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봇의 감정과 사람의 감정

김광연 교수
김광연 교수

휴머노이드(humanoid) 인공지능 로봇은 사랑(love)을 할 수 있을까? <공각기동대> 영화에서 보았던 인공지능 로봇은 타자와 대화를 하면서 그들 스스로의 감정을 드러내고 있었다. 현실과 동떨어진 영화 속 이야기이지만 정말 인공지능 시대에 휴머노이드들은 사랑이나 아픔 등의 감정을 가질 수 있을까? 그들도 인간처럼 사랑할 수 있을까?

인간의 감정은 단순하지가 않다. 하나의 상황을 떠올려보자. 아픔이라는 감정 또는 상처라는 감정을 떠올려 보자. 우리에게 지난 과거 수많은 아픔과 상처가 순간 머릿속에 스쳐지나갈 것이다. 상처 또는 아픔의 감정은 지금 현 상황에서만 느끼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모든 시공간을 뛰어 넘어 아픔(상처)의 감정이 연결된다. 지난 과거 아픈 추억이 지금 다시 떠오른다면 현재 나에게 신체 곧 생물학적 아픔을 겪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가슴이 아플 수 있다. 인간의 감정은 현재 느끼는 신체적 고통이나 아픔을 넘어선다. 과거 수십년전의 기억이 다시 살아날 수도 있고 미래에 나에게 다가올 공포도 현재 아픔으로 녹아들 수 있다.

* 인간의 감정, 생물학적으로만 환원가능한가?

그렇다면 휴머노이드 인공지능 로봇은 사랑이나 아픔의 감정을 스스로 드러낼 수 있을까? 단답형으로 말한다면 인간의 감정과 그들(휴머노이드)의 감정은 같지 않다. 앞서 언급했지만 인간의 감정은 수많은 시공간을 넘어서서 스스로에게 다가온다. 하지만 휴머노이드 로봇의 감정은 단순한 수치나 인간의 다양한 경험을 데이터로 입력하여 반응(출력)하는 형식이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인간이 느끼는 다양한 경험들의 감정과는 다를 수 밖에 없다.

휴머노이드들은 인간의 감정이나 생각에 공감 할 수는 있을 것이다. 실제로 휴머노이드 로봇 소피아(sophia)는 사람과의 대화가 가능하고, 상대방 사람의 시선을 맞추면서 호응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소피아와 사람과의 대화를 보면 어느 정도 교감을 가지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소피아가 사람과 대화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것은 이미 입력된 정보(데이터)를 바탕으로 사람과 대화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생각하면서 말하는 것처럼, 스스로 사유와 판단을 거쳐 말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말을 듣고 인식하여 단어나 그 사람의 눈동자를 보고 자신이 가진 정보(데이터)를 바탕으로 반응하는 것이다. 물론 현재의 인공지능 기술로는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영화에서 보는 듯한 로봇의 실현은 불가능하다.

만약 미래의 어느 순간 영화처럼 생각할 수 있는 로봇이나 사랑할 수 있는 로봇은 등장할 수 있을까? 그들도 사람처럼 서로에 대한 연민을 느끼거나 동정하는 인류애와 같은 마음을 가질 수 있을까? 휴머노이드 로봇이 가진 사랑의 감정은 사람과 무엇이 다른가?

* 인간의 마음과 호르몬의 변화

우리는 흔히 마음(mind)이 어디 있는지 물어보면 심장 근처를 손으로 지시할 것이다. 우리의 마음은 여기(심장 근처)에 있다고 말한다. 정말 인간의 마음이 가슴(심장)에 있는 것일까? 과학 기술이 발전되기 이전, 사람들은 인간의 마음은 심장에서 발생된다고 생각했었다. 지금도 우리는 과학 기술과 무관하게 과학적이든 그렇지 않든 소설이나 영화에서 말하는 것처럼, 인간의 마음은 우리의 가슴에서 시작된다고 이야기할 때도 있다. 하지만 과학 기술이 발달되고 나서 인간의 마음이 시작되는 곳은 가슴(심장)이 아니라 뇌(머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람들은 차츰 우리의 생각과 마음(심경)의 변화는 뇌의 신경 물질이 분비되면서 시작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것 뿐만 아니다. 과학자들은 사랑의 감정도 단순한 마음의 변화, 심장이 두근두근하는 생물학적 변화를 넘어 뇌의 신경물질이 분비되면서 시작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남녀의 사랑, 타자에 대한 낯설음과 호감, 그리고 사랑의 감정은 호르몬의 분비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우리는 알게 되었다. 과학의 발달로 인간의 마음은 점점 생물학적으로 환원되기 시작했다. 인간의 감정, 동정과 심경의 변화가 호르몬의 변화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은 기존의 전통에서는 꿈꾸지 못한 발견이었다.

오늘날 우리 시대에 호르몬의 변화에 따른 심경의 변화는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과학은 우리의 가치관을 이렇게 바꾸어 놓은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의 마음은 전적으로 생물학적인 환원으로만 해석할 수 있는가? 휴머노이드, 그들에게도 사람처럼 기계에 호르몬과 같은 신경물질을 전달하거나 입력하면 사람처럼 감정을 가질 수 있을까? 형이상학적 가치들, 곧 인류애와 동정, 사랑과 연민 심지어 희망과 믿음 등 소중한 인류의 가치가 생물학적 환원으로 대체할 수 있는가? 아니면 인간의 감정은 호르몬의 변화를 넘어서는 무엇이 있는가? (계속)

김광연 교수(숭실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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