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요한 목사
연요한 목사

사랑의 하나님!

예수님이 어린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 성으로 들어가신 다음 날 주님은 길가에 잎이 무성한 무화과나무를 발견하셨습니다. 혹시 아침 요기라도 할 만한 열매가 있는지 보시러 가까이 가셨습니다. 나무에는 잎사귀 외에 열매가 하나도 없었습니다. “이제부터 영원히, 네게서 열매를 따먹을 사람이 없을 것이다”(막11:14) 예수님의 무서운 말씀입니다. 죽은 자를 살리시며 죽음의 자리에 놓인 사람들에게 생명을 주러 오신 분이셨던 주님, 약자들의 친구가 되어주시고 죄인을 구원하기 위해 자기 목숨까지 내주신 분이십니다. 성전이 사명을 잃었습니다. 내 집은 만민이 기도하는 집이라고 불릴 것이라 하지 않았느냐? 책망하실 수밖에 없었습니다. 주님의 고난과 죽으심을 아파하는 고난주간에 내게 있는 열매는 무엇인가 살피게 하옵소서.

주님께서 기대하는 마음으로 저를 찾아오시어 열매를 찾으실 때 무엇을 내어놓습니까? 사람을 위로하고 선한 말과 덕을 끼치는 입술의 열매로 하나님의 이름을 높이는 삶을 드리고 싶습니다. 말과 행함에 정직한 삶으로 그리스도인의 선한 열매를 바치게 하옵소서. 영광을 받거나 수치를 당하거나 비난을 받거나 칭찬을 받거나 하나님의 일꾼답게 살게 하옵소서. 속이는 자 같으나 진실하고 이름 없는 자 같으나 유명하고 죽은 것 같으나 살아 있습니다. 늘 기뻐하고 가난하지만 많은 사람을 부요하게 만들고 사실 모든 것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께서 심판하실 때 잘했다 칭찬하리니”

멸망을 앞둔 이스라엘은 잎사귀가 무성하지만, 열매는 없는 무화과나무였습니다. 생명을 주신 그리스도가 제 안에 계시고 제가 그리스도 안에 있기 때문에 기뻐하고 감사하며 주께서 맡기신 직분에도 즐거움으로 충성하게 하옵소서. 땅에 떨어져 많은 열매를 맺게 되는 밀알처럼 저를 위해 십자가에서 죽으신 주님은 오늘도 열매를 풍성히 맺기를 바라십니다. 사람들에게 실망을 안겨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서 다 된 것처럼 하나님과 사람의 눈을 속이지 않게 하옵소서. 주님이 필요로 하실 때 시원한 열매를 내어드림으로 주님께 기쁨이 되고 사람들에게도 기쁨을 주는 복된 나무로 살아가게 하옵소서.

사랑의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찬송가 325장)

■ 연요한 목사는 숭실대, 숭의여대 교목실장과 한국기독교대학교목회장을 역임하였다. 최근 저서로 「사순절의 영성」, 「부활 성령강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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