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각종 경기 부양책 소식에도 18일(현지시간) 뉴욕 증시가 급락했다. 서킷 브레이커도 이틀 만에 다시 발동됐다.

이날 CNBC, 마켓워치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 지수는 1338.46포인트(6.30%) 하락한 1만9898.92에 마감했다. 다우 지수가 2만선을 내준 건 약 3년 만이다. 다우 지수는 한때 2300포인트 빠지기도 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2398.10으로 131.09포인트(5.18%) 내렸다. S&P500 지수는 7% 넘게 하락해 거래가 일시 중단되는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되기도 했다.

서킷 브레이커는 지난 9일 23년 만에 발동됐으며, 열흘 사이 총 4차례 발동됐다. S&P500 지수는 직전 고점 대비 29.1% 빠졌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44.94포인트(4.70%) 하락한 6989.84로 장을 마치며 7000선을 밑돌았다.

뉴욕타임스(NYT)는 증시가 한달째 하락 추세를 이어가면서 2017년 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의 상승분을 거의 반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한때 다우 지수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 마감가인 1만9732를 밑돌기도 했다. 시장 전반을 반영하는 S&P500 지수는 아직 취임 전 수치를 약간 웃돌고 있다.

유럽 증시도 폭락했다. 영국 FTSE 100지수는 214.32포인트(4.05%) 내린 5080.58에 거래를 마쳤다. 프랑스 CAC 40지수는 236.94포인트(5.94%) 하락한 3754.84에 장을 닫았다. 독일 DAX지수는 497.39포인트(5.56%) 밀린 8441.71을 나타냈다.

마켓워치는 투자자들이 코로나19와 관련해 쏟아지는 정부 대책을 주시하고, 해당 대책들이 경제적 타격을 줄이기에 충분한지 논의하면서 주가가 대폭 하락했다고 전했다.

CNBC는 잠재적인 경기 부양책의 세부 사항이 보도돼도 시장의 매도세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다우존스는 재무부가 2500억달러 규모로 시민들에게 현금을 직접 주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으며, 이는 4월6일부터 시작될 예정이라고 이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투자자들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극심한 하락장에서 그들이 팔 수 있는 거의 모든 걸 다 팔았다고 평가했다.

이 매도세는 항공, 식당, 은행, 소매 등 다양한 기업의 주식을 끌어내렸다. 보잉 주가는 17.92% 하락했다. 시티그룹은 9.49% 내렸다.

국제유가가 한때 20% 넘게 폭락한 여파로 에너지 기업 주가도 줄줄이 빠졌다. 엑손 모빌은 10.02% 하락했다.

WSJ은 투자자들이 단기 국채나 현금에만 신뢰를 보내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내트웨스트 마케츠의 전략 책임자인 존 브리그스는 "중소기업이든 대기업이든 펀드 매니저든 간에, 유동성과 현금이 최고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국내총생산(GDP) 규모 세계 8위인 이탈리아를 멈춰세웠다. 우리는 이런 걸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JP모건체이스의 글로벌 시장전략가 니콜라오스 파니기르트조글루는 "숨을 곳이 별로 없다. 금융 긴축이 시장 전반에 걸쳐 일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조치를 취했는데도 기업 차입비용이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관련 대응이 진행 중인 가운데 시장은 연일 등락을 거듭하며 롤러코스터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정치권과 중앙은행이 코로나19발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한 대책을 내놓으면 증시가 반짝 상승했다가 다시 폭락하는 흐름이다.

CNBC에 따르면 S&P500 지수는 8거래일 연속으로 4%씩 오르내렸다. LPL파이낸셜에 따르면 6거래일 연속으로 이같은 장세가 펼쳐졌던 1929년 11월의 기록을 뛰어넘었다.

세븐스 리포트 창립자인 톰 에세이는 노트에서 "변동성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행정부의 코로나19 지원책은 의회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1조달러 규모 경기 부양책을 두고 의회와 논의 중이다. 연준은 일요일이던 15일 기준금리를 0.00~0.25%로 1.00%포인트 내리고 7000억달러 규모로 국채 및 주택저당증권(MBS)을 사들이겠다고 밝혔다. 17일에는 기업어음(CP)직접매입기구(CPFF)를 가동하겠다고 발표했다.

남빛나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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