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교회 과제 4: 가정이 교회 되기

박동식 교수
박동식 교수

코로나 19 이후 사회는 어떤 의미에서 '원시공산사회'로 회귀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거창하게 표현했지만, 실은 가족 중심의 자급자족 사회 유형을 의미합니다. 물론 모든 것을 가족 안에서 마련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가정에서 거의 모든 것을 온라인으로 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으니 가정이 절대적으로 중요하게 될 것입니다. 직장 일도 가정에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들은 집에서 온라인으로 수업합니다. 대학에 들어가면서 타주로 가던 아이들도 온라인으로 수업을 하고 학교 기숙사도 오픈하지 않으니 집에서 지내게 됩니다. 가정에서 일하고, 공부하고, 놀기도 해야 하니, 그만큼 가정이 중요한 공간이 된 것이 사실이지요.

코로나 19가 오면서 예배도 가정에서 온라인으로 드립니다. 그러나 만일 온라인 예배마저 힘들게 된다면 남는 건 가족 예배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가정이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보통 자녀들의 신앙은 교회에 맡겼죠. 주일날 교회 보내고 주중에 성경 공부가 있으면 보내면서 자녀들의 신앙을 어떤 의미로 교회에 위탁해 온 것이죠. 그러나 지금 물론 출석하는 교회에서 목회자들이 SNS를 통해 자녀들을 열심히 양육하지만 아무래도 부족한 점이 있을 겁니다. 그런 부분을 가정에서 부모들이 채워주어야 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 부모가 더욱더 말씀을 읽고 신앙의 모범을 보여야 할 것입니다. 아이들의 신앙을 부모가 책임진다는 마음으로 말이죠.

2018년 1월 초부터 가정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그 전에 아내와 함께 예배를 드린 적이 있었지만, 하나님의 말씀이 어느 순간 '양질 전환의 법칙'이 적용되면서, 제 잔소리가 첨가되더군요. '말씀의 잔소리화' 내지는 '잔소리의 말씀화' 말이죠. 그러니 예배가 지속이 안 된 것은 당연했겠죠. 그러다가 아이들과 함께, 매주 금요일, 토요일, 주일(때론 겨울 방학에는 매일) 온 가족이 한 테이블에 앉아서 말씀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사도행전을 시작으로 해서 출애굽기, 창세기, 요한복음, 베드로전서, 베드로후서, 여호수아, 사무엘상, 사무엘하, 열왕기상, 열왕기하, 다니엘, 요나, 히브리서, 야고보서, 에스라, 느헤미야, 에스더, 그리고 지금은 고린도전서를 읽고 있습니다. 코로나 19 이후로 의도적으로 읽은 본문은 에스라, 느헤미야, 에스더입니다. 교회도 가지 못하고 격리된 채로 있는 모습이 마치 바벨론 포로기를 살아가는 유다 민족의 이야기 같아서 말이죠.

가정 예배 방법은 본문 한 장을 같이 읽습니다. 아이들이 한국말이 서툴다 보니 영어로 돌아가며 읽습니다. 그리고 제가 한국말로 설명하며 중간중간 아이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있으면 영어로 조금 합니다. 그리고 한 명씩 마음에 닿는 말씀을 나누지요. 아이들은 주로 영어로 하고 아내와 저는 주로 한국말로 하는데도 의사소통이 되지요. 이건 대부분의 이민 가정에서 일어나는 놀라운 현상일 겁니다. 한 가족 안에 언어로 인한 다양성이 형성됩니다. 이민 교회 안에 EM과 KM이 하나로 통합된 유형이죠. 또 부모 자녀 연합 예배가 이루어지니 세대 간 통합예배 유형이지요. 이 모델을 코로나 19 이후 한국 교회에 적용하지 못하라는 법은 없는 것 같습니다.

가정 예배의 유익도 다양합니다. 가정 예배를 통해 무엇보다 아이들과 이야기하는 시간이 많아지니 아이들이 무엇을 고민하는지 어떤 것에 관심을 두고 사는지 알게 되더군요. 공부 잘하는 것은 바라지도 않습니다. 다만 하나님의 말씀 안에서 밝고 건강하게만 자라기를 소망하지요. 언젠가는 아이들이 자신의 일상에서 얻은 소중한 경험들을 나누더군요. 학교에서 믿지 않은 친구 한 명이 처음으로 자기에게 와서 기도해 달라고 했다는 것이에요. 아들이 그 친구한테 교회 가자 혹은 예수님에 대해 이야기도 하지 않았는데 아들이 크리스천 클럽에서 활동하는 모습을 보고 그렇게 기도 부탁을 해 왔던 것이지요. 또 자살까지 시도했던 친구가 수련회에서 자신의 삶을 나누는 것을 아들이 들어 주었다는 것입니다. 그 이야기를 하면서 아들이 웁니다. 아이들에게서 배웁니다.

말씀을 나누다 보면 신학 토론도 벌어집니다. 아이들의 질문이 날카로울 때가 있습니다. 신정론에 관한 질문, 신앙과 과학에 관한 질문, 신 존재에 대한 질문, 정치 사회에 관한 질문, 교회론에 대한 질문 등 다양합니다. 이런 질문을 아이들은 하는데 부모가 얼마만큼 대답할 준비가 되어 있을까요? 그리고 교회학교도 아이들과 이런 토론을 나눌 수 있는 장을 마련하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의 질문에 부모나 교회가 제대로 답해주지 못하면 아이들은 고등학교 때까지 마지못해 교회에 가 주지만 대학 가서는 부모를 떠남과 동시에 교회를 떠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것을 미연에 막기 위해서라도 아이들과 솔직한 신앙과 신학 토론을 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때로는 가정 분위기가 냉랭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서로 마주 앉고 싶지 않을 때가 있지요. 하지만 서로 정한 시간이니 그 시간이면 얼굴을 마주 보며 앉습니다. 그러다 보면 냉랭한 것도 풀리더군요. 아이들이 나중에 커서 마주하고 싶지 않은 이들이 있을 때 어떻게 극복하는지도 가정에서 먼저 배우게 되지 않을까요? 가정 예배, 여러모로 좋습니다. 이렇게라도 해야지요.

가정이 없으면 이제 자기 자신이 예배자가 되어야 합니다. 교회에서 예배가 없더라도, 온라인 예배를 드리지 못하더라도, 가정이 없더라도, 자신이 예배자가 되어야 합니다. (계속)

박동식(미주장로회신학대학교 조직신학 교수)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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