치 임대료를 입금해야 재계약 해주겠다고 한다"며 "그래서 2차 대출을 받아 계약연장하고 조금이라도 더 버텨서 나아져 보자고 하는데 내부등급으로 대출이 부결됐단 소리가 많이 들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말 급한 사람들이 제약없이 어느 정도의 서류조건이나 행정적 요건이 맞으면 대출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벼랑 끝 설곳 없는 자영업자를 두번 죽인 코로나 2차 대출'이란 제목의 글에서도 청원인은 "비대면으로 접수를 받는다기에 신청을 했지만 은행 3곳 모두 내부심사로 접수조차 되질 않았다"며 "등급을 떠나 은행 내부심사에 적합하지 않다며 아예 상담조차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에서는 소외받는 소상공인들이 없길 바란다며 보증 95%까지 내줬는데 은행 내부심사에 못 미쳐 접수조차 받아주지 않는 현실이 너무 서럽다"고 토로했다.

이에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은 전날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에서 "개편 이후 일주일간 약 3500억원 규모의 대출이 실행되고, 금리 수준도 제도시행 초기보다 점차 낮아지는 등 소상공인 자금애로 해소에 도움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은행권에서는 신용등급이 낮은 소상공인에게도 넓고 고르게 지원의 손길이 닿을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금융위에 따르면 1차 소상공인 지원프로그램을 통해 14조4000억원이 지원됐으며, 2차 소상공인 지원프로그램을 통해 1조197억원이 집행됐다. 금융권 전체 대출·보증 지원 실적은 지난달 29일 기준 209만5000건, 213조8000억원에 이른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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